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im Sjoon George Sep 25. 2024

喫茶去!

차나 한잔 하고 가게...


커피나 한잔 할 까?

상대방에게 이렇게 말하고 커피점으로 같이 커피를 마시러 간다. 커피가 나올 동안 뭔가 할 말이 있는 '척' 을 

해야 한다. 커피가 나왔어도 자리에 앉아 마시면서 뭔가를 또 계속 얘기해야 한다. 


이것도 끽다거(喫茶去), 차나 한잔 하고 가지... 의 의미일까?

다도(茶道) 시연을 보면 분명 커피 한잔 하자는 것과 끽다거는 다른 것 같다. 


커피 한잔을 하자고 하는 것은 상대방의 공간을 내가 채우는 인터렉션인 것 같다. 나는 뭔가 상대에게 할 말이 있어서 커피 한 잔을 권했고 커피가 나오면 나는 이제 말을 해야 한다. 


끽다거는 중국의 조주스님이 한 말인데, 사람들이 불법을 물으러 찾아오면, '그냥 차나 한잔 하고 가게' 라며 말을 끊었다고 한다. 상대의 공간을 채우는 것이 아니다. 상대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고 '당신이 채워 보시오' 라고 말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뭔가 생각하도록 만들고 싶으면... 저가형 커피 점으로 가서 커피를 사주지 말고 고오~급진 차나 커피를 사주고, 이거나 마시고 가라고 해야 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