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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모드 Aug 20. 2020

10초간의 정적

그 안에 담긴 온도



친하지 않은 사람과의 만남에서 생겨나는 어색함을 싫어한다. 예전엔  어색함이 싫어 낯선 사람과의 만남을 꺼리기도 했었고, 그랬기에 소개팅과 같은 만남은 세상 따분하다 생각했다. 사람이란 동물이 그리 쉽게 변하지는 않기에 서른 여섯의  역시, 처음 만나는 사람은 여전히 어색하고 낯설다. 그래도 7 간의 게스트하우스 운영과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 특성상 예전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다고   있지만, 고등학교  나를 괴롭히던 수학의 통계와 확률 파트처럼, 어렵긴하다.


그래서 나는 누구를 만나 10초 이상의 정적이 흐르는 것을 못견디는 편이다. 이 시간은 보통 ‘이제 무슨 말을 하지?’를 생각하는 것으로 쓰여진다. 눈은 그 사람을 보고 있지만 머릿속은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하다. 얼른 꼬여있는 실타래의 시작점을 찾아 이야기를 풀어 나가야 하는데! 그런데 가끔은, 이 시간마저 너무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10초, 아니 1분이 조용하게 흘러가도 불안하거나 어색하지 않은 사람.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초조한 마음이 들지 않게 만들어 주는 사람.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를 나지막이 말하던 초코파이 주제가처럼, 말하지 않는 그 순간도 따스함으로 채워주는 사람.


나는 오늘도, 적막이 만든 불안한 공기조차 편안함으로 만들어 줄 그런 사람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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