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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회복과 엑티비즘의 관점에서 내 프로젝트 만들기

가치를 제시하면서 연대하는 삶으로 나아갈 수밖에

by 여름의 속도

인간의 본성은 일, 놀이, 사랑, 연대라더라. 최근에 공감하며 읽은 책 <코끼리와 벼룩>에도 이런 얘기가 나온다.

소속되기, 꿈꾸기, 학습하기 - 이런 것들은 내가 새롭게 독립된 인생에서 하나의 딜레마이다.

끔찍이 일에 빠져보기도 하고 때려치우고 원 없이 놀기도 하고. 좋아하는 것들에 애정을 쏟기도 해 봤지만 아직 한 가지 결핍된 게 있다면 연대. 나는 내성외향인이다.

그래서였을까 어려서부터 자주 외로워했다. 지향점은 외부에 있는데 쉬이 나서질 못하니 괴로웠다. 성애가 아니더라도 어떤 사람들은 날 외롭게 했었다. 감수성이 맞고 추구미가 비슷한 사람이 그러면 더 외로워했던 거 같다. 거기에 끼고 싶어서 외로워했다. 어쩌면 내 지난 시간들은 동료를 찾기 위한 여정.

이제 나는 거기에서 해방되려고.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은 좁히고, 콘텐츠를 직접 생성하고 퍼뜨리고 되려 주파수가 맞는 모임에 적극 참여하면서 팔로워가 아니라 생산자가 되려고 한다. 그러지 않으면 영원히 외롭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실 관심사가 아닌 영역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공감하는데서 기가 빨려 오히려 1:1의 관계에 더 정성을 쏟는 사람인데(핵인싸재질에 알레르기 있는 사람. 어떻게 보면 바가 높달까. 주파수가 맞지 않으면 멍해진다.) 왜 그렇게 늘 어딘가에 못 껴서 안달이었던 건지. 지금부턴 새로운 연대의 길을 스스로 닦아보려고 한다. 갭이어를 지내면서 나는 내가 알던 것보다도 더 예민한 사람이고 내가 뭔갈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기준이 있다는 건 예민한 것. 속으로 거슬리고 그런 것도 다(새삼 자각하는 요즘) 아니다 싶으면 딴청을 피우거나 그냥 말 안 하고 말지가 무던한 게 아님을. 질문을 가지는 걸 유난 떤다고 생각하는 사회에서 온도 소음 대화의 주제 습도 냄새 맘에 딱 닿기 쉽지 안타 나 지금껏 어떻게 살아남았냐 싶네. 그렇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자. 무던해지고 싶어? 예민하지 않은 삶 스스로 견딜 수 있을까? 예민하단건 꼼꼼하고 고유하단 거, 그래서 무언갈 제시하는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단 거. 나는 '오리지널'이고 싶다. 시시하기보단 멋진 삶을 살고 싶다. 너무 오래 에너지를 눌러왔던 건 아닐까? 언저리에서 빙빙 돌지 말고 그냥, 해버리자. 그러면 늘 사람이 생길 테니. 그냥 내가 에너지가 될 때 내가 먼저. 간택당하길 기다린다거나 매번 안테나를 세우고 있야 되는 건 이젠 에너지가 누수같이 느껴진다. 좋아하는 걸 남기고 퍼뜨리고 그게 내 적성인 거 같아. 그래서 세운 앞으로의 Action Plan. 느슨한 모임이 있으면 망설임 없이 참여해야지. 어떤 고유한 콘텐츠를 가지고서. 그리고 독려해야지! 늘 갈망했던 동료는 어쩌면 유튜브로도 찾을 수 있는 거 같기도. 나는 맥락을 끊기지 않고 말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조금은 진지한 사람.

티를 내고 알아봐 주는 걸 너무 좋아해서 브런치는 물론 유튜브에 앞으로도 인생을 두고 봤을 때 계속 좋은 것, 좋아하는 것을 소개하고 끊임없이 같이 하자고 얘기하려고.

삶을 잘 꾸려나가는 사람들의 에너지를 잇고 싶다. 텃밭을 가꾸는 것, 소박한 식단을 챙기고 나누는 것, 햇살 좋고 바람 불고 풀과 나뭇잎 소리가 들리며 석양이 지는 곳에서의 바느질, 요가, 달리기, 등산, 클라이밍 그리고 여행에서 만나는 야시장, 마사지, 시샤(후카), 칵테일 가끔의 다이빙.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음악까지. 좋아하는 것들을 같이 얘기하고 또 기회가 닿는다면 같이 하고 싶은 이 마음을 가지고 눈독 들인 지 몇 년 째인 WBC 캠프에 드디어 참여했다.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 그냥 해버리자!

그 인연이 이어져 올핸 설악산 공룡능선도 같이 가기로! 이제는 소비자로 머물기에 지쳤거든. 실제로 뭔갈 만들어봐야지. 또 즈음부터 지역에 관심이 본격적으로 생겨 시골언니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2025 사업정보는 여기에서 모아볼 수 있다.)

어쩌면 여기서도 후속프로그램이 생길지도?! 고작 5박 6일의 기간이었지만 지역의 삶 자체가 네트워크일 수 있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제는 실제로 뭘 할 수 있을까 창직의 관점에서 청년마을에도 관심이 생겼다. 적당한 게 보이면 참여할 예정.

이 프로그램 마지막에 자수를 배웠는데, 돌아와서 보니 느슨한 바느질로 수선을 할 수 있는 워크숍이 있어 또 다녀왔고

https://www.instagram.com/da_jojin_da

돌아와서는 닥치는 대로 수선해보고 있다.

https://www.instagram.com/qquemae/

배운 걸 토대로 강화유니버스 잠시섬에 가서

https://www.instagram.com/ganghwauniverse

슬로우스티칭 영감모임을 열기도 했다.

올해엔 더 많은 지역의 공간을 찾아다니고 또 wwoof korea 그룹 우프도 다녀와야지.

파머컬처 개념도 제대로는 처음 들었는데, 언젠가 시간 맞을 때 수업 듣고 싶어.


본업은 본업이고 땅으로 지역으로 몸으로 연결되는 삶을 좀 더 적극적으로 모색해 보려고. 명상이나 사운드배쓰도 관심리스트에 올려둠. , 밴드도 열심히 하고 있지요. 음악은 또 다른 나의 동력!!

적어 내려가다 보니 모든 걸 엮으려면 결국엔 공간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지금은 모르겠지만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고 굳게 믿는다. 찾아보자, 나만의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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