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생은 앤디처럼 Nov 30. 2021

시련을 이겨내는 원동력은?

선생님도 힘든건 똑같아요.

힘든 일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시련이라는 단어에, 엄청나게 힘들고, 어려운 것이 먼저 떠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시련에 빠져 있습니다. 퇴근하는 길에 얼큰한 짬뽕을 한 그릇 먹을까 말까 생각합니다. 먹으면 안 되는데, 밤에 먹는 거 안 좋은데, 자꾸 생각나서 저를 힘들게 한답니다. 아침에 5분만 더 자고 싶은 시련도 있습니다. 비 오는 날 귀찮은데 운동을 갈까 말까 망설이는 시련도 있습니다. 그렇게 시련은 늘 주변에 있지 않을까요? 별것 아닌 것도, 당사자에게는 시련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작은 시련이 의외로 의미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가지는 시련은 뭘까요? 그 또래 아이들이 생각하는 '시련'은 어른인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참 별것 아닌 것일 수 있습니다. 어른인 제가 보면 참 별것 아니지만, 정작 아이들은 심각합니다. 그 심각한 표정과 모습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준다면 어떨까요? 그래서 저는 선생님이 늘 아이들에게 완벽하고 좋은 모습만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이 먼저 마음을 털어놓으면, 아이들도 조금 더 편하게 마음을 열지 않을까요? 


그러면 제가 힘든 시련을 겪을 때 이야기를 조금 더 털어놓아볼까요? 저는 힘들고 지칠 때마다, 인정하는 마음이 시련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하다
아플 수 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다.
 

이렇게 받아들이고 넘기려고 노력합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더 이상 무엇을 할 수 없으니까, 이렇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읽은 문장 하나로, 제 마음이 180도 변했습니다. 그 문장은 러시아 시인이 쓴 문장입니다. 

 왜 당신의 인생이 힘들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나요?

이 말이 힘들 때 저를 잡아줬습니다. 생각해보면, 무조건 행복해야 하고, 노력했으니 결과가 나와야 되고, 좋은 날이 언젠가는 꼭 올 거라는 생각이 무조건 옭은 것일까요? 저는 제가 힘들고 아프고 노력한 만큼의 보상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믿음이 제 마음속에 조급함을 가져왔고, 상대적 박탈감도 가져왔습니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허무함을 느꼈고 지쳐버렸습니다. 인생이 꼭 행복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매일 즐거운 생각을 해볼 수도 있다는 것도 동시에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힘들면 이것 또한 지나간다고 생각하고, 괜찮다고 다독이려 노력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렇게 힘들 거라고 생각하니까, 생각보다 덜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받아들이고 예상하니까 오히려 쉬워 보였습니다. 저는 그런 제 마음의 노하우를 아이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습니다. 힘들면 피하려고 하기보다, 그냥 힘들 거라고 생각하고 버틸 수 있는 마음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그러면 못할 것 같던 일도 할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시련'이라는 키워드는 모든 면접에서 단골 출제 문제 같습니다. 면접관은 왜 이런 질문을 할까요? 무슨 대답이 듣고 싶어서 일까요? 정말 제가 얼마나 힘들었는지가 궁금할까요? 저라면 힘들 때 어떻게 이겨내시는지 그 모습을 통해서, 저도 용기를 얻고 싶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그런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신다면요? 이렇게 버팀목같이 삶을 살아가시는 분이라면, 인간적으로 참 매력 있다고 느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선생님이니까, 노력 중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싶은 마음이 버티게 해주는 마음인 것 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내 모습은 뭘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