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서소 씨의 일일》 - 출판사 SISO

비가 오는 날 카페에서 아이스 프라푸치노를 마시며

by 풍선꽃언니
산문집을 처음 읽어본다면
그 매력을 발견하기에
한 번은 읽어 볼 (가치 있는) 좋은 책


용기를 내어 다가간 여자애들에게 사인을 안 해주겠다던 별로 안 유명한 래퍼의 재수 없는 말투와 얼굴이 떠올랐다. 망했으면 좋겠다. 누추한 복장으로 들어와서는 B에서 가장 비싼 칠천 원짜리 과일주스와 팔천 원짜리 와플을 시켜달라는 손녀의 말에 곤란 해하더 할머니와 갑자기 오늘부터 할인이 시작되었다며 돈을 반도 안 받았던 언니 사장의 마음에 따뜻함을 느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가 아픈지 볼을 감싸 쥐며 셀카를 찍던 여자애들과 꽁냥 거리며 들어와 놓고는 크게 다투는 바람에 구경거리가 되었던 연인들이 생각났다. 그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으나 그와 경쟁하듯 책을 읽으며 그가 일어나기 전에는 절대 일어나지 않았던 어떤 이상한 남자와 그의 개를 한 번만 안아보면 안 되겠냐며 사정하던 눈, 코, 입에 피어싱을 한 러시아 여자들 그리고 다리가 부러진 핑크 수술복 머그컵 도둑 청년과 비쩍 마른 그의 친구가 생각났다.
ㅡ 본문 중에서



창밖에 비가 오고 있다. 카페에 앉아 장맛비 마냥 퍼붓는 빗물 속으로 행복하지 않은 내가 시선을 옮긴다. 무엇이 그렇게 신이 나는지 목소리 높여 잔뜩 맞장구치는 여자의 큰 목소리와 음악이 어색하게 얽혀있다. 카페 안의 많은 사람들. 천천히 주변을 관찰하는 나의 시선과 작가의 시선이 닮아있다. 사람 사는 게 참 다들 비슷하다.


<회사원 서소 씨의 일일>은 따뜻한 산문집이다. 작가의 개성에서 타인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인격이 묻어 나온다. 평범한 오늘을 유쾌하게 풀어 글을 읽는 이로부터 작가와 한바탕 수다를 떤 것 같은 묘한 쾌감을 주는 그런 책.


산문집을 처음 읽어보는데 그 매력에 푹 빠졌다. 에세이나 산문집은 작가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갈 뿐 특정한 한 가지를 강요하듯 주제 삼지 않는 듯한 인상을 주는데 만일 당신이 혼자 오늘 별로 할 게 없고 사람의 온기를 느끼고는 싶은 외로운 영혼인 어느 날 이 책을 읽어보기를 진심으로 추천한다.


작가의 영혼이 찾아와 나와 함께 웃으며 평범한 오늘을 특별한 하루로 기분전환시켜 줄 테니.

일산의 한 카페 구석자리에 앉아 빗소리에 박자맞춰 책장을 넘겼다.

#잘읽히는책

#삶의쉼표가필요할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