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김서윤

by 마정열

동하는 교회에 계속 나갔다. 그녀 때문에라도 교회를 나가야 했다. 그녀와 직접적인 대화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주일마다 그녀가 나누어주는 주보를 받으며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건넬 수 있었으며, 재수가 좋으면 손끝이라도 스칠 수 있었다. 예배 시간이면 그녀의 가녀린 목덜미를 보며 짜릿한 상상을 하는 것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김서윤. 그녀의 이름이다. 그녀는 동하가 이성을 인식했던 중학교 이후 처음 느끼는 사랑의 대상이 되었다.
사랑의 표현이 겉으로 드러나야만 된다고 생각지는 않았다. 가슴에 품은 사랑도 사랑이 될 수 있다. 언젠가는 사랑을 실현할 방법이 있으리라고 동하는 굳게 믿었다.
그녀는 김장로의 딸이다. 관심이 있으면 교회 사람들의 정보는 금방 알 수 있었다. 기형에게 전해 들은 말로는 담임목사와 그녀의 아버지 김장로는 막역한 친구 사이라 하였다. 아파트 상가 2층의 개척교회 시절부터 지금 규모의 교회를 형성하기까지 김장로의 역할이 컸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교회에서 김장로의 위치는 단순한 장로 그 이상이라고 하였다.
동하는 교회 내의 역학 관계 따위에는 관심도 없었다. 동하의 관심은 그녀와 그녀 주위의 사람들뿐이었다.

그녀 외에 동하의 눈에 띈 사람은 그녀가 속한 소그룹을 이끌고 있는 박요한이라는 대학생이었다. 그는 담임목사의 아들이었다. 동하가 선망하는 대학의 경영대생인 박요한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 만한 정도의 준수한 외모였다. 기형의 말로는 그는 소그룹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고 했다. 그녀도 요한을 무척이나 따른다고 하였다. 기형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동하는 요한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궁금했다. 목사아들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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