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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민 Mar 13. 2017

[40+논어강좌]나는 천재가 아니라 노력하는 자다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안 사람이 아니라옛 것을 좋아하여 그것을 부지런히 추구한 사람이다.”

“我非生而知之者, 好古敏以求之者也.(아비생이지지자 호고민이구지자야.)”논어술이     

     

동양의 현인으로 지칭을 받고 있는 공자는 타고난 ‘천재(天才)’라는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지혜롭고 많은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전해 준 공자였기에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공자 자신은 정작 ‘천재’라고 여기기 않았습니다. 공자의 겸양의 말이 아니라 《논어》를 읽어보면 곳곳에서 타고난 재능보다는 배움과 익힘에 온갖 노력을 다했다고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높은 IQ와 천재성을 혼동하고 있습니다. 이미 천재의 삶을 산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천재의 특징은 천부적인 것 보다는 후천적인 것에 좌우됩니다.     

우리에게 찰리 채플린은 무성영화 시대의 희극 배우뿐만 아니라 영화감독으로, 그리고 낡은 기성 정치에 날카로운 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찰리 채플린이 1931년 《시티 라이트 City Lights》 제작 촬영할 때의 일입니다. 영하 내용 중에 눈이 먼 꽃 파는 아가씨와 부랑자 채플린이 처음 만나는 장면인데, 그는 이 한 장면을 찍는 데 무려 1년이란 시간을 바쳤습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꽃을 파는 아가씨에게 자신이 부랑자가 아닌 백만장자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찰리 채플린이 1931년 《시티 라이트 City Lights》

   

“당시 영화 시나리오에 나오는 장면은 아주 단순했다. 부랑자 채플린이 길을 건너는데 길가에 서 있는 고급 승용차가 앞을 막았다. 그러자 그는 차를 돌아가지 않고 곧장 차의 뒷문을 열고 들어가 반대편 문을 통해 나왔다. 이때 그 차 옆에 서 있던 눈이 먼 꽃 파는 아가씨가 고급 승용차의 둔중하게 닫히는 문소리를 듣고, 거기에서 나온 채플린을 백만장자로 착각하게 만들어야 했다. 그런데 눈이 먼 아가씨가 어떻게 부랑자를 백막장자로 착각하게 할 수 있을까 채플린은 고심했다. 그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설령 아가씨가 승용차의 문 여닫는 소리를 듣고 그 안에서 내리는 부랑자를 백만장자로 착각한다 치더라도, 그것을 관객이 믿게 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채플린은 이 영화를 찍는 데 총 543일이 걸렸다.  그중 368일을 꽃 파는 아가씨와 만나는 장면을 찍는 데 소비했다. 즉 그는 이 한 장면을 찍기 위하여 수천 번도 넘게 승용차에 탔다가 내리는 연기를 반복한 것이다.” -엄광용, 《따뜻한 감동》 

    

희극 배우로 많은 이들이 기억할 수 있었던 채플린의 뛰어난 연기는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그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채플린의 진가는 한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 일 년 동안 반복된 촬영에 임하는 그의 노력에 달려 있었습니다. 노력은 타고난 천재성을 밖으로 끄집어내는 창조적 행동입니다. 천재의 개념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흔히 ‘천재(天才)’는 오랜 세대를 걸쳐 매우 특이한 유전적 특성이 발현된 사람을 의미하는데, 태어나면서부터 지능이 뛰어나고 남다른 재주가 있는 사람을 일컬을 때 사용합니다. 하지만 앞선 ‘천재(天才)’의 길을 간 위인들의 발자취를 보면 ‘하늘이 준 재능’이라는 뜻이 단순히 유전적인 재능이나 뛰어난 IQ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천재(天才)’는 문자 그대로 이해도 더 많은 뜻을 알 수 있는데, ‘하늘의 준 재능’은 ‘자신만의 재능’을 타고납니다. 사실 천재는 하늘이 준 재능만을 의미하지 않고 이 선천적인 재능보다도 노력, 훈련, 끈기, 집중 등의 요소가 결합해서 이뤄집니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우리가 어떤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은 ‘천부적인 머리’나 ‘하늘이 준 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일을 시작하지 않고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은 ‘머리’나 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일을 시작하지 않고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만의 재능을 타고납니다. 그러나 자신의 천재성을 양적인 개념으로 보기 때문에 나보다 뛰어난 사람과 비교하고 자신은 천재성이 없는 사람으로 치부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많은 창조적인 사람들은 선천적인 재능보다도 노력, 훈련, 끈기, 집중 등의 요소가 결합해서 이뤄집니다. 어떤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은 ‘머리’나 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일을 시작하지 않고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공 뒤에는 타고난 머리가 아닌 남다른 노력이 있었습니다. 노력이 있어야 성공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역사 속의 수많은 천재들의 한결같은 모습은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천재성’이 있습니다. 유대교 랍비들은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날 때 가질 수 있는 재능 300개 중에 하나는 가지고 태어난다고 합니다. 그 재능이 바로 천재성입니다. 그럼에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은 찾아내지 않고 타인의 것만 바라보면서 인생을 낭비한다는 것입니다. 

<피에타> 조각을 하면서 대리석에 윤기가 나도록 가죽으로 무려 600만 번 이상 문질렀다. 그는 천재성에 미래를 맡겨 놓지 않고 수고와 땀으로 미래를 창조해 나갔다.


노력은 타고난 천재성을 밖으로 끄집어내는 창조적 행동입니다. 천지창조를 조각한 미켈란젤로흔히 천재는 하늘이 내린다고 하지만 남보다 뛰어난 이들의 발자취를 살펴보면 다른 이들보다 고난과 역경에 맞딱뜨렸고 그 시기를 거치면서 천재성이 발현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나 3살 때 석공의 유모의 손에서 자란 그는 13세에 도공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부모의 반대와 경제적인 어려움 등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조각가로 조금씩 명성이 쌓이면서 새로운 추기경의 의뢰로 제작하게 된 <피에타>. 추기경은 그에게 1년 안에 ‘그 어떤 조각가도 만들 수 없는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단서가 붙어 있었습니다. 세기의 명작인 <피에타>는 단순히 그의 천재성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나는 끌로 흰 대리석을 조각되는 일이 제일 좋아. 죽으면 영원히 쉴텐데”라는 그의 말처럼 자신의 재능을 믿고 안이한 태도를 취하기 보다 혼신의 힘을 다하는 노력의 산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24세에 완성한 <피에타>는 자신의 목표와 꿈을 이뤄가기 위한 그의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왜냐하면 <피에타> 조각을 하면서 대리석에 윤기가 나도록 가죽으로 무려 600만 번 이상 문지른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는 천재성에 미래를 맡겨 놓지 않고 수고와 땀으로 미래를 창조해 갔습니다. 

노력은 잠재력의 자물쇠를 푸는 열쇠입니다. 이에 대해 ‘그러면 모든 사람이 노력하면 성공하는가?’의 질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성공의 잣대로만 본다면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력의 결과를 성공에만 국한시킬 이유가 없습니다. 노력은 어떤 유형으로든 결실을 맺을 수 있으며 과거보다 변화되고 성숙한 삶으로 이끌기도 합니다. 영국의 사상가인 존 러스킨은 “노력에 대한 최고의 보상은, 그것으로 인해 얻는 물질이 아니라 그것으로 변하는 그의 모습이다.”라는 말로 답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상상하는 것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 사실처럼 보이는 허구의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단어를 이용해야 하고, 노을 속의 건초 더미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물감의 색과 질감을 선택해야 하며,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재료를 혼합해야 한다. 그런 기술은 타고나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연습을 통해, 반복을 통해, 뼈를 깎는 고통과 뿌듯함을 동시에 가져다주는 배움과 반성의 혼합 과정을 통해 발달한다. 아울러 그 일에는 시간이 걸린다. 심지어 모짜르트 같은 사람도 그 모든 선천적 재능과 음악에 대한 열정, 아버지의 헌신적인 가르침이 있었는데도 24개의 미숙한 교향곡을 완성한 후에야 후세에 길이 남을 25번 교향곡을 작곡할 수 있었다. 만약 예술이 우리가 우리 마음속에서 보는 이미지를 세상과 연결해주는 다리라면, 기술은 그 다리를 짓는 방법이다." -트와일라 타프. 《천재들의 창조적 습관》   

  

공자는 세 가지 앎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스스로 아는 사람이 최상이다. 배워서 알게 된 사람이 그 다음이다. 괴로움을 통해 힘써 배우는 사람은 또한 그 다음이다. 그러나 괴로움을 겪고도 배우지 않는 사람은 모든 백성 가운데 가장 하류(下流)이다.” 《논어계씨》 공자는 앎을 세 가지로 보고 있는데, 첫 번째는 세상에 태어날 때 이미 천부적인 앎의 도달한 ‘생이지지(生而知之)’, 두 번째는 배워서 앎에 도달하는 ‘학이지지(學而知之)’, 세 번째는 많은 곤란과 어려움을 겪으면서 배우는 ‘곤이지지(困而知之)의 세 가지입니다. 공자는 세 가지 앎에서 “태어나면서부터 스스로 아는 사람이 최상이다.”, 즉 ‘생이지지(生而知之)’로 여기기 않았습니다. 여기서 가장 좋은 앎은 “세상에 태어날 때 이미 천부적인 앎의 도달한 ‘생이지지(生而知之)’”이지만 대부분 사람은 여기에 속하지 않습니다. 대다수는 “배워서 앎에 도달하는 ‘학이지지(學而知之)’”입니다. 그리고 불편하고 힘들긴 하지만 가장 훌륭한 가르침은 실패를 통한 가르침입니다만, 현실을 그렇지 못합니다. 실패는 그저 실패일 뿐입니다. 그래서 공자는 “많은 곤란과 어려움을 겪으면서 배우는 ‘곤이지지(困而知之)”일지라도 그 안에서 앎을 가지라고 충고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이루고 싶어 하는 ‘꿈’이 있습니다. 그 꿈이 천부적인 재능과 관련이 있다 할지라도 그 재능이 세상에 드러나게 하는 것은 노력과 열정입니다. 그것을 천재성, 혹은 탁월함이라고 부릅니다. 그 꿈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역경과 좌절을 넘어서는 사람만의 이룰 수 있는 특권입니다. 공자는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안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그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한발짝 발걸음을 내딛고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옛 것을 좋아하여 그것을 부지런히 추구한 사람이다.” 공자 스스로 후천적인 노력으로 이뤄졌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천재성은 ‘머리’의 천부적인 재능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영국의 정치가이자 수상을 역임했던 윈스턴 처칠도 천부적인 재능보다 더 중요한 건 노력이라고 강조합니다. “끊임없이 노력하라. 체력이나 지능이 아니라 노력이야말로 잠재력의 자물쇠를 푸는 열쇠이다.” 

이처럼 후천적인 ‘노력’으로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자신만의 천재성이 빛을 발하게 됩니다. ‘선천적으로 인정된 천재’는 흔하지 않지만, ‘하늘이 각자에게 부여한 천재성’은 우리 모두에게 존재합니다. 다만 그것을 발견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비범한 천재’와 ‘평범한 천재’의 차이라면 단지 그 자신이 발견을 해 주었느냐 아니냐 일 뿐입니다.       


권영민 소장(인문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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