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snobody Jul 02. 2024

직딩조카와 책읽기

브런치 작가 데뷔 날을 기념하며

지난주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고는 궁금해 오늘 브런치로 들어오니 종모양의 아이콘에 표시가 되어있는 걸 보고 공지된 내용이 있나 싶어 아이콘을 눌렀다.


몇 개의 공지 글들이 올라와 있는 목록을 눈으로 흩다가 "[글 발행 안내] 좋은 글을 쓰는 작가가 되려면 타인에게 글을 공개하는 연습의 필요하다고 해요."라는 글을 목록들 중에서 읽고 "그래 그 말도 맞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지난번에 글을 쓰고 발행 버튼을 눌렀을 때 발행이 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 서랍'의 '저장글'로 가 써 놓은 글 중 하나를 선택하고 발행버튼을 눌러보았다.


 "어... 된다. 왜지? 지난번엔 분명 안되었는데... 혹 시스템에서 한시적으로 작가가 되기 위해 글 연습을 하라고 발행을 해 주셨구나" 싶어 써 놓은 나머지 글들도 재빨리 발행 보니 다 된다. "왜지? 왜 다 발행이 되는 거지?"라고 생각하며 앱의 이곳저곳을 신기한 듯 돌아보다 다시 공지사항에 들어가 자세히 읽지 않은 아까 그 글과 여전히 읽지 않은 목록의 글을 차례로 읽다가  "브런치 작가가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는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아! 뽑아주셨구나! 그래서 저장된 글들이 발행이 되었구나."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지며 한편으로 약간의 책임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또 "누군가가 나를 작가라고 불러 주는구나!"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해졌다.

그 묘한 기분에 취해 조카와 함께 책 읽기를 시작하게 된 처음을 글로 써 본다.

2018년 조카가 고2가 되는 해, 장모님 생신을 축하하며 동네 갈빗집으로 외식을 나와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다시 장모님 댁으로 가 케이크와 차를 마시기 위해 식당을 나와 출발하기로 했고 나는 소화도 시킬 겸 장모님 댁까지 걸어가겠다 말씀드리니 조카도 같이 걷겠다 했다. 조카와 나를 제외한 식구들은 차로 이동하고 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걸었다.


"넌 뭐가 되고 싶니?"라는 질문에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라고 답하길래 좋은 기회다 싶어 "만약 네가 32~3세쯤 되어 니 통장에 10억이 들어 있게 만들어 준다면 내가 하자는 대로 할래?"라고 물으니 아주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 했고 2018년 5월 책 읽기가 시작되었다.


첫 책모임 책은 2권이었다. 책제목은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이야기' 그리고 '불씨 1'이었고, 한 달 동안 책을 읽고 각 책에 대해 질문을 3가지씩 만들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한 달 후 근처 카페에 만나 조카가 만들어 온 3개의 질문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시작된 책 읽기는 조카가 대학을 들어가서도, 군 입대 후에도, 그리고 제대 후에도 계속되었고, 대학을 졸업하고 올해 직장을 들어간 후에도 이렇게 계속해서 같이 책을 읽고 있다. 직장을 들어 건 후로는 책모임의 시간간격을 조금 더 줄여 2~3주에 한 번씩 만나 책이야기, 직장이야기, 그리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브런치에 공유하게 되었다.

덕분에 이렇게 브런치 작가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으니 감사의 마음을 전해 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