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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의 속도 Apr 07. 2023

가스라이팅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모든 분들께

요즘 그거 큰일나요

아니 이게 왜 이렇게 이야기가 이어지는지 모르겠는데 역시 스타트업은 천태만상 기기괴괴 아니겠습니까. 외롭고 얘기할 사람이 아주 많이 필요해풀어봅니다.


이건 한고비 넘길 뻔하다가 한 박자 쉬고 결국에 조치를 취하면서 쓰는 글입니다.

안녕히 계세요. 저는 밀레니얼입니다.

선생님들은 너무 옛날 사람이세요. 무슨 말이냐 하면 습관적으로 개인을 잘못하고 있고 회사에 애정 없는 애로 만들어버립니다. 좀 돌아가는 꼴을 보고 비난하시든가요. 정확히 얘길 해야지. 누구보다 일찍 나와 늦게 나가는 우리 팀을 비난할 때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집니다. HR랑 얘기도 했답니다. 오해가 있는듯하니 기준을 알아봐 주시겠다고 합디다. 나중에는 이조차도 제가 회사 험담을 하고 다닌다고 비난하셨지만 말이죠. 짐작 가는 바가 있는데 혹시, 당신이 사무실에 남아있을 때 저희가 집에 갔던가요? 당신은 우리가 사무실에 있을 때 저희보다 늘 늦게 들어가시나요? 그렇게 말씀하신다고 매일 다른 팀들보다 한 뼘 더 늦게 즉 새벽까지 남아있을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어떻게 그래요 사람의 에너지는 한계가 있는데. 건강을 해치면 보상이나 해주시겠어요? 주 52시간이요 네 넘길 뻔도 했잖아요. 아 5시간 모자랐군요. 유연근무제라면서요?  필요한 대응은 지원하고 치고 들어오는 일을 몸과 마음이 할 수 있는 한 쳐낼 생각이지만 리그에 껴주지 않는 선생님의 판에 들어갈 생각은 없습니다. 애초에 끼워줄 생각도 없으시잖아요. 늘 20% 정도의 여유는 남겨놓고 몸 축내지 않을 것입니다. 안 그러다 몸 아프면 걱정이나 하시겠어요? 자기 관리 못했다고 또 비난이나 하시겠죠. 아 그게 최선이냐고요? 네가 낸 결과물이 뭐 있다고 그러냐고. 시간을 무작정 더 들인다고 기대 수준이 맞춰지진 않는 거 잘 아시잖아요. 할 수 있는 거라곤 차이를 확인하고 미흡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앞으로 나가는 것인걸. 못 미더우시면 명확한 언어로 가이드를 줘야지 왜 공격을 하세요. 회사가 너를 키워야 하냐고요. 네! 기대와 다르면 키우시든가 대체재를 찾으셔야죠(아마 그 길은 돈이 더 많이 드는 길일 겁니다.) 제가 언제까지 관심법으로 일할 수 있겠어요, 가진 재주는 다 부려버렸는데. 거 가만두면 열심히 하는 사람들(말마따나 월 천 받는 것도 아닌데) 힘을 왜 쪽쪽 빼놓나요. 커피타임이 문제라고요. 뭐 얼마나 나간다고 그러세요. 저만 나가나요? 님들은 담배 안펴요? 똥은 안싸요? 게다가 나가서 하는 일이라곤 일 얘긴데요 저희가 무슨 공장도 아니고. 그래서 결국 퇴사하는 사람이 생기면 거기다 대고 또 맹비난은 왜 합니까. 원하는 게 있다면 세세한 가이드를 만드세요. 한두 마디 힌트라도 주시든가요 두루뭉술 광역저격하지 말고.

밀레니얼 세대라고요? 그나마 우리가 마지막 남은 노예세대일 것입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을 수 있어요. 힘들다, 말이라도 좀이라고 올렸더니 네가 조직에 불평하는 소리가 들린다라고요. 네 들리시겠죠 일부러 얘길 했으니까. 글쎄 언제까지 가스라이팅으로 조직이 굴러갈 거라 생각하시죠, 어느 정도 규모까지는 가능하시겠죠 근데 그 다음은요? 아 세대가 달라서 보고 배운 게 그거밖에 없으신가요? 그렇다면 선생님들이 원하시는 '충성도'높은 조직은 영원히 만들지 못하실 겁니다. 규모가 커갈수록 더 그럴 거예요. 마땅히 해야 하는 일 그거 하나 하지 않고 불평만 한다니요. 잠깐 제가 해내고 있는 일들을 돌아보며...... 그거 진심이세요? 쥐어짜 내면서 일하고 있는데? 근무도 안 찍고 주말에도 일하는데요?

이게 뭐 처음부터 그러셨냐면...... 자  파트로 나눠서 얘기할게요. 대표님, 뉴비와 그 시기가 지났을 때의 온도차는 왜 그렇게 크세요. 그땐 또 왜 그렇게까지 호쾌하세요. 언제까지 앞선 사람이 지치면 에너지 좋은 새로운 사람이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세요?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또 거센 비난을 이어가다가 반대로 기분이 풀리시면 왜 갑자기 또 안 하던 스몰토크를 하세요. 중간이 없어. 왜 이렇게까지 감정적이야. 아 요즘 또 새사람에 맘 붙이셨더라고요? 잣대가 그리 달라서야. 얼마나 가나 봅시다. 본부장님, 선생님도 기본적으로는 대표의 가이드를 그대로 가져오시는 분이잖아요. 한 가지만 더 얹자면 선생님이 어떤 분야에는 전문가 시겠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아닐 수 있어요. 시야가 좁은 부분이 있단 말입니다. 그렇다면 실무자들 말을 들어야지 '내가 곧 사용자'라는 언제 적 구호를 가져와서는... 그래도 이따금씩 아 내가 요즘 트렌드에 못 따라가나 보다, 하시긴 하시더라고요? 아니 그러면 빨리 인정하든가 아니면 날카로운 판단력이나 있든가. 게다가 사람말은 왜 이렇게 안 듣고 보고자료는 보지도 않고 막 쪼으기만. 아 그리고 저한테 한 폭언은 어떻게 해명하실건가요. CTO님. 그래도 선생님 덕택에 버텼다고 생각했는데 이 사달이 나도록 한 번도 제 편을 들어주진 않으셨나 보네요. 이해는 합니다. 실망스럽긴 하지만요.


안 그래도 작년 경 회복하기 전엔 자주 이렇게 말했다. 도무지 그 기대 수준엔 못 맞추겠다고. 뭘 원하는지 모르겠다고. 아마도 내 역량 탓이라고.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라고. 그저 저전력모드로 버티기... 해보자고.

그럼에도 좋은 동료들 덕에 괜찮아졌고 스타트업의 기본 교리 '성공'을 믿고 좀만 더 달려보려 했다. '연민'의 마음으로. 비록 같이 쳐낼 수 있게 팀원들도 붙었고 잘하는 부분(길을 내고 방법을 찾는)에 집중할 수도 있게 되었고 주니어도 키워봤고 고맙게도 잘 따라와 줬고 바닥은 지나간 것 같다 싶었는데!!!(중간 생략) ...  이상은 안되겠더라고. 출구전략을 마련했고 원하던대로 되었다. 이제부턴 커리어 10+년 처음으로 갭이어를 가져보려고.


갭이어 이야기는 여기에서 https://brunch.co.kr/brunchbook/gapyear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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