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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치 Dec 14. 2017

궁극의 달력

04

최초로 역사에 정확하게 기록된 해는 기원전 4241년이다.

_수와 신비주의, 존 킹  





이제 겨우 네 달치를 그렸다. 남은 것이 여덟 달. 과연 올해 안에 달력을 만들 수 있을까?

                           

몇 년 전부터 한 해가 끝날 무렵 달력을 만들기 시작했다. 집에서 만들되 어찌 되었건 그럴듯해 보이길 바랬지만 결국 만들 수 있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새해가 되어도 직접 만든 달력을 쓸 일이 없다. 거의 장식용에 가까워 연말연시 선물용으로만 좋은 개살구다.


다이어리의 한 두 페이지만 채우고 버리는 것을 한동안 반복하다가 탁상 달력으로 그 역할을 대신하게 한 지 좀 되었다. 이런저런 다이어리와 달력을 써 보고 다시 말고를 되풀이하면서도 연말이면 항상 내 입맛에 더 맞는 것이 있는지 찾아 헤맨다. 다이어리 기능까지 갖춘 완벽한 달력은 내 머리 속에서도 형체가 없는데 말이다.


‘사이즈가 너무 커지면 책상 위가 답답할 테지. 하지만 다이어리로 쓸 수 있으려면 페이지는 늘어날 테고, 그러면 한 달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거야. 달력과 다이어리를 반 나누거나, 음 그럼 둘의 페이지가 너무 많이 차이 나겠다. 아니면 다이어리인데 달력처럼 쓸 수 있게 할까? 그것보다는 달력인데 다이어리 기능까지 있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몰라. 종이는 빤딱이지 않고 잉크가 잘 스며드는 것이어야 해. 그렇다고 번지면 곤란하지. 두께는 어느 정도 톡톡해야 하고. 날짜별로 중요한 일정을 적을 수 있어야 하지만 그 공간이 너무 커도 안되고 너무 작아도 안돼......’


궁극이란 어쩌면 영원히 붙일 수 없는 수식어일지도 모르겠다.







맘에 들어했던 영화 캐릭터들의 직장이 알고보니 달력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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