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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배 Dec 15. 2018

미국 여행의 기록 #06... San Fransisco

동양의 노동력이 신대륙에 도착하던 그곳이 이제는 혁신의 성지가 되다.

미국 여행을 시작하는 장소로 선택한 곳은 누구나 금문교(Golden gate Bridge)를 먼저 떠올리는 곳. 바로 San Fransico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살고싶어한다는 그곳. 하지만 막상 높은 물가와 밀집도, 그리고 일년 내내 몰려오는 관광객들로 거주여건이 그다지 좋은 곳은 아니라는 그곳.

골드러시와 함께 태동되어 대륙 철도의 끝점이 된 곳. 그리고 미국의 태평양으로의 진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곳. 이렇게 다채로운 배경을 가진 도시이지만, 지금은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우는 실리콘밸리를 포함하여 자유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곳이 샌프란시스코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미국여행을 준비하던 우리 가족이 샌프란시스코를 출발점으로 정한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우리는 한국에서 출발해야 하고, 미국에 있던 큰 아이는 학교가 있는 텍사스에서 이동을 해서 만나야했기에 서로 만나기 좋은 장소로 샌프란시스코가 최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LA도 이동경로상 나쁘지 않았지만, 공항이 너무 혼잡해도 서로 다른 곳에서 이동하다 보면 만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는데다가 서로의 항공편 도착시간이 1시간 차이밖에 나지 않는 스케쥴로 맞추기에는 샌프란시스코가 더 적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태평양을 가로질러 샌프란시스코로 향합니다. 1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 동안 기내 엔터네인먼트의 고장으로 비행경로 그래픽만 보고 건나가야 했던... 아시아나가 미워지는...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 아시아나 항공편은 먼 거리인데도 기체 자체가 narrow body인데다 오래된 동체였는지 기내 엔터테인먼트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고 다소 비좁은 느낌이어서 썩 편한 비행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태평양을 건너 샌프란시스코에 다다를 즈음에는 아침 무렵이어서 기체 밖으로 동이 터오는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태평양을 거의 다 건너갈 즈음... 샌프란시스코 도착이 1시간 가량 남았을 때 떠오르던 태양


Day 1. 샌프란시스코 도착 첫날은 방황의 연속.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첫날은 그야말로 우왕좌왕의 연속이었습니다.

다소 불편한 비행이었다보니 도착해서의 컨디션이 그다지 좋은 편도 아니었고, 랜딩 이후에 기내 대기시간도 길어진데다가 입국 수속 시간도 상당히 길어져서 짐을 찾을 무렵에는 기진맥진한 상태였습니다.

거기에 짐을 찾으면서 수화물로 별도로 보낸 Tri-Pod가 늦게 나오는 바람에 다른 짐을 챙기다가 빠뜨리고 나왔는데, 아시아나 항공의 카운터나 공항 부스가 따로 열려있지 않아서 현지 사무실로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말하고 한참 동안의 시간이 흐른 다음에 담당 직원이 공항에 와서 조치를 해주는 바람에 상당한 시간을 공항 터미널에서 머물러야 했습니다.   

아침에 도착한 샌프란시스코 공항. 관제탐과 태양이 묘한 대조를 이루던 모습

수화물 소동이 있는동안 가족들은 국내선 터미널로 도착할 딸을 기다리느라 스타벅스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점심시간이 지나서야 모두 만나서 렌터카를 인수하기 위해 공항 내의 터미널을 오가는 트램을 타고 Rental Car Center로 이동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출발하면서 Ford의 Escape 차종을 신청해 두었는데, 공항에서 지체하는 동안 시간이 흘러서인지 남아있는 동급 차량이 Nissan의 Rogue 밖에 없다고 해서 트렁크에 짐을 채워넣느라 또 한참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공항을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렌터카를 빌릴 경우에는 반드시 FastTrack을 같이 신청하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금문교를 비롯한 다리를 건너 도심 외곽을 다녀오려면, 다리를  건너서 나갈 때는 무료이지만 돌아올 때는 유료인데다가 요금을 받는 곳이 따로 없어서 렌터카를 반납할 때 사후 정산을 해야 하는데, 이게 업무 시간이 지나면 렌터카 반납시에 처리가 안되고 별도로 FastTrack 사이트에서 납부하거나 우체국 등에서 납부를 해야하는데 여간해서는 내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합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첫째 날 이동 경로. 그야말로 우왕좌왕...

어쨋건 한달동안 함께 할 차를 타고 미리 예약해 둔 공항 주변의 숙소로 이동을 해서 체크인을 하자마자 근처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향했습니다. 이런저런 물품도 사두어야 하고, 첫번째 식사도 해결해야 해서 호텔 주변에 있는 복합 쇼핑몰로 항했습니다.

Target과 JC Penny 등등의 이런저런 쇼핑시설들이 한자리에 모여있는 곳인데다가 AT&T 매장도 있어서 현지 선불 USIM도 구매할 수 있는 곳이어서 미리 봐두었던 장소였고 쇼핑몰에 함께 있는 푸드코트에서 각자 먹고싶은 메뉴로 저녁식사를 해결하고 돌아왔습니다. 

중국 음식을 테이크아웃 형태로 파는 매장인 Panda Express는 가격 대비 맛이나 양이 제법 괜찮은 곳이어서 첫째날 밤의 첫번째 식사는 그런데로 든든하게 해결하고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도착 후 첫날 식사는 이런저런 물품들을 사러 들렀던 쇼핑몰 푸드코트에서


Day 2. San Fransico, Golden gate Bridge. 더 좋았던 Sausalito & Tiburon

미국에 도착하고 두번째 날 일정은 금문교와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량을 이용해서 과광을 즐긴다는게 어쩌면 편하지만, 어쩌면 불편한 일이라는 양면성을 갖고있다는 점을 몸으로 체험한 일정이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이틀째 이동 경로. 금문교를 건너 소살리토와 티뷰론을 둘러보다.

다운타운 주변의 랜드마크들은 따로 들를 예정이었기 때문에 아예 도심 외곽을 타는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금문교까지 향했습니다. 처음에는 금문교 남단의 Visitor Center로 향해서 여유있게 볼 생각이었는데, 고속도로에서 벗어나야 하는 출구를 지나치는 바람에 그대로 금문교를 건너 북쪽으로 향해야 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금문교 남쪽의 포인트로 가는 출구는 곡선 구간이 끝나는 중간에 짧게 위치해 있기 때문에 처음 운전으로 가는 사람들은 지나치기 쉬운, 차량의 속도 때문에 아차하는 순간에 놓치기 쉬우니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금문교(Golden Gate Bridge)

금문교. 동양의 노동자들이 꿈을 갖고 찾아온 신대륙에서 그들을 맞이하던 첫 모습이었으리라.

드디어 영화에서나 보던 금문교를 직접 눈동자 가득 담을 수 있었습니다. 날씨까지 쾌청해서 반대쪽 풍경도 잘 보였고, 겨울철이긴 하지만 포근한, 어쩌면 조금은 더운 느낌이어서 마치 여름과 같은 느낌의 풍경이었습니다.

금문교는 어쩌면 가장 많이 망가진 다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재난영화나 SF 영화 등에서 가장 먼저 자연재해의 피해를 입거나 외계인의공격을 받으면 부서지는 장면의 주인공이기 때문이겠죠.

가장 익숙한 것이 가장 많이 망가져야 그만큼 강렬한 자극을 줄 수 있으니 어쩌면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당연한 선택일 것이고, 금문교 자체가 그만큼 전세계 사람들이 미국을 떠올릴 때 가장 유명한 장소라는 말일 겁니다.

금문교의 전망대는 북쪽 Vista point. 남쪽의 Visitor center 쪽은 주차장도 좁고 복잡해서 승용차로 이용하는 것이 많이 불편했다.

금문교 건너에서 바라본 샌프란시스코의 모습은 높은 마천루가 보이지 않아서 더 예쁜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복잡한 도시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망가뜨리지 않고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제일 좋아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관광객을 태운 빨간색의 2층 오픈 버스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Big Bus 이외에도 트램을 본뜨거나 트롤리 버스처럼 생긴 다양한 형태의 투어 버스들이 가득했습니다. 미국에서 관광이 발달된 도시들은 대부분 다양하고 세세한 시티투어 상품들이 많습니다. 미국이라고 규제나 제제가 없겠냐만은 다양한 가능성을 만날 수 있는 점에서는 어쩌면 가장 자본주의스러운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다양한 형태와 코스의 시티투어 버스들.


소살리토

금문교를 건너 샌프란시스코만의 반대편 쪽으로 가면 소살리토가 나옵니다.

오래된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분위기의 건물들과 식당들의 풍경, 그리고 한적하면서도 무엇인가 색다른 분위기는 이제서야 미국이라는 나라의 분위기를 체감하게 해줍니다.

톰 소여의 모험에 나올법한 건물들과 바닷가 풍경, 그리고 노천카페에 앉아 한가로운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의 여유로움은 괜히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는 관광객들을 머쓱하게 만들만큼 매력적인 곳입니다. 

소살리토의 풍경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이곳저곳 둘러보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나버렸습니다. 금문교에서도 시간이 더 지체했는데 이곳에서도 늦어지는 바람에 오늘 하루에 나파 밸리까지 다녀오려던 욕심을 그냥 바다물에 버리고 여유있게 즐기기로 하니 더 예쁜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고, 발걸음은 더 느려지고...^^

소살리토의 풍경.

그래도 조금만 더 가볼까...하고 차를 몰아 조금 더 가니 티뷰론이라는 마을이 눈에 들어옵니다. 현대자동차의 차량 브랜드이기도 했던 티뷰론 그 이름 그대로입니다.


티뷰론

티뷰론은 한적한 타운하우스들이 밀집한 곳입니다. 바닷가 항구 주변에 상점들과 음식점들이 밀집해 있고, 나머지 지역은 예쁜 타운 하우스들이 모여있습니다.

티뷰론의 풍경

바닷가로 나서면 저 멀리 바다 건너 금문교의 전경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입니다. 남쪽 하늘에 떠 있는 태양에서 내리쬐는 따듯한 햇살이 동네 전체를 감사고 있는 고즈넉하고 깨끗한 풍경은 이런 곳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나중에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후배를 만났을 때 물어보니 이곳의 집값이 꽤 쎄다는... 역시 보기좋은 떡은 비싸다는...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티뷰론의 풍경. 샌프란시스코만을 건너 금문교의 풍경이 눈에 들어오는 곳.


미국에서의 첫 외식.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티뷰론에서 소살리토로 오는 도로 옆에 있던 아웃백스테이크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자칫 주문조차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함(?)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미국이니 스테이크를 먹어보자는 단순한 욕구가 제일 큰 이유였을 겁니다.

아웃백스테이크 하우스의 스테이크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큰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크기나 맛이나 대부분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가격은 조금 더 싸게 느껴지는 편이었지만, 미국에서는 서빙이 제공되는 레스토랑에서는 반드시 팁을 주는게 기본이다보니 Tax와 팁을 합한 총액 개념으로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별반 다를건 없었다...라는게 총평이 되겠습니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월트디즈니 박물관에 들르다.

나파 밸리를 포기한 대신 선택한 곳은 월트 디즈니의 생가에 만들어진 박물관이었습니다.

캔자스를 떠나 헐리우드에서 기반을 마련한 월트 디즈니가 가족들을 불러모아 정착한 저택에 만들어진 박물관인데다가, 초기 디즈니의 철학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어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반드시 들러보면 좋을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박물관들이 그러하듯이 사진 촬영이 허락되지 않아 내부의 모습을 옮길 수는 없지만, 몇몇장의 사진이나 글로 월트 디즈니가 만든 창작의 세계를 설명하는 것 보다 직접 찾아가서 눈과 마음 속에 담아오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해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해두겠습니다.

월트디즈니 박물관 전경
월트디즈니의 꿈이 시작된 나무, 그리고 디즈니 랜드

팁: 월트디즈니 박물관을 차량으로 방문하게되면 스트리트 파킹을 이용하거나 박물관 앞에서 발렛 파킹을 이용해야 합니다. 


다시 금문교. 이번에는 야경이다.

디즈니 박물관을 나오니 어스름하게 해가 지고 있는 모습이 금문교의 야경을 찍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되었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정말 좋은 촬영 포인트가 있다는 링크만 믿고 다시 차를 돌려 북쪽으로 향했습니다. 

인터넷 검색 결과를 신봉하게 되면 때때로 낭패를 겪는 경우가 있는데, 검색 결과를 구글 맵에 띄우고 찾아간 곳은 Coast Guard 초소가 있는 아주 외딴 곳이었습니다.

해는 져서 어두운데 튼튼한 철망이 가로막고 있는 외딴 곳에 다다랐을 때에 겪는 난처함... 그 자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Tri-pod를 세우고 DSLR을 이리저리 맞춰서 금문교 너머로 떨어지는 태양의 그림자를 간신히 담아올 수 있었습니다.

금문교의 야경. 건너편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야경도 운치가 있다.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담는 밤의 풍경과 DSLR과 같은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담는 야경은 사뭇 다른 느낌을 전해줍니다. 105mm 렌즈로 당겨진 금문교의 풍경과 빛의 흔적들은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하지만, 거의 25년만에 해 본 장시간 노출이었던지라 여러장의 사진 중에서 마음에 드는 흔적을 담은 사진은 몇장 밖에 건지지 못했기에 아쉬웠던 날이었습니다.

금문교의 야경을 DSLR에 담은 모습. 인적이 없는 으스스한 장소인데다가 기온이 갑자기 떨어져서 장시간 노출이 부담스러웠던...


Day 3. San Fransico의 Downtown을 훑고 다니다.

미국에서의 첫번째 일정이 렌터카로 마구잡이로 쏘다닌 일정이어서 두번째 밤을 보냈을 뿐이었는데도 몸도 마음도 벌써부터 지치는 듯 했지만, 오늘의 일정은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을 모두 섭렵해야만 하는 일정이었습니다.(사실 여행을 떠나면 계획대로 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샌프란시스코의 3일차 이동경로. 다운타운과 랜드마크를 훑고 다니다.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서 들렀던 곳들. 걸어서 다니느라 발이 고생을 좀 했던 날.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하는 둘째 날 일정은 가까운 곳까지 차를 타고 가서 주차장에 차를 모셔두고 최대한 걸어다닌다...라는 컨셉으로 짜두었던 일정이었습니다.

그래서 파킹 앱을 이용해서 검색해 두었던 비교적 접근성이 좋고 저렴한 주차장을 중심으로 주변을 돌아다녀야 했기 때문에 골목들 사이의 정취까지 맛보며 바쁘기도 하고 여유롭기도 했던 일정을 보냈습니다.


Pier39, 물개들의 천국

샌프란시스코를 떠올리면 금문교와 함께 가장 많이 회자되는 곳이 물개들의 천국으로 알려진 Pier39일 겁니다.

샌프란시스코 만을 따라 이어진 부두들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숫자가 증가합니다. Pier39는 그 중간쯤이 되겠군요.

Pier39의 풍경. 망가진 철망 사이로 비치는 퇴역을 앞둔 전함의 모습이 의미심장하다.

석탄선에서 석탄을 하역하던 부두의 구조물은 지금은 그저 관광객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받는 곳으로 남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 옆 철망의 끊어진 구멍 너머로는 퇴역을 앞두고 있는 오래된 전함이 계류되어 있어 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인간이 만든 구조물의 변형된 모습에서 아이러니한 이미지를 찾아서 대입한 사진을 즐겨 찍던 20대의 추억이 잠시 떠올랐던 순간이었습니다.

Pier39의 풍경

방파제 안쪽으로는 예약 주문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는 인공섬 레스토랑도 보이고, 옛 부두의 풍광을 그대로 놔 둔 상점가가 쭉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 안쪽 바닷가 끝에는 드디어 엄청난 물개떼가 한낮의 따스로운 햇볕을 즐기는 모습이 익숙한 팻말과 함께 등장합니다. 한없이 조용하다가도 한놈이 꺽꺽 울어대면 여기저기서 따라서 꺽꺽거리는 서리가 합창을 하는 풍경은 이곳이 물개들의 천국 Pier39라는 곳이라는 것을 물어보지 않아도 알도록 해줍니다.

물개들의 천국. 말 그대로 물개들이 떼로 몰려서 자기들의 세상을 만들어버린 모습.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높은 곳. Coit tower

영화 <샌안드레아스>에서 구조대장인 드웨인 존슨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딸에게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대피하라고 말해준 곳이 바로 Coit Tower입니다.

차량 주차가 혀용되지 않는다고 해서 언덕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 올라 타워에 이르렀습니다. 여기에서 또 엘리베이터로 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드디어 천정 없이 오픈된 창을 따라서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풍경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습니다.

코이트 타워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높은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다.

저 멀리 샌프란시스코 만 한가운데로 그 이름도 유명한 알바트로스 형무소가 보입니다. 그 뒤로 보이는 언덕의 좌측이 어제 다녀온 티뷰론입니다.

광각렌즈로 바꿔서 천장을 바라보니 예쁜 대칭형의 구와 타원들이 파란 하늘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만들어 냅니다.

코이트타워 전망대의 안과 밖

코이트타워에서 내려오는 언덕길은 샌프란시스코가 참으로 예쁜 언덜들을 많이 갖고있는 도시라는 것을 다시 떠올리게 해줍니다.

각 잡힌 아파트들에 갖힌 하늘만 바라보던 서울과 달리 각기 다른 집들이 올망졸망 길을 따라 어우러진 모습이 이렇게 단조로운 언덕을 멋지게 치장해 주는 것일테니, 서울이 얼마나 멋 없는 도시로 변해가는지 또 한 번 고개를 젖게 만듭니다.

코이트타워에서 내려오는 언덕길.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우리 가족.


코이트 타워를 따라 내려오니 벌써 점심때가 다 되어 갑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맛집을 찾아보니 구글 검색이나 애플 검색이나 모두 <The Mama's>라는 미국식 브런치 레스토랑을 추천해 줍니다.

맛집에 줄을 서는건 한국이나 미국이나 매한가지인가 봅니다. 평화로운 워싱턴스퀘어에서의 모습에서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들을 많이 보게되는데, 대부분 맛있다고 알려진 레스토랑들입니다.

두번째 추천 리스트에 있는 이탈리안 피자 레스토랑을 찾아갔더니 그곳 역시 사람들로 붐볐고, 세번째 추천 리스트인 스시집은 아예 영업을 안하고 문을 닫은 채였습니다.

워싱턴 스퀘어 공원의 평화로운 한낮
워싱턴스퀘어의 맛집은 Mama's라고 하는 미국식 가정식(약간은 브런치카페스러운) 식당이다.

다섯번 째 리스트에 있던 <The Italian Homemade Company>를 찾아보니 마침 앞서 왔던 손님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빈자리가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이탈리아 방식으로 파스타 면을 직접 제면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직접 만든 파스타 면과 소스, 각종 허브 등을 판매도 하는 곳이어서인지 관광객들보다는 현지인들이 더 많은 곳이었습니다. 테이블과 의자가 번듯하게 갖춰진 곳이 아니라 스탠딩 형식의 작은 테이블과 의자가 조금은 불편한 곳이었지만, 그만큼 먹고 나면 곧바로 뒷사람에게 양보를 해야 하는, 나름대로 회전율을 높이려는 의도가 불편한 마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 충분한 보상을 해주는 곳이었습니다.

이탈리아 가정식 파스타 집으로 유명한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탈리안식 샐러드와 파스타들


Rombard St.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그곳.

맛집을 찾아 헤메느라 약간 늦은 점심을 하고나서 향한 곳은 많은 영화에서 등장하는 구불구불한 언덕길인 Rombard Street입니다. 어찌 보면 위태위태한 굴곡을 따라 내려오는 모습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아찔할 터인데, 2인승 카트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들도 보이는 것을 보면 저것 역시 하나의 관광 상품인듯 합니다.

롬바르트 언덕, The Russian Hill의 구불구불한 길은 위태로워보이지만 아기자기하다.

Rombard St.는 윗쪽에 있는 저수지라고 하기에는 연못보다 조금 더 큰 저수지와 테니스코트가 있는 곳에서 밑으로 내려오는 일방통행 도로입니다. 그런데, 도로 주변의 조경도 예쁘고, 집들과 잘 어우러져서 특색있는 모습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단골로 등장하기도 하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된듯 합니다.

관광객들은 도로 양 옆으로 있는 계단과 통행로를 따라서 오르내리며 구경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 본 언덕길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아기자기함은 사라지고 위태로움만 남은듯한...


Fisherman's Wharf

Rombard St.아랫쪽 길에는 샌프란시스코를 떠올리면 금문교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아주 유명한 명물인 언덕 전차가 다닙니다. 

전차를 따라 다시 바닷가로 향하면 많은 상점과 레스토랑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Fisher's Wharf에 다다르게 됩니다. 앞서 둘러본 Pier39를 포함하는, Pier33에서부터 Black Point까지의 부둣가를 지칭하는 관광지입니다.

다양한 형태의 전차들도 보이고, 옛 정취를 풍기는 건물들에서부터 현대적인 모습들이 한데 어우러진 곳이며, 킹크랩을 파는 레스토랑이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인 트램과 시내를 오고가는 다양한 형태의 전차들
Fisher's Marekt 주변의 풍경


Palace of Fine Arts

알바트로스 섬에서 관광객들을 인질로 잡고 VX 신경가스를 미사일로 발사하겠다고 하는 테러집단에 맞서 MI6의 정보원이었다가 케네디 대통령 암살의 증거가 담긴 필름을 훔쳤다는 이유로 억류되었던 숀 코넬리와 FBI의 분석관인 니콜라스 케이지가 등장하는 영화 더 록(The Rock)에서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장소이자, 마지막에 헤어지는 장소로 등장했던 곳이 바로 <Palace of Fine Asts>입니다.

넓고 잔잔한 호수와 공원, 그리고 그 뒤로 마치 고대의 웅장한 건축물처럼 솟아있는 모습들은 이질적이고 독특한 풍광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 곳은 그냥 건축물이 아니라 많은 공연과 이벤트가 벌어지는 공연장이 원래의 모습입니다. 

마치 영화의 한정면 같은 이 풍경은 실제로 영화에서도 단골로 등장하는 배경이다.

기본적으로 광각렌즈의 화각에 맞춰진 스마트폰 카메라로도 한꺼번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웅장합니다. 오밀조밀한 예술적 감각보다는 그냥 크다는 느낌이 먼저들 정도로 압도적인 규모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어찌 보면 쓸데없이 왜이리 크게 만든거야...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의 느낌을 주는 곳이니 다른 설명은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장면에 사진을 담고싶은 분이라면 LG V시리즈처럼 넓은 화각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쓰시거나, DLSR을 쓴다면 최소 20mm 이하의 광각렌즈가 있어야만 가능할 정도로 큽니다.^^

중세, 아니 고대의 건축물에 들어온 것 같은 웅장함이 주는 기괴함이 압권이다.


Downtown, Union Square

차이나타운을 들렀다가 숙소로 돌아가기 전, 저녁식사도 할 겸 아이들이 디즈니 shop에 들른다고 해서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중심이라고 불리우는 Union Square에 들렀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둔 때여서 Macy's 백화점을 비롯해서 많은 건물들이 휘황찬란한 조명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다운타운의 모습

관광지를 소개하는 블로그나 링크 등에서 소개하는 곳 중에 정말 멋있는 곳이 드물고, 정말 맛있는 음식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얘기도 있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차이나타운은 그냥 중국 관광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아무런 특징도 찾을 수 없는 그저 중국인들이 많고 중국 상점들이 많은 복잡한 거리였을 뿐이었습니다.

(코라이타운에 한국 사람이 많으면 이상해 보이지 않은데, 차이나타운에 중국 사람들이 많으니 조금 이상했습니다. 아마 많아도 너무 많아서 이질적인 느낌이 들어서일까요?) 

게다가 맛집이라고 소개된 Sushi Boat는 보트 모양의 판에 담겨진 초밥이 회전판을 따라 도는 모습이 조금 특이했을 뿐, 맛도 평범하고 여행에서의 추억을 만들기에는 뭔가 부족한 곳이었습니다.

메이시스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트리 풍경


하루 종일 걸어다닌 거리가 10km가 넘을 정도로 구석구석 여러 곳을 다니느라 바쁜 일정 탓에 힘들고 지친 몸이었지만, 어쩌면 수박 겉핥기와 같은 발걸음이었지만, 정말로 많은 것을 눈에 담고 생각할 수 있었던 샌프란시스코의 마지막 일정이었습니다...

며칠 간의 발걸음으로 어떻게 그곳의 모든 것을 겪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겠냐만은 나머지 부족한 것은 다시 찾아오게 만들 이유로 남겨두고서 다음 목적지를 향해 먼 길을 떠납니다.


이제 날이 밝으면 LA로 향하는 캘리포니아 종주가 시작됩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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