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글쓰기 프로젝트"
이 모임에 나가야겠다고 생각한 건 브런치 북 프로젝트 수상작 발표가 있은 후 정확히 1달째에 접어들 무렵이었다. 프로젝트 마감을 코앞에 두고 밤낮없이 글쓰기에 몰두하던 날들이 끝이 나자 나는 그야말로 나가떨어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에너지를 골고루 분배하지 못하고 한꺼번에 쏟아낸 탓이라 하겠다.) 마침내 브런치 북 최종 수상작이 발표되었을 때에는 쓰디쓴 낙선의 고통을 맛보아야 했다. 그로부터 상심의 마음을 추스르는데 걸린 시간 1달. 그리고 나는 우연히 보게 된 "글쓰기"라는 단어 앞에서 또다시 설레야 했다. 기꺼이 새로운 출발점 앞에 서기로 한다.
저마다 다른 모습을 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성별, 나이, 직업, 어디 비슷한 점 하나 찾기 힘든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100일 글쓰기'라는 목표 하나로 모였다는 사실은 내게 위안이고 위로였다. 오랫동안 외면해왔던 글쓰기를 이제라도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사람의 눈은 반짝였고, 회사생활의 권태로움에 지쳐 좋아하는 글쓰기를 해보고 싶다던 사람의 표정은 기대로 가득 찼다. 시도 때도 없이 일기 쓰는 것을 좋아한다던 여학생은 다른 사람들의 자기소개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바삐 팬을 굴렸다. 모두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글쓰기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모였다는 사실은 꽤나 근사한 일이었다. 좋은 예감이 들었다.
시작하는 일은 언제나 두렵다. 그러나 두려움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은 시작하는 일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두려운 마음을 올바로 응시하고 직면해야 비로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이제 안다. 그래서 나는 매일 시작하기로 한다. 여전히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숱한 두려움과 시작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