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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K May 02. 2020

중요한 일에만 집중하고 싶은데 할 일이 너무 많아!

<레버리지>



평소에 청소 대행 서비스를 애용한다. 예전엔 운영하던 에어비앤비에만 이용을 했다면 요즘은 집에서도 이용하고 있다. 다이어트는 하고 싶지만 야밤에 떡볶이를 먹고 싶은 마음처럼 공간이 정갈한 것을 좋아하지만 직접 청소하기는 귀찮아한다. 놀라운 것은 이 사실을 청소 대행 서비스를 써 보고 나서야 알았다는 것이다. 


나는 내가 청소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 깔끔한 공간을 좋아하고 일어나자마자 하는 일이 침구정리다. 설거지도 바로바로 하는 편이고 더러운 게 보이면 그때그때 해결한다. 특히나 빨래를 하고 집 안에 다우니 향이 가득 차면 온종일 기분이 좋다.


아니었다. 청소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서비스를 한 번 이용해보니 그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았다. 커피 한 잔 마시고 낮잠 자기, 제목만 읽고 펼쳐보지도 않은 책 펼쳐보기, 청소하는 동안 집 근처에 가보지 않은 카페 가기,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았던 일들 처리하기.


레버리지를 여러 번 읽은 영향일까. 꼭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니면 일을 나누려고 노력한다. 내가 싫어하지만 남이 좋아하거나 내가 못하지만 남이 잘하는 것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과정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려면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짜야하고.


미니멀리즘은 모든 걸 버리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에 더 집중하는 것이다. 레버리지 역시 모든 일을 남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곳에 시간을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레버리지를 쓰기 시작하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삶의 우선순위가 보이기 시작한다.


시작은 말처럼 쉽지 않다. 안 쓴 사람은 있어도 레버리지를 한 번만 쓴 사람은 없다. 바꿔 말하면 한 번도 안 쓴 사람은 계속 안 쓴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처럼 웬만해선 내가 다 직접 할 수 있기 때문. 그래서 갑자기 업무량이 급증하는 상황이 아니면 레버리지를 생각조차 않는다. 


그렇다면 레버리지를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귀찮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누구나 하기 싫고 귀찮아하는 것 하나쯤은 있으니까. 그런데 이것도 본인이 레버리지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가장 현실성 높은 방법은 남의 돈으로 레버리지를 경험하는 것이다. 레버리지에 대해 알려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레버리지> 책 선물을 하는 것보다 청소 대행 서비스를 예약해주는 것이 백번 낫다.


요즘 세상은 너무 편리하다. 터치 몇 번이면 다음날 생수가 도착해있고 엄선된 지식은 물론 꽃마저 정기 배달되는 시대다. 모든 일을 맡기라는 말은 아니다. 빌 게이츠도 설거지는 직접 한다. 시간에 자유를 주라는 것이다. 쓰고 싶은 시간에 대한 자유. 그 자유에 대한 감사까지.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일, 나에게 중요한 일에만 시간을 쓰고 싶다. 인생은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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