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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고래 Jul 26. 2022

'노출'의 의미

PR과 마케팅을 직업으로 삼은 당신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그간 프레젠테이션 기획자, PR인, 마케터로 직종 전환을 꾸준히 해 왔다. 하지만 사실 내 일은 늘 항상 '사안을 알리는 일', '적확한 타겟에게 꼭 필요한 정보가 가 닿게 만들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는 일'이었다. 그래서 항상 '타겟 적합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노출'이었다.


PR을 할 때 주요 성과 지표는 '주요 일간지'에 우리의 기사를 게재할 수 있는가? '지상파 방송사'에 우리의 콘텐츠가 방송되는가? 였다.(물론 콘텐츠 퀄리티와 메시지도 놓칠 수 없지만!) 일간지나 방송사의 구독자수와 시청률은 PR담당이 만들어내는 '노출'값과 비례했기 때문에 사람이 몰리는 곳, 공신력 있고 브랜드 파워가 강한 곳에 '우리 브랜드/ 우리 콘텐츠'를 노출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미디어의 생태계가 모바일로 이동하면서는 '포털'노출이 중요해졌다. 네이버/다음/네이트 등 당시 득세하던 포털의 메인에 우리 콘텐츠가 노출되냐? 가 일간지, 방송사 노출만큼 중요해졌다. PR을 하던 시절에는 자료를 쓰고, 발품을 판 결과 내가 담당하던 클라이언트의 기사나 콘텐츠가 네이버 메인에 노출되면 그렇게 기분이 좋았다. 좋은 성과를 올렸다는 일이니까.


그런데 이 당시까지만 해도 사실 방송/포털 노출이 내 클라이언트나, 담당 브랜드의 사업에 어떤 효과를 주는지 정확히 알 길이 없었다. 노출로 인해 유입된 사람들이 다시 원하는 랜딩으로 유입되고, 이것이 매출을 일으키는 로직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저 '메인에 노출되면 더 많은 사람이 보는 게 당연하니 잘되었다!' 정도로 생각했다. (정확한 View를 확인할 시스템이 없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마케팅으로 오면서, 특히 디지털 마케터로서 살아가면서 '노출-유입-매출 발생'의 구조를 수치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늘 정비례하지는 않지만, 많은 노출(또는 도달)은 매출 발생의 전제조건이 되었다. 특히 브랜드 인지도가 적은 '신생 브랜드'일수록 노출은 절대적으로 중요했다.


모바일 쇼핑 라이브 시장이 처음 열렸을 때, 그래서 'view'수에 오랫동안 주목했다. 물론, 매체의 특성상 1시간의 방송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봤냐?'가 '매출'에 정비례하지는 않지만, 공룡 포털이 된 네이버에서 모바일 쇼핑 라이브의 시청수가 높아진 다는 것은, 그만큼 신규 고객에게 우리 브랜드를 (최초)인지시 켰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매출만큼 '노출'에 각별한 신경을 쓰며 방송 기획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오랜 시간 '노출'은 내 직업적 삶에 매우 중요한 단어였다. 광고, PPL, 쇼핑 라이브, SNS, 협찬, 오프라인 행사, 콜라보레이션 등 수많은 일들은 '노출+a'를 위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 내가 정말 '노출'의 중요성을 정말 마음 깊이 이해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요즘은 예전에 비해 브런치에 글을 조금 더 열심히 쓰고 있다. 그래서인지 카카오 뷰나 다음 특정 카테고리에 내 콘텐츠가 노출되어 콘텐츠당 '노출수'가 5,000~8,000 전후로 급증하는 일이 종종 생긴다. 특히 주기적으로 산티아고 여행기를 연재할 때는 이런 카카오 뷰 노출 주기도 잦아졌고, 이 기간에는 브런치의 팔로워 수도 꾸준히 증가했다. '아 노출의 힘이구나!'를 절감한 순간이었다.

노출이 잘 되면 순식간에 조회수가 오르고, 팔로워도 늘어난다.


사실 예전에도 포털/신문사  트래픽이 높은 , 구독자가 많은 곳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런 곳에 '노출'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개인 블로그의 글이 '카카오 ' 노출되고, 노출이 뛰면서  포털의 힘이라는 것을 직업적으로  때보다 훨씬 와닿게 느낀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내가 회사를 다니며 했던 '홍보와 콘텐츠 마케팅, 광고 효율화 ' 일들이 모두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진 일이었는지 말이다.


때로는 일을 하다 보면, ' 이일을 하는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우리 브랜드/사업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모르는 채로 '노출만 높으면 되니까!'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그림에서 내가 하는 일이 '어떤 영향과 의미를 가지는가?' 모르는  단기 목표만 가지고 일을 하다 보면 금방 지치고, 내가  조직의 부속품처럼 느껴지기 십상인  같다.


사실 '노출은 신규 고객 확보 및 매출의 전제조건이야'라는 가정을 알고 있다고 해도, 이것을 내가 진심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것은 마치 '다이어트를 하려면 식단이 중요하다'라는 명제를 모두가 알지만, 실제로 '식단'을 통해 '체중 감량'을 해 본 사람만이 '식단의 중요성'을 진 짜 로 깨닫는 것과 같은 이치다. 경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 경우에는 '개인'의 영역에서 맛본 '노출의 가치'가 일까지 확장되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예전과 똑같이 광고를 하고, 콘텐츠를 만들고, 카피를 쓰고, 행사를 기획하는 등의 일을 하겠지만 예전보다 더 '내 일에 대한 의미'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살면서 이런 깨달음이 찾아오는 순간들이 정말 소중하다. (그리고 팀원들에도 보다 확신을 가지고 '당신의 일의 의미'를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생각의 흐름대로 글을 쓰다 보니, 중구난방의 글이 되어버렸지만 마지막으로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의도로 돌아가 글을 끝마치려 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PR인, 마케터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 일은 무슨 의미인가?', '이 노가다는 무엇인가?' 생각이 든다면 당신이 하는 일이 비즈니스의 큰 그림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것이 우리의 목표 달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한번 더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더불어 개인의 영역에서 SNS 운영이나, 블로그, 브런치 운영 등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도해보며 자기 일의 의미를 좀 더 직접적으로 느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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