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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데이트하는 기분

결혼 8년 차 부부

by 영주




오랜만에 평일 연차를 쓴 남편.


오늘은 아빠와 함께 등원한다며

잔뜩 신나서 나간 아들과

오랜만에 남편과 함께 한 평일 아침의 여유에

마냥 즐거웠던 나.



연애하던 시절처럼 데이트를 해보자며

오래간만에 sns를 뒤져 예쁜 카페들을 찾기 시작했다.





연애 시절엔 3만 원이고 4만 원이고

아까운 거 모르고 막 먹어댔는데

결혼을 한 다음부터 카페에서

4만 원을 쓴다는 게 너무 아깝게 느껴져

자주 오지 못했던 곳.


나 한 몸만 챙기면 되는 게 아니라

이젠 결혼을 했고

아이도 낳은 어엿한 부모가 되었으니

절약하고 아끼는 삶은 너무나 당연했던

지난 8년간의 결혼생활.



하고 싶은 것들을 조금은 참았던

수많은 시간들 덕에

지금 누리는 가끔의 사치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이런 시간을 자주 만들고 싶기도 하다.




브런치도 먹었고 소화시킬 겸

수성못 돌아다니기 시작!


부산에 살 땐 바다 구경을 많이 했는데,

확실히 대구에 오니 바다보다는

강과 공원에 자주 오게 된다.


바다는 바다 나름대로

공원은 또 그 나름대로의 운치가 있다.





둘이 손 꼭 붙잡고 사전투표도 하고_


남편한테 깜짝 꽃다발도 선물 받았던

모든 게 좋았던 하루 ♥





어쩌다 만난 우리가

어쩌다 연애를 시작하고

어쩌다가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펼쳐지는 인생에서

예상이 1도 안 되는

속을 하나도 모르겠는 남자와의 삶.


처음엔 속을 알 수가 없어서 좀 답답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별로 답답하지가 않다.

그냥 재밌다.


그 속을 맞춰가는 과정을 즐기는 경지까지 올라버렸다 ㅎㅎ






남편이 준 꽃다발을 꽃병에 넣고

이제 막 재봉틀을 시작한 초보자의 부족한 실력으로

꽃병 싸개를 만들어 꽃병을 꾸며보았다.


주방 한가운데 예쁘게 핀 꽃을 보니

뭘 안 해도 기분이 좋다.


너무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친구들 알콩달콩 연애하는 거

늘 구경만 하고 부러워만 하며 늙을 줄 알았는데

가끔은 나도 연애하 듯 하루를 보내기도 하네.



가끔 데이트하는 기분!

너무 좋아서 남편이 자주자주 연차를 써줬으면 좋겠다 싶다.

또 데이트하러 가자궁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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