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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굿레이트 사람들 Jul 06. 2016

P2P금융에 대한 고찰

1. P2P금융의 탄생

P2P금융이라는 단어가 언론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지가 대략 1년 여정도 된듯하다. 물론 그 이전에도 P2P금융에 대한 단편성 기사들은 종종 보도가 되었지만 본격적으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그쯤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P2P 관련 보도자료를 검색해 보아도 P2P업체들의 광고성 글들로 도배되어 있을 뿐 실제 P2P금융은 무엇인지 이해를 도울만한 부분들은 적은 게 사실이었다. 오늘은 독자들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P2P금융에 대해 미약하나마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알 수 있듯이 P2P금융은 과거 개인과 개인이 파일을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인 P2P와 금융이라는 단어의 합성어로 굿레이트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개인 대 개인(Peer to Peer 또는 Person to Person)이 금융(Finance)을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어원의 유래가 실제 P2P 프로그램에서 나온 것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고 또 의미하는 바가 큰 차이가 없기에 위와 같이 이해해도 큰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다만 조금 더 깊은 이해를 위해 단어의 유래와는 별개로 P2P금융의 출발점은 어디인지 들여다보자. 


몇 해 전 마이크로파이낸스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시절이 있었다.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작은 금융"이라는 말대로, 소액의 금융서비스를 의미한다. 실제로는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은행융자를 받지 못하는 빈곤층을 대상으로 각종 금융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하는 사회공헌형 금융서비스이다. 마이크로파이낸스는 볼리비아 및 방글라데시에서 1970년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마이크로파이낸스라는 단어가 퍼지기 전부터 지역의 공동체 단위로 존재하던 것이 오늘날과 같은 전 세계적인 서비스로 변화된 것이다. 당시 마이크로파이낸스를 시작한 많은 사업가들 중 그라민은행의 총재로서 2006년도 사회적 약자의 경제, 사회적 발전을 이끌어낸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무하마드 유누스도 있었다. 유누스는 자신이 은행에서 거액의 대출을 받아 더 많은 빈민들에게 담보 없이 소액신용대출을 한 그라민은행 프로젝트를 실험하였고 이를 통해 500만 가구가 절대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왜 여기서 마이크로파이낸스의 탄생과정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앞서 이야기한 마이크로파이낸스가 바로 P2P의 아버지 격이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성공적인 모습을 보인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선진국에서도 앞다퉈 도입되기 시작하였으나 결과적으로 개발도상국만큼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였다. 그 원인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사회구조적 차이에서 기인한다 볼 수 있다. 개발도상국은 선진국과는 달리 마을을 중심으로 한 작은 공동체가 무수히 연결되어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마이크로파이낸스를 위해서는 상호 연대보증을 맺게 되어 있는데 작은 마을 안에서의 연대보증이기에 채무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큰 피해를 주게 된다. 선진국의 경우 개발도상국가와는 달리 사회 구성원 간의 연결고리가 매우 얇고 넓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타인과의 연결고리를 매개체로 대출을 받아야 했으며 타인과의 연결고리를 쉽게 찾을 수 없었던 선진국에서는 은행 등의 금융기관과 개인 간의 거래가 주를 이루어 왔다. 하지만 선진국의 IT기술의 발전과 SNS 등 소셜 네트워킹의 강화로 인해 등장한 것이 바로 오늘날의 P2P금융이다. 


사실 P2P금융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명칭으로 사용되어지고 있다. P2P금융, 크라우드펀딩, 소셜 렌딩, 커뮤니티 파이낸스 등등 많은 용어에 혼동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아래의 그림은 관련 서적 및 인터뷰 등을 통해 얻게 된 각 용어의 관계를 정리한 것이니 참고하길 바란다. 

앞서 말하였듯이 P2P금융은 과거에도 존재하였으며, 그 존재형태는 소규모 공동체를 기준으로 한 금융서비스라 하였다. 이쯤에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독자들은 이러한 형태의 금융서비스가 전혀 생소한 분야라고 느껴지는가? 분명 독자들도 이러한 방식의 상부상조의 행동양식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였을 것이다. 바로 과거 우리가 사랑한 "계모임" 이 그것이며 "품앗이", "두레" 등 우리의 유전자 속에는 상부상조의 네트워크 활용능력이 각인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혹자들은 P2P금융을 금융혁명, 금융혁신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기존 존재했던 서로를 위한 개인 간의 행동 욕구가 IT기술발전과 소셜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로 자연스럽게 나타난 하나의 큰 흐름일 뿐이라 생각한다. 실제 나는 창업을 준비하며 현재의 사명인 "굿레이트"가 아닌 "펀두레", "E품앗이" 로 회사 이름을 고려했을 정도로 이러한 부분을 사람들에게 인식시켜주고 싶었다. 


현재 내가 운영하는 굿레이트는 철저한 영리 기업이다. 자금이 필요한 대출자와 수익이 필요한 투자자를 연결시켜주어 굿레이트의 영향력을 증대시키는 것이 사업의 최우선 목표이다. 다만, 나는 중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사람 간의 유대관계를 강화시킬 수 있는 투자상품을 만들어 내고 싶다. 전통적인 금융경제학에서는 금리 결정에 대해 기간과 기회비용, 개별 리스크를 금리 결정요인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사람 간의 유대관계 역시 중요한 금리 요인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실제 자신의 친구에게 빌려줄 때 이자를 요구하는 경우는 흔치 않을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지속적인 고민을 해 나갈 것이며 독자들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언제든지 환영하며 기다리고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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