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완주를 위해 쉬어가기
내일을 위한 휴식같은 일요일.
그동안 다녀본 (관광말고) 휴식을 위한 여행 중에서 오랜동안 기억에 남는 곳이 한 곳 있습니다. 섬도보여행가가 섬이 아닌 곳이어도 가게 되는 곳은, 섬처럼 자연의 아름다움이 훼손되지 않은 채 잘 보전된 곳들인데요, 몇년전 한 겨울의 제주바람을 피해 갔던 곳 치앙마이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치앙마이는 태국 북부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겨울인 1월에 가장 쾌적한 날씨인 곳인데, 숙소가 있던 마을의 아침 산책을 마치고 들른 카페에서 이 화장실을 만났습니다. 화장실 안내판을 보고 나무다리를 지나 저편 큰나무가 있는 숲쪽으로 들어 갔는데, 이렇게 화장실이 나무위 등걸에 툭하니 얹혀져 있었습니다. 트리하우스는 봤어도 트리화장실은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그만 화장실을 찾아간 목적을 잊어버리고 사진만 찍고 나왔다가, 다시 들어갔던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없이 한참 머물다 나왔어요. 제주곶자왈에도 종종 보이는 종가시나무였는지 정확히 나무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뿌리에서 여러갈래로 자라는 나무등걸을 막 쓰다듬기도하구요.
낯선 곳으로의 여행에서 뜻밖에 소박하고 행복한 공간을 찾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개념미술가 마르셀뒤샹의 <샘, fountain>이란 제목의 남자변기 작품보다 내겐 훨씬 감동적이었어요.
오늘은 지난 여행의 추억으로 휴식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