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플래텀 Jan 04. 2017

170억 규모 투자유치 … 소리없는 유통 강자 마켓컬리

프리미엄 식품 쇼핑몰 마켓컬리의 운영사 더파머스가 170억 원 규모 투자유치를 했다. 더파머스는 이번에 조달된 자금을 마켓컬리 주문처리를 위한 창고 확장 및 자동화 설비, IT시스템 개발에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세마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의 리드로 진행된 이번 투자 라운드는 UTC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캡스톤파트너스, DS자산운용 등 벤처캐피탈이 참여했다. 더파머스는 사업 초기 50억 투자 유치 후 2년여 만에 후속 라운드다. 시점상으로는 시리즈A지만, 규모로 보면 시리즈B 라운드다.


더파머스는 2015년 1월 설립, 그해 5월 마켓컬리’를 선보인 푸드테크 스타트업으로 산지 직배송 신선식품이나 고급 디저트, 빵, 우유, 생수를 비롯해 밀가루·소금 등 양념류, 간편식, 가공식품류까지 판매하고 있다. 마켓컬리의 현재 회원수는 16만 명, 구매 건수는 월 6만 건, 월 매출 30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마켓컬리가 대중에 알려진 것은 샛별배송이다. 샛별배송은 오후 11시 전에만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 7시까지 신선한 식품을 집으로 배송해주는 마켓컬리만의 독특한 배송 서비스를 말한다. 하지만 마켓컬리는 단순히 빠른 커머스 플랫폼이 아니라 종합 물류 서비스를 지향한다.


더파머스 코파운더인 박길남 전략이사를 만나 회사와 서비스 그리고 투자유치 과정에 대해 들었다.


더파머스 전략팀. 박길남 전략이사(사진 오른쪽), 전지웅 전략기획 애널리스트(사진 왼쪽), 노상래 데이터분석가(사진 가운데)


우선 이사님 본인 소개 부탁 드립니다.


더파머스에서 전략 부문을 맡고 있어요. 김슬아 대표와 함께 2년 동안 많이 배워 나가면서 더파머스와 마켓컬리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더파머스의 코파운더세요. 이직을 고려하다 팀에 합류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이 사업에 동참한 계기나 이유가 있다면요? 


김슬아 대표와는 전 회사 동료에요. 둘 다 먹는 것에 관심이 많았고요. 식품 유통쪽 사업을 시작한다는 이야기도 식당에서 함께 고기를 굽다가 들었어요. (웃음) 사실 김 대표와 대화를 할 당시에는 구체적 구현 방안이나 비즈니스 플랜은 없었어요. 처음에는 소소하게 ‘좋은 식자재를 구하러 다니는 것이 비싸고 어렵다’ 라는 개인적인 얘기부터 시작해 국내 식품 유통시장 및 공급시장의 비효율적인 부분까지 대화의 폭이 확장되었죠. 그러다 ‘빠르게 바뀌는 시대에 산업이 대처를 못 하면서 생기는 비효율적, 비합리적인 부분들을 바꾸려 한다’는 김 대표의 이야기를 듣고 이 사업을 같이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꼭 해보고 싶은 사업 영역이었어요. 김 대표를 포함해 신뢰감을 주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고요.


더파머스의 초기 팀빌딩은 어떻게 했고, 초기 운영자금은 어떻게 마련 했나요? 사업 특성상 구매나 설비를 갖추려면 자금이 필요할텐데요.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50억 규모 투자 유치를 했어요. 신선식품에 관심이 많았던 엔젤 투자자가 본인 자금과 더불어 VC 자금까지 유치하는데 도움을 주었죠. 덕분에 식료품을 온라인에서 유통하기 위해 필수적인 구매-재고-생산-배송-CS의 통합 서비스 모델을 구축하면서 시작할 수 있었어요.


초기 고객에게 서비스를 설명하는데 힘들지는 않았나요? 리쿠르팅 과정에서 회사를 설명하는 것도 어려웠을듯 싶어요.


마켓컬리는 커머스, 그것도 먹는 것을 유통하는 곳이다 보니 서비스 기반 사업보다 대중을 이해시키기 어렵더라고요. 저희가 서비스를 런칭하기 전까지는 많은 분들이 산지직송 서비스로 이해하시더라고요. 초기 팀 빌딩은 주로 지인들을 통해 추천을 받아 진행했습니다. 식품에 관심이 많고, 식품 유통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던 이들 위주로요. 저도 그런 불편함을 느꼈던 사람중에 하나였고요. 그리고 저를 포함해 모든 직원이 마켓컬리의 고객이기도 해요. 그래서 ‘내가 사용해도 편하게 오래오래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어요.


소비자가 보기에 마켓컬리는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반나절만에 빠르게 보내는 서비스일텐데요. 그것이 가능하려면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작동되는 시스템, 노하우 등이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마켓컬리의 차별점, 엣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온라인 서비스다 보니 대부분의 고객 접점은 사이트 디자인과 배송, 고객센터 등에서 생겨요. 이 영역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은 부분이 차질없이 돌아가야 해요. 상품 소싱부터, 재고 관리, 주문 처리 등의 일들이 원활하게 처리해야 하지요. 고객들이 웹사이트의 뒤편에서 돌아가는 일들을 인식하지 못 하는 것이 저희가 일을 잘하는 바로미터라고 봐요.


다만, 회사 경영진 관점에서는 서비스 뒤편에서의 운영이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해요. 그것이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부분이 되니까요. 매출 신장 등 외형적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운영 안정성 등 내실이 있어야 하거든요. 그것이 담보돼야 지속적으로 편리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에 위해서 필요한 수요예측, 재고관리, 주문처리, 배송처리 등을 위한 IT시스템과 솔루션을 직접 개발했어요. 그리고 회사 각 팀에서도 운영 및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습니다. 서비스를 지탱해 줄 수 있는 여러 시스템 및 솔루션이 저희의 엣지라고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우리의 차별점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시스템과 솔루션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본인이 쓰고 싶은 서비스를 만들어 가는 팀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거든요. 매일매일 많은 이슈들이 발생하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 B2C 유통 서비스는 결국 얼마나 ‘실행’을 꾸준히 잘해내면서 개선해 나가느냐가 핵심이라고 봅니다.


식자재를 11시에 주문해도 다음날 아침 7시 전에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한가 의문이 들기도 했어요.


그동안의 배송이 플랫폼, 연결 서비스였던 것에 반해 마켓컬리는 통합적인 물류 서비스를 지향해요. 아직까지 이런 시도는 없고요. 일반적으로는 식료품 주문을 하면 업체들이 그것을 수거해 와서 배달해주는 형태에요. 하지만 마켓컬리는 재고를 모두 사입 해서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판매를 해요. 그래서 12시간 안에 포장과 배송을 완료할 수 있지요. 그래서 저를 비롯해 우리 직원들은 다른 택배 배송이 아무리 빨라도 체감적으로 느리단 이야기를 해요. (웃음) 회원들과 상담을 해보면 먹는 것을 좋아하는 구성원으로 조직된 회사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해요.


마켓컬리는 커머스나 O2O로 분류될 수 있겠지만, 서비스 본질은 유통, 물류인듯 싶습니다.


온라인 커머스나 O2O서비스를 하려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어요. 한국에서 먹을 것을 사러다니는 것이 불편하고, 귀찮고, 비싸고, 힘든데 그런 유통의 비효율성을 줄일 수 있는 서비스를 생각했어요. 그것을 뒷받침 하려면 물류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야 한다고 봤고요.


더파머스가 설립된지는 2년, 마켓컬리가 오픈된지는 불과 1년 7개월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이라고 해도 무방한 업력이지만, 자체 물류창고를 두고 직원 수가 100여명에 달하는 등 외형적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어려웠던 기간도 분명 있었을텐데요.그것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펀딩을 본격적으로 진행했던 올해 투자 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 붙었던 부분도 있고, 쿠팡으로 대표되는 커머스 업체들의 적자폭이 커지면서 ‘물류를 운영하면 돈이 안된다’라는 관점, 그리고 이 시장으로의 대기업 진출 등 어려운 요소들이 많았던 한 해였어요. 그러다 보니 자금 유치를 하는 시점이 저희 예상보다 한참 밀리게 되면서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현금흐름 압박이 심했어요. 그때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였어요.


매우 상투적인 답변이겠으나, 극복을 할 수 있던 근본적인 이유는 회사 구성원들이 어떻게든 매출을 늘리고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줬기 때문이에요. 모두가 최대한 낭비되는 비용을 없애고 효율을 높이는 운영 다이어트를 하면서 버텨줬습니다. 내적 외적으로 어려운 와중에도 그렇게 꾸준히 성장해 나가는 모습에 VC들이 투자 결정을 해주었고요. 덕분에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준비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켓컬리가 입소문을 통해 잘 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공식적인 홍보 활동이 많지는 않았어요.


외형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내실이 우선이라고 봤어요. 서비스를 잘 하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알려질거라는 생각도 했고요. 하지만 이제는 소비자에게 우리 서비스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려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했고, 또 좋은 인재를 모시려면 회사를 알리는게 필요하다고 봤어요.


마켓컬리는 보이는 곳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돌아가는 시스템이 강점이다.


현재 가입 회원수, 매출, 배송건수 등 수치는 어떻게 되는지요? 그리고 수익모델은 무엇인가요?


현재 회원수는 16만명정도 되고, 매출은 월 30억원, 주문건수는 월평균 6만건 입니다. 저희는 재고를 100% 저희가 구매하고 관리하는 사입모델이기 때문에, 상품 매출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어요. 수수료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운영 효율화를 통한 비용 절감이 저희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이 됩니다.


마켓컬리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 그리고 타켓 고객은 어떤층인지요? 


신선류 제품이 가장 잘 팔리고 있어요. 우유, 계란과 같이 기존 식품 유통 시장에서 잘 팔리는 상품들이 저희 서비스에서도 많이 팔리고 있고요. 아보카도, 레몬과 같은 상품은 1개씩도 판매하기에 구매 빈도 및 수량이 가장 높은 상품군이에요. 전반적으로 채소, 과일, 수산, 정육 등 신선식품들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그 외의 Top 10 상품들을 보면 비스테까 티라미수나 콜린스 주스 같이 냉장 배송이 중요한 디저트, 주스류가 있고, 최근에는 HMR이라는 카테고리로 불리는 일품요리나 반찬류의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개인정보를 따로 취합하지는 않기에 특정층을 말할 수는 없지만, 판매 상위 상품들을 보면 저희의 고객층을 어느정도 유추해 볼 수는 있어요. 전반적으로는 건강과 맛 모든 측면에서 식품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즐기는 분들이에요. 패턴을 보면, 식품 구매를 저희 사이트에서 다 하시는 고객층과 구매하기 어려운 상품을 편하고 안전하게 구하려는 고객들로 나뉘는 것 같고요.


마켓컬리의 CS(CC팀)는 일반적인 고객대응이 아니라 상담의 개념인데요. 왜 이런 전략을 펼치고 있는지요? CS팀 입장에서는 고단한 작업이고 비용도 꽤 들어갈텐데요.


마켓컬리는 엄격한 기준으로 좋은 파트너들의 상품을 찾는 동시에 고객들의 취향과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에요.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생기는 어려움, 궁금증, 의문점 등 문제에 우리 스스로가 공감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이슈가 발생하였을 때, 단순히 죄송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환불만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봐요. 고객이 겪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되는 형태가 아니거든요. 저희가 실수하는 부분은 명백하게 사과를 해야하고, 고객이 느낀 불편한 점을 공감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야만 정말로 불편했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을 제대로 해야 고객을 잃지 않고, 저희도 운영을 개선할 수 있죠. 어떤 이슈는 파트너들과 공유해서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요. 단기적인 수익관점에서는 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이슈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비용을 오히려 줄일 수 있는 방식입니다.


많이 듣는 질문이 배민프레시나 헬로네이처, 미트박스 등 기업과 비교일듯 싶어요. 대기업도 들어오는 추세고요. 이들을 경쟁자로 보시나요? 


많은 전문가들이 수년 전부터 식료품 시장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며, 이커머스 시장에서빠르게 성장할거라 예측했지만, 다른 카테고리와는 다르게 식료품 시장의 온라인 전환은 매우 느리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견입니다만, 오픈마켓 등 온라인을 통해서 식료품을 구매했다가 겪은 불편함이 대중에게 좋은 인식을 주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봅니다. 하지만 쿠팡과 같이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업체들이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생필품 시장이 빠르게 온라인화가 된 것처럼, 식료품 시장도 고객들이 편리하다고 인지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어야 빠르게 온라인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금은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온라인에서 식료품을 구매하는 것이 편리하다는 경험을 대중에게 제공해 온라인 식료품 시장을 키워 나가는게 먼저라고 생각해요. 식품 시장은 큰 시장이고, 각 서비스별로 타겟할 수 있는 고객층이 많기 때문에 시장을 함께 열어 나가며 같이 성장할 수 있다고 봐요. 그런 측면에서 경쟁자가 아니라 ‘동업자’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쿠팡이 대기업 및 기존 물류 시스템과 대결하는 국면이듯 마켓컬리도 대형마트, 고착된 물류시스템이 경쟁자로 보여지는데요. 기존 기업, 시스템에 비해 마켓컬리가 가지고 있는 비교우위는 무엇이 있을까요?


자금력이나 네트워크 등 측면에서는 유통 대기업 대비 우위를 가지기는 어렵지요. 하지만 기존 업체들은 오프라인에 최적화된 구조에요. 그들은 온라인에 맞춰 바꿔 나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봅니다. 반면에 마켓컬리는 처음부터 온라인에 최적화된 서비스, 조직, 운영 철학으로 시작했어요. ‘오프라인의 유산’이 없는 상황이라 변화하는 시장에서 빠르게 진화가 가능한 것이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식재료를 다루는 부분이기에 불가피하면서도 사업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규제가 있을 수 있는데요.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온라인 시장이 새로 열리고 있는 상황임에도 십수년 전 오프라인 규제를 따라야 하는 부분이 가장 커요. 새로운 법규가 마련이 되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 관할마다 다른 기준으로 얘기를 하기도 하고요. 관할 담당자도 잘 모르는 일도 있어요. 이러한 경우에는 업체가 직접 일일이 식약처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서 질의하고 답변을 받은 후, 관할기관과 진행하기도 해요.


직접적으로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은 오프라인 업체들이 온라인에서 판매하기 위해 식품제조업 허가를 받는 부분입니다. 온라인에서 유통이 되려면 위생 등 안전을 위해서 식품제조업을 취득해야 하는데요. 상세 규제 측면에서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요. 식품제조업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공장규모의 식품제조 공간을 갖추어야 합니다. 점포를 운영해도 별도의 식품제조 공장을 갖추지 않으면 통신판매가 불법이에요. 이렇게 되면 오프라인에서 영업을 하는 빵집, 음식점, 가공업체 등 소규모 장인들이 자금적 이슈 등으로 온라인에서 식품을 팔기 어려워요. 위생 등 안전이 확보될 수 있는 격리 시설을 제대로 구비한다는 전제로 소규모 업장에서 온-오프를 병행할 수 있도록 규제가 개선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장지동에 위치한 마켓컬리 물류창고


투자유치 이야기를 해보죠. 이번에 170억 투자유치를 했습니다. 서비스의 전망이 밝지 않으면 현 시점에서 어려운 규모입니다. 


단순한 플랫폼 비즈니스가 아니고 통합 유통 서비스다 보니 창고와 IT시스템 등 유무형 인프라 투자가 필요합니다. 아무래도 규모가 있을 수 밖에 없어요. 투자금은 마켓컬리 성장에 필요한 자산 투자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주문처리를 위한 창고 확장 및 자동화 설비, IT시스템 개발에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에요. 그리고 같이 회사를 발전시켜 나갈 인재를 모시기 위해서도 일정부분 활용될 겁니다.


투자가 사업의 성공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스프링보드 역할은 한다고 보는데요. 투자가 경색된 가운데 나름 규모있는 투자유치를 했는데요.


투자자들이 우리 회사의 내재가치를 인정했기에 집행을 했다고 봐요. 2년 동안 사업을 했던 과정이 객관적인 지표로 인정을 받았고, 성장에 대한 기대를 받은 것 같아 기쁩니다. 다만, 저희는 이것이 끝이 아니고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기대받는 것 그 이상을 이뤄야 하니까요.


2015년 말부터 1년 정도 준비하셨고, 확정되는 듯 하다가 안 된 경험도 몇 번 있었다 들었어요.


될듯 하다가 안 된 경우가 몇 번 있는데요. 앞서 말했듯이 올해 투자 시장이 경색된 부분이 있었고, 특히 커머스의 수익성 부분에 대한 의구심이 컸어요.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은 많이 받았지만 과정이 어려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버텨내면서 성장세를 유지하다보니 VC들로부터 인정을 받았어요.


그간 정말 많은 VC를 만나셨다고 들었어요. 투자자를 설득함에 있어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렵던가요? 


특정 서비스 특허나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 아니다 보니, 사업의 성공 여부와 가능성을 증명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어요. 유통에서 차이는 실행력과 파트너사 확보, 고객 응대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 나온다고 봐요. 그래서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라는 부분을 증명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어요.


재무적인 부분 외 투자사의 네트워크를 통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것도 있을 텐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될 거라 기대하시는지요? 그리고 투자사 측에서 경영에도 참여하게 되는지요?


경영은 100% 저희가 합니다. 지금까지 경영해 왔던 방식과 계획대로 사업을 키워나갈 예정이고요. 투자자들은 경영 이외에 영역에서 많은 조언과 지원을 해줄 예정입니다. 최근에는 투자자들이 좋은 인력을 추천해 주고 있어요. 특히 개발인력을 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추가 투자유치는 언제쯤 생각하시나요?


당분간은 성장에만 집중하려고 해요. 내년 말이나 내후년 상반기 펀딩을 고려중이에요.


경험이 많지않은 초기 스타트업에게 투자유치를 하는 것은 꽤 고단한 과정입니다.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투자계획서는 어떻게 써야하는지 등 유경험자로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사업에서의 모든 일이 그렇지만, 특히 투자를 받는 것은 생각보다 오래 걸려요. 따라서 실제로 자금이 필요한 시점보다 훨씬 전부터 투자 유치를 위한 준비가 되어야 합니다, 그와 동시에 사업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해야해요. 장기적 관점에서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진행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초기 스타트업은 투자 계획서를 계획적으로 세세하게 작성하는 것이 어려울 텐데요, 장기적 비전을 기반으로 한 중단기적 마일스톤 위주로 작성을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의 니즈에 맞춰서 비즈니스 모델을 조금씩 수정 하는 한이 있더라도, 원래부터 이루려고 했던 비전과 가치에 대해서 믿으면서 나아가는 무형적인 부분도 설득 포인트라고 보고요.


가까운 시일 내 달성할 1차 목표가 있다면요? 


회사 내실을 다지면서, 외적으로는 월 100억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1차 목표 입니다. 지금까지는 ‘모두의 개인기’를 통해서 어떻게든 일을 하면서 생존해 왔지만, 앞으로는 성장은 물론이고 현재의 장점도 발전시켜나가려고 하고요.


끝으로, 대외적으로 알리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요?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사업에 대해서 자신이 생길 때 까지 외부에 회사와 서비스를 알리는데 적극적이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제부터는 회사를 알리는 동시에 저희가 꾸는 꿈에 함께 동참해 줄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찾으려 합니다. 먹는 것을 사랑하시는 분들, 새로운 유통을 경험하고픈 분들이라면 더파머스와 마켓컬리를 기억해 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고민할 시간에 실행한다” – 미스터멘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