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에이스 호텔 교토,
로컬의 미래



새로운 커뮤니티 플랫폼 문화를 선도하는 에이스 호텔이 교토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교토의 중심가인 카라스마에 위치한 에이스 호텔은 일본의 세계적인 현대 건축가 쿠마 겐고가 설계한 신관새롭게 리뉴얼된 (구)교토 중앙 전화국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다. 


에이스 호텔이 들어선 이곳은 호텔과 20여 개의 상점, 영화관으로 구성된 복합 상업 시설로 “천년의 고도, 교토에 다시 한 번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자”는 목표로 지난 2001년부터 일본통신(NTT)이 주도하는 지역 재생 프로젝트, 일명 신풍관(新風館)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전통과 혁신의 융합이라는 컨셉으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1926년 일본의 근대건축가 요시다 테츠로가 설계한 (구)교토 중앙 전화국을 활용한 것 뿐만 아니라, 공사 중에 발굴된 무로마치 시대의 정원석조를 활용해 재현하고, 교토의 전통가옥인 교-마치야에서 영감을 얻어 호텔 외관을 구성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교토의 역사와 문화를 계승해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고 있다.


에이스 호텔은 신풍관 프로젝트의 컨셉과 목표를 이루기 위한 가장 완벽한 패였다. 호텔의 로비를 지역민을 위한 커뮤니티의 장(場)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거나, 호텔 곳곳에 무명의 지역 상점, 아티스트들의 제품들을 배치한 사례만 봐도 그렇다. 지역과 사회, 사람을 연결시키면서 그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를

창조해내는 에이스 호텔의 독특한 브랜드 정체성은 신풍관 프로젝트의 방향성과 꼭 들어맞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에이스 호텔은 이미 미국 시애틀에서 낡은 사회 복귀 훈련 시설을 호텔로 재탄생한 경험도 있었다. 누구보다 이 프로젝트를 깊이 이해하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했을 것이 분명했다. 또 스스로 호텔 기업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커뮤니티 플랫폼 문화를 만든다고 밝히는 것을 보면 에이스 호텔만이 신풍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있음은 분명했다.


그리고 나는 무엇보다 이곳이 맘에 들었던 이유는 동서남북 어디에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건물 배치에 있다. 신관에 함께 구성된 다양한 상점들로 구성된 아케이드는 동서로 관통해 쉽게 진입할 수 있고 신관과 (구)교토 중앙 전화국 사이의 안뜰을 통해 북쪽으로도 바로 연결되어 있다. 또 지하 2층에 위치한 카라스마오이케역과도 직결되어 있어 단번에 호텔이나 상점으로 유입될 수 있는 등 보행자 네트워크가 그 어떤 복합 시설보다 완벽하게 구축되었다.



나는 신풍관 프로젝트와 에이스 호텔이 국내 지역 재생 산업 뿐만 아니라 아파트, 주택 건설 등 새로운 주거 산업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예컨대 에이스 호텔의 지역 거점 문화 개발은 한국형 아파트 커뮤니티 문화를 새롭게 구성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고, 신풍관 프로젝트는 상징적 건축물이 지역 생산성 강화에 필수 요건이 될 것이다.




 Epilogue.


일본의 문호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소설 <고도>에서 “천년의 고도가 서양의 새로운 것을 가장 빨리 끌어들였다”고 설명하듯 실제로 교토는 언제나 새로운 기상이 넘치는 신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일본 최초의 근대적 초등학교인 릿세이소학교가 1869년에, 일본 최초의 수력발전 사업은 1891년에, 일본 최초의 시가지 열차는 1895년에 이곳에서 시작되었다. 또한 일본 최초의 영화 상영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경제·문화적 시초가 이 도시에 기원을 두고 있다. 이러한 그들의 움직임은 1869년 당시 메이지 정부가 지금의 도쿄인 에도를 도읍지로 지정하고 천도한 이래 도시의 명성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되었다. 수도로서의 지위는 잃었지만, 여전히 일본 최고 도시라는 자존심과 그에 상응하는 면모를 보여주려 한 것이다. 그 결과 식산흥업, 즉 생산을 늘리고 산업을 일으키는 시책을 진행해 결국 선도성을 지닌 도시 이미지를 각인시키게 만들었다.


에이스 호텔이 아시아 최초로 진출하면서 교토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매년 5300만명의 관광객들이 17개의 세계문화유산과 50여개의 일본 국보, 300여개의 중요 문화자산을 보기 위해 교토를 방문하기 때문일까? 규모로 보면 도쿄나 오사카, 나고야 등 더 큰 도시가 많다. 그런데도 굳이 교토를 고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먼저 역사적인 가치에 더해 혁신적인 이미지까지 선점한 결과 사람들의 뇌리에 깊에 도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를 낳았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그 교토의 창의적인 이미지와 혁신적인 가치가 에이스 호텔과 가장 잘 맞아 떨어졌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훌륭한 콘텐츠는 무엇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