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모형 헬리콥터가 날아다니는 게 신기해서 무의식적으로 손을 내밀다가
손가락을 다쳐 그 동안 연락할 수 없었다는 거야?"
그녀는 치밀어 오르는 분에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버럭 지른다.
카페의 몇 안 되는 손님들과 바리스타가 일제히 그녀에게 시선을 준다.
그럼에도 그녀는 오직 그의 흔들리는 눈동자와 굳게 다문 입을 번갈아 볼 뿐이다.
과거에 그는 과묵한 편이었다.
간혹 그녀가 혼자 떠들다 지쳐 그에게 말을 시킬라 치면,
"그냥 이렇게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꼭 무슨 말을 해야 하는 거야?"
라고 되묻는 바람에 그녀의 의욕을 꺾어놓곤 했다.
그의 이런 성격은 마지막 다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무슨 변명이라도 좀 해봐. 나만 이렇게 화를 내니까 나만 나쁜 사람 같잖아."
"미안해."
"어휴, 내가 미안하다는 말을 듣겠다는 게 아니잖아. 왜 그랬는지 이유를 말해달라고."
"그냥, 미안해. 앞으론 안 그럴게."
그는 싸움이 싫었고, 그런 싸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 그녀를 더 답답하게 만들었다.
"무엇을 어떻게 안 그럴 건데?"
그녀는 질문으로 말을 마쳤지만, 그의 다물어진 입은 끝내 벌어지지 않았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카페는 번화가보다 주택가에서 발견하기 쉽다.
그가 그녀를 집에 바래다주면서 헤어짐이 아쉬워 몇 번 들러 시간을 보냈던,
추억이 있는 장소인데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추억이 새겨지는 중이다.
"너 지금 장난해? 50일 만에 연락해서는 고작 한다는 변명이 그딴 거니?
나 참, 신선하긴 한데 창의적이진 못하네."
빈정거림이 화에 섞여 날카롭게 그에게 향한다.
"아니야."
잠잖고 있던 그가 묵직한 목소리를 내뱉는다.
그녀에게는 그의 목소리가 새해맞이 타종소리처럼 크게 들려, 동공이 커졌다.
그 며칠 동안 그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나는 가만히 있었어. 모형 헬리콥터가 나를 공격했지."
글/그림 : 마그론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