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정회 Dec 06. 2015

교실을 바꾸자 - 공간 디자인 수업

요즘 아이들과 하고 있는 일... 

올 해 울 학교에 새로 전근온 젊은 남자선생님이 교실을 아주 산뜻하게 변신시켜 놓았다.  결혼을 하며 총각시절 살림살이 중 일부를 교실로 가져왔는데 깔끔하게 청소하고 기존 교실의 집기를 새롭게 배치하고 새로운 소품 몇 개로 까페 느낌의 포근한 교실로 변신시킨 것이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시골의 아주 작은 학교라 한 반의 학생이 10명이 채 안된다. 그래서 30명이 넘는 복작복작한 교실에서와 달리 아늑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학교가 지어진지 오래 되어 매년 여기저기 끌어모은 짝이 맞지 않는 집기와 책장들로 통일성없이 어수선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그래서 지난해 교사협의실에서 찐계란 먹다가 병아리를 전교생이  직접 부화기를 만들어 부화시켰던 것처럼 교실 공간에 대한 교사들의 수다가 시작되었고 누군가 농담처럼 꺼낸 교직원 동아리 활동으로 이케아에 가보면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모두들 적극 찬성.... 

회식자리에 까지 이어진 이 이야기에 교장선생님의 흔쾌한 콜~~ 

행정실 시설비에서  학급당  30만원의 예산을 만들어 보겠다는 다짐까지... 

이케아가 아니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교실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교사 재량껏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마련되었다. 


 그 이후 반 아이들과 공간 디자인을 주제로 이야기 나누고 있다. 맘 같아서는 원목을 사다가 책장이나 의자 하나라도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지만 목공실이 제대로 구축되기 전에는 참는 걸로~~ 9명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공간.... 아이들의 생각을 담아보고 있습니다. 러그를 원하는 아이들이 많았고 많은 공감도 얻고 있다. 일반적인 교실에 있는 키 낮은 책장이 아니라 도서관처럼 키 높은 책장과 스텝스톨 같은 거 밟고 올라가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도 많은 친구들에게 환호를 받았다. 지금 교실에 가지고 있는 아이들 도서가 1,000권은 될 것이다. 30만원 예산으로 북까페 느낌의 아이들이 원하는 공간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 이 학교에 4년은 근무하게 될테니 조금씩 조금씩 아이들의 생각을 담아내다보면 ^^;; 30만원 예산임에도 교실 밖에 수십대의 자동차와 비행기까지 배치한 녀석도 있다는....


교실 공간에 대한 아이들의 상상
Floorplanner로 교실 디자인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