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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희 Feb 02. 2024

발칸여행 6

두브로브리닉

네움에 있는 호텔에서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두보르브니크로 이동했다. 차장으로 펼쳐지는 아드리아해 연안은 강렬하고 찬란한 햇빛으로 눈부시다. 파도가 거의없는 지중해 연안이라 마치 넓은 호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네움에서 두보르브니크로 간다는 것은 다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크로아티아로 국경을 넘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크로아티아의 최고의 관광지 두보르브니크는 크로아티아 국토 안에서 섬처럼 떨어져 있다. 두보르브니크로 가려면 '크 출국-보 입국-보 출국-크 입국' 절차를 거쳐야 하는 셈이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 자본으로 최근 직접 연결하는 다리를 개통했는데 그 다리가 바로 2.4키로 길이의 펠레샤츠 대교다.      

펠레샤츠 대교(KBS자료)

두보르브니크는 크로아티아 달마티아 남부에 위치한 역사적인 도시로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인구는 5만 명이며 크로아티아인이 88%로 대부분 차지한다. 이 곳을 표현하는 수식어는 이곳이 최고의 휴양지임을 말하고 있다. 아드리아 해의 진주라고도 불리며, 문학가 버나드 쇼는 이곳을 ‘지상낙원’이라고까지 표현했고, 유럽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1위의 휴양지이기도 하다. 일찍이 베네치아 공화국의 주요 거점 도시로 13세기 지중해 세계의 중심 도시였다. 1667년 대지진, 1990년 유고슬라비아 전쟁을 거치면서 이곳도 많이 파괴 되었지만 유네스코와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복원되었다고 한다.    

방문 경로

먼저 간 곳은 추가 비용을 들여 승합차로 이동한 스르지산 전망대였다. 이곳에서 두보르브니크전체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는데, 이곳은 나폴레옹 점령시와 유고 내전 시 요새로 활용되었던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당시 총탄 흔적이 그대로 남거나 복구되지 않은 채 무너져 내린 건물들이 곳곳에 보였다. 현재는 전쟁 박물관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두브로브니크를 조망하기 좋은 위치 아래에는 큰 십자가가 있었는데 91년 전쟁 때 희생한 전사자를 기리기 위해 설치되었다고 한다.     

스르지산에서 바라본 두브로브리니크

스르지산을 내려가 플로체 게이트(동쪽 문)를 통과하여 성곽 안으로 들어갔다. 성문 입구에는 이곳의 수호성인 블라이튼이 내려다 보고 있었다. 우선 구 항구였던 옥빛 바다 해변 반예비치로 갔다. 유람선과 요트와 함께 어우러진 멋진 해변 모습을 보며 그 옛날 이곳을 통해 출입하던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리고 메인광장인 스트라둔에 도착했는데 이곳에 상징적인 시계탑이 있었고 이곳을 대표하는 성인 이름의 블라이튼 성당과 과거 돈을 관리하던 스폰자 궁전이 나타났는데 스폰자 궁전은 과거 상업센터이자 사업가들의 모임장소였다 하는데, 현재는 국가보관기록소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메인광장 스트라둔
스폰자 궁전

다시 바다가 접한 쪽으로 이동하니 랙터궁전이 나왔다. 랙터궁전은 랙터가 관리자, 영주, 지도자란 의미를 가지고 있고 이곳을 관리하는 책임자가 근무하던 곳이다. 랙터는 한 달에 한 번씩 선출하여 권력에 취할 수 없도록 했다고 하며 랙터가 이곳 출입 두 문인 플로체 게이트(동쪽 문)와 필레 게이트(서쪽 문)의 열쇠를 가지고 있으면서 성문의 출입을 통제했다고 한다. 랙터 궁전 앞에는 이곳 성모승천 대성당인 두브로브니크 대성당이 자리잡고 있었다.      

골목을 돌다가 메인 도로인 넓은 플라차 도로로 접어들면서 큰 벽화가 눈에 띄었다. 내전 당시 불타는 두브로브니크 모습이었다. 좌우 도로에는 많은 상점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인파들을 헤치고 필레 게이트 쪽으로 가면서 프란체스코 수도원 앞으로 갔다. 이곳에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약국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과거에는 수도사가 의사 역할도 했다는데 그것과 연관이 있는 듯 하다. 이곳에는 장미오일이 유명하다며 가이드가 추천한다.     

프란체스코 수도원 앞에는 둥근 모양의 분수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오노프리오 공동우물로 16개의 동물과 사람 조각이 새겨져있고 16개 각 면에서 물이 나오도록 설계되었다. 당시에는 이곳까지 식수를 공급하는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는데 이곳에서 20키로 떨어진 곳에서 수로를 이용해 물을 공급 받았다고 한다. 이어 서쪽 문인 필레 게이트로 빠져 나와 식사 장소로 향했다.     

오노프리오 공동우

점심 후 오후에는 자유 시간이 주어졌다. 우리는 성벽 투어를 하기로 하고 티케팅 후 성벽을 올랐다. 성벽투어는 양쪽 게이트에서 모두 시작할 수 있지만 우리는 점심을 먹었던 곳인 필레 게이트 쪽에서 시작했다. 두브로브니크 성을 높은 위치에서 바다와 함께 조망할 수 있었다. 오르자마자 주황색 지붕으로 빼곡이 채워져 있는 도시 모습이 아름다워 여러 컷을 담았다. 바다 쪽으로 도달하자 아드리아해 중천에 뜬 작열하는 태양으로 눈부신 윤슬이 반짝 반짝 빛난다. 시원한 바다 바람과 함께 콧노래를 부르며 좌측에는 고색창연한 두브로브니크 성 우측에는 옥색 빛의 눈부신 바다를 끼고 여행 막바지 피곤도 잊은 채 걸었다. 걷다 보니 바다 쪽 암벽에 테이블이 여럿 보였는데 부자카페라고 했다. 무지 값이 비싼 카페라는데 그럴 수밖에 없겠다 생각했다. 바다 옆 천연 바위에 설치된 테이블에서 마시는 커피를 상상하면 수긍이 된다. 비싸다와 부자와 연상이 되어 그런줄 알았더니 이곳에서 부자는 구멍이란 의미로 성벽을 지나다 보면 조그만 구멍이 나오는데 부자카페를 가려면 그곳을 통해야 해서 그렇게 이름이 지어졌다 한다.     

성벽투어
성벽 투어
성벽 투어
부자 카페
성벽 투어

시작할 때 씩씩한 발걸음도 오르락 내리락 계속되면서 지쳐갈 때 즈음 성벽에서 가장 높은 타워인 민체타 타워가 나타났다. 타워를 오르기 위해 계단을 오르는 동안 함께 여행하는 일행들 몇 팀이 눈에 띈다. 기념 사진을 남기고 다시 걷기 시작해 성벽투어를 마치고 성벽 바깥에 있는 요브리예낙 요새로 이동했다.  필레 게이트로 나와 바다 쪽으로 이동하면 둥근 형태의 멋진 성벽이 보였는데 바로 요브리예낙 요새다. 푸르디푸른 바다와 바로 접하고 있는 요새라 더 아름답다. 다시 계단을 올라야 해서 좀 힘들긴 했지만 정상에 올라 확 트인 전경을 볼 생각에 열심히 걸었다.      

요브리 예낙 요새

요새는 3층으로 되어 있고 총 36미터 높이고 1층은 바로 바다와 연결된다. 서쪽에서 침입하는 적을 방어하기 위해 아드리아 해변에 구축한 요새로 14세기 경에 완성되었다 한다. 정상에 오르는 동안 큰 대포와 쌓아둔 대포알이 인상적이다. 어떤 원리로 들쭉날쭉한 저 큰 돌멩이가 날아가는지 잠시 궁금했다.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멋진 바다 풍경과 함께 사진을 남기고 내려 왔다. 

대포 알

다시 성 안으로 걸어 들어오면서 찬찬히 성 안 도시를 감상했다. 성당 안에도 들어가 보기도 하고 적당한 곳에서 차도 한잔 마시려고 기웃거리다 일행 부부를 만났다. 이곳 명물이라는 카라마리(오징어튀김)에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혹시(?) 음식을 남기지 않을까 걱정되어 합류했다. 중세의 돌로된 바닥 위에 차려진 테이블에 앉아 카라마리를 안주로 마시는 맥주 맛은 일품이다. 함께 사는 곳, 하는 일, 좋았던 여행지와 같은 얘기들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는 두 부부가 같이 메인 도로로 나와 걷다가 다시 길바닥 점포(노천카페보다 친숙함)에서 커피를 마시려고 앉았다. 길바닥에 앉아 서서히 스며드는 두브로브니크의 어둠과 함께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다른 일행이 지나다 합류해 같이 앉아 남은 시간을 보냈다.     

함께 여행한 일행 부부와 카리마리 안주

어둠이 어느 정도 깔리자 형형색색의 불빛이 도시를 밝혔다. 함께 걸으며 버스로 이동하려는데 서두르는 일행들의 모습에 덩달아 마음이 바빠졌다. 뭐지? 야간 조명등으로 빛나는 필레 게이트를 빠져 나오자 아까 올랐던 요브리 예낙 쪽 바다로 아드리아해의 아름다운 석양이 우리를 반겼다. 날이 흐려 태양이 없어 아쉬웠지만 옛성벽과 잔잔한 바다 그리고 요브리 예낙 요새가 어우러진 아드리해의 석양은 일행의 감탄을 부르기에 충분했다. 일행들 각자가 멋진 사진을 남기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를 타고 떠나면서 멀리 보이는 두브로브니크의 아름다운 야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석양
버스에서 뒤를 바라보며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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