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매력적인 이 공간
제일 좋아하는 와인바를 뽑으라면 단연 @gorae_bar 를 뽑을 수 있다.
올해에만 지인들을 10번 이상 데리고 갔다. 내츄럴와인을 2만 원대부터 만날 수 있는 고래바는 나같은 '고래'에게 딱 안성맞춤. 각기 다른 테이블과 의자, 오브제들은 섬세하게 배치되어 있어 이질감없이 조화를 이룬다.
고래바의 운영방식은 독특하다. 저렴한 와인 값(다른 와인바랑 비교불가다. 취급하는 와인의 종류도)과 밖에서 가지고 들어올 수 있는 안주들. 그리고 '시간값' 자리에 착석한 시점부터 자릿세가 붙는다. 하지만 이 모두, 좋은 공간에서 와인을 마시다보면 잊어버린다. 가격은 중요하지 않다.
섬세한 공간을 운영하는 고래바에서는 모든 종류의 와인,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모든 맛들을 나눠 추천해주신다. 예전에는 풀바디 레드와인을 주로 추천받아 마셨다면, 요즘에는 첫맛은 산뜻한데 달지는 않고 목넘김이 좋은 와인으로 추천받는다. 그러면 가격대별로 추천을 해주시는데 정말 다 내취향이라.. 2병은 꿀꺽하게 되는 마성의 공간. 어제는 라벨만 보고골랐는데, 하루 한 병만 파는 오렌지와인 마야였고 이것도 대성공. 맛없는 와인이 없다.
안주는 또 어떻고. 고래바에서만은 떡볶이를 무조건 시킨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놀랄지도 모른다. 떡볶이 시키면 오뎅을 먹는 사람인데, 고래바는 떡이 중요하다. 일반 와인바에서는 볼 수 없는 생참치김밥, 떡볶이, 해산물케이크.. 요새는 고래포차랑 콜라보해서 더 매력적인 안주 라인업이 완성됐다. 게다가 너무 저렴.
이렇게 매력적인 공간이, 현재 상황으로 인해 조금 비어있는게 매우 속상하면서, 솔직히 조금 안심됐다. 손님은 이기적이야. 매번 붐비고 예약하고 줄서서 들어가고 웅성웅성한 소리로 가득했던 고래바였는데, 어제는 고래바의 세련된 음악들로 채워졌다.
빨리 나아져서, 고래바가 지속가능한 운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제가 와인 6병도 사갔어요. 사랑해요. 고래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