brunch

밤의 질문들, 일기 대신 묻기

정답이 아닌 감정을 꺼내는 시간

by 유앤나


어느 밤 문득 불안하다면 없애지 말고, 그 모양을 잘 봐주세요.

그저 의자 하나를 내어주듯, 불안을 앉히고

들어주고 살펴보고 알아봐준다면, 그의 이름이 불안이 아니라는 걸 알지도 모르거든요.


1. 불안의 이름을 적는다

‘괜히’ 불안한 건 없답니다.
오늘 마음에 걸린 단어를 적어보세요. 어떤 문제, 걱정, 기다림...
이름이 붙은 불안은, 안개가 걷힌 작은 알맹이가 되죠.


2. 하루를 3문장으로 써본다.

“바빴다. 누구와 전화를 했다. 늦은 점심을 먹었다."

삶을 요약하는 순간, 흐릿한 문제와 막연한 걱정은 사라지고, 또렷한 내 자신이 드러나기도 해요.


3. 내일에게 메모를 남긴다

“괜찮아질 거야.” 같은 위로 대신
“내일은 창문을 열자. 아침 바람을 쐬자.” 같이요.

이 짧고 분명한 문장이 내일을 위해 준비된 리마인더가 되거든요.


이름을 적어보고, 분명한 나를 바라보고, 내일에 건네주세요.

불안 대신 또렷한 안심을.



그리고 잠들기 전 오늘 밤
건네는 스무 개의 질문
정답이 아닌 감정을 꺼내는 시간.




1. 오늘 나는 어느 순간에 가장 편안했나?


2. 만약 내 하루가 하나의 단어라면, 어떤 단어였을까?


3. 오늘 내가 말했던 것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4. 나는 오늘 하루종일 무엇으로부터 도망쳤나, 혹은 피했나?


5. 내가 최근 미루고 있는 대화는 무엇인가? 나 자신과의 대화 포함.


6. 내가 오늘 하려고 했던 것중, 못한 것은?


7. 오늘 나는 누구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는가? — 타인의 시선, 아니면 나 자신의 시선?


8. 오늘 나에게 힘을 준 사람, 또는 힘이 된 것이 있다면?


9. 지금 내 몸은 나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10. 오늘이 내일에게 남겨줄 수 있는, 하나가 있다면 무엇일까? 어떤 말, 감정, 사람...



20211127_212143.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5년만에 처음으로 달렸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