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계절, 벚꽃 혹은 사쿠라

by 김PD의 잡학다식

4월입니다. 나주에도 벚꽃이 피기 시작해 이번 주말 쯤 장관을 이룰 거라고 합니다. 본사에서 일하는 분들께서는 벚꽃 흐드러진 한수제 나들이라도 계획하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탓에 꽃구경 기분 내기가 쉽지 않겠지만, 계절과 풍경의 변화는 어김 없이 찾아옵니다.


4월은 정치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4년에 한 번 서는 정치판의 큰 장, 국회의원 선거 날짜가 올해 4월 15일입니다. 정치가, 국회의원이 개인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겠느냐 하겠지만, 결코 작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처럼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는 매우 직접적입니다. 집권세력의 정치적 의사결정이 정책이 되고, 정책의 집행을 행정이라고 할 때 불과 한 두 단계만 거치면 곧장 우리 책상 앞에 일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국정과제라는 이름으로 말이지요.


선거란 따지고 보면 개인들이 가진 작은 힘을 소수 특정인에게 몰아주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어렵습니다. 워낙 많은 정당이 출몰한데다 자천타천 출마를 저울질 하는 사람들 또한 그 수가 적지 않습니다.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이 40개가 넘고,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50Cm에 이르러 손으로 개표해야 할 상황이라는군요. 그러니 좋은 후보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괜찮아 보였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고, 과거가 훌륭해 뽑았더니 태도를 바꾸기도 합니다. 전자가 사이비(似而非)라면, 후자는 변질(變質)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사이비 정치인을 이르는 표현으로 ‘사쿠라’가 있습니다. ‘가짜’를 왜 벚꽃의 일본말에 빗대어 썼는지 유래는 여러 가지입니다만, 겉과 속이 다르고, 한때 괜찮았으나 변질된 사람을 모욕하는 언어로 사용된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난립하는 후보와 정당 사이에서 이번 선거의 목표는 어쩌면 ‘사쿠라 가려내기’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어려운 일입니다. 게다가 코로나-19 여파로 후보와 공약 알리기가 쉽지 않아 자칫 ‘깜깜이 선거’가 될 우려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기울여 살펴보고 잘 선택해야겠습니다. 누가 진짜인지, 누가 괜찮은 사람인지...


정치는 미래를 위해 존재합니다. 지금 전 세계가 어려운 시간을 견디고 있지만, 누군가는 공동체의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해야 하고, 무엇인가 바꾸고 싶다면 투표가 그 시작일 수 있습니다.

벚꽃 지면 곧 배꽃입니다. 나주 들녘에는 4월 11일 쯤 만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시간이 지나면 장미의 계절이 돌아오겠지요. 그때쯤이면 상황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요? 힘든 세월을 건너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를 향한 따뜻한 위로와 격려 아닐까 합니다. 4월, 모두 몸 건강, 마음 건강 하시기를 빕니다.(2020. 4. 한국콘텐츠진흥원 노보 ‘Union Column’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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