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킹 : 영원의 군주>
좋은 재료들을 넣고 끓였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설익은 음식이 나왔다
<더킹 : 영원의 군주>
#더킹 #영원의군주
그러니까 말이야, 네가 하고 싶은 얘기가 뭔데?
17일 18일에 걸쳐 2회 방영되었다. 드라마는 1, 2회만 봐도 어떤 드라마인지 가늠이 된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어떤데? 음. 있잖아.
그러니까 말이지.....
그러니까 말이지.....
'더킹'은 김은숙 작가에 이민호, 김고은이 나오니 이건 누가 봐도 '도깨비'라든지 '미스터 선샤인'이라든지 그런 대작을 이어나갈 법한 드라마라는 건 뻔해 보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뭐라고 표현해야지? 냄비에다가 각종 맛있을 것 같은 일급 재료들 다 넣고 끓였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음식이 설익은 느낌이랄까?
그런데 정말 이 드라마 김은숙 작가가 쓴 게 맞냐? 느낌상은 문하생이 쓴 것 같다. 게다가 PD의 연출력의 문제인 것인지 이민호와 김고은의 연기력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역할이 녹아들지 못한다.
처음부터 어수선했다. 황실 경호대를 물리치고 이 드라마 최악의 빌런 이림(이정진 분)은 왕을 죽인다. 그리고 왕세자마저 죽이려 든다. 그런데 으잉? 공중파 드라마에서 아이의 목에 상처를 내고 목을 조르는 장면이 고스란히 나온다. 헉.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않니?
마침 그때 심상치 않은 발걸음이 클로즈업된다. 누가 봐도 주인공을 구할 인물이라는 건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저건 대체 누굴까. 아마도 왕을 지키게 될 호위무사 중의 누군가겠지 싶었다. 최소한 특공부대 출신의 특별한 누군가일 거라고. 왜냐면 왕의 황실 경호대를 가볍게 제압한 최악의 빌런 이림을 보필하는 부대가 단 한 명에 의해 제압이 될 정도라면 그 정도 설정은 됐어야 하지 않았냐?
헉. 그런데 이건 도저히 그 뭘로도 대체할 수 없는 뜬금없는 개연성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제 아무리 주인공 캐릭터를 부각하고 싶었다고는 하더라도 제 아무리 작가와 PD가 드라마에서는 신이라고는 하더라도 말이다. 제 아무리 태권도장 관장의 딸이고 각종 경기에서 태권도 상을 받은 이력의 강력계 형사였다고는 하더라도 단 한 명이 황실 경호대를 가볍게 꺾은 부대를 제압한다는 이런 밑도 끝도 없는 어설픈 설정으로 어떻게 오프닝을 장식할 수 있단 말인가.
거기에다 갑자기 웬 시계토끼? 특별한 설명도 없이 갑자기 왕세자 이곤은 시계토끼를 쫓아간다. 이게 대체 뭐야 뭐야. 보다가 뭘 놓친 거지? 쟤는 왜 시계토끼를 갑자기 쫓아가는 거야? 그러다 난데없이 평행세계를 넘어가? 야, 너는 황제야. 갑자기 그렇게 뜨면 나라는 누가 지키냐?
드라마는 입헌군주제인 대한제국과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이라는 평행세계를 설명해야만 했고 1990년대와 2020년의 현재도 설명을 해야만 했다. 게다가 많은 배역들이 있는데 그 배역들 중에는 같은 어른 설정인데도 불구하고 나이가 들면서 배우가 아예 바뀌어 버린다. 정신 안 차리고 보면 저 배우가 뜬금없이 왜 나오지? 내가 잘못 봤나 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으리라. 단 2회 만에 너무도 많은 것들을 설명하고 설정하고 이어나가려고 한다. 결국 거기서 이 드라마의 패착이 시작된 것은 아니었을까?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것들을 설명해야 하는 발표를 단 한 번이라도 해본 적이 있다면 아마 잘 알 거라고 생각한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그 어느 것도 제대로 설명 못하고 횡설수설하다 끝나는 경우 말이다. 이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그 유사한 느낌을 겪게 된다.
아, 얼마나 기대를 하며 기다렸던 드라마였던가.
이제 겨우 2회가 끝났으니 아직 그 희망을 쉽게 놓고 싶지는 않지만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뭔가 손질을 하지 않는다면 망작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도깨비나 미스터 선샤인의 이름을 이어가긴 어려울 것 같다.
스토리로 뭘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다면 뮤직비디오 같은 영상미라도 대체하면 좋을 법한데 카메라 감독의 재능 부족인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여주를 비쳐주는 각도나 조명도 '도깨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여주인 김고은을 어떻게 찍어야 안 이쁘게 나올지를 별도로 연구한 것 같은 느낌이랄까?
아, 차라리 말이다. 차라리 말이다.
만파식적으로 다른 평행세계에 가서 '더킹:영원의 군주'를 다시 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은 안타까움이다.
그래. 16회 중에서 이제 겨우 2회 끝났는데 뭐. 그래도 뭔가 나아지지 않겠어. 제작진들이 우리의 이런 반응에 당황하지 않고 마음을 추슬러서 하나하나 잘 제어해 나갔으면 한다. 시청자가 드라마 잘 안 되길 바라기야 하겠는가. 한 주를 쉬는 최강의 악수를 두더라도 좋은 작품을 위해 머리를 맞대어 보는 걸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