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니 뭐니 해도 걱정은 money
밴쿠버에 가기 위한 항공료, 숙박비, 학비 등을 지불하고 SH와 나는 비용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밴쿠버에서 두 달 동안 생활비, 그리고 아파트 관리비 통신료 등 한국에서 나가는 고정비용...
구체적인 금액을 계산하고 현재 가지고 있는 금액을 생각하며 이리저리 짜 맞추다 보니 SH도 나도 마냥 즐겁지 만은 않았다.
당장 다음 달부터 둘 다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우리가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만만치 않았다.
서로 말은 안 했지만 '밴쿠버에 괜히 간다고 했나?'
'이 돈이면 우리가 몇 달은 생활할 수 있는 비용인데..'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사실 나도 조금은 후회랄까 두려움이랄까.. 이러한 복잡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둘이서 버는 수입이 적은 편은 아니었기에 이번 달에 조금 모자라도 "다음 달 월급이 들어오면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무언가를 시작하기도 전에, 회사에서 나오기도 전에 현실이 보이자 걱정부터 들었다.
'이래서 다들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도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쿨하게 뛰쳐나와 즐겁게 살고 싶었는데.. 벌써부터 이런 생각이 드는 내가 한심하기도 했다.
물론 회사를 뛰쳐나오기 전 이러한 현실적인 생각들을 안 해본 건 아니다. 그러니 10년이나 걸렸지..
현재의 안정적인생활과 그 생활을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에의 도전. 이 둘을 놓고 수도 없이 저울질을 했었다.
과연 무엇이 맞는지는 아직 나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선택하고 내린 결정이니 뭐가됐든 우선은 이선택을 믿어보고 싶다.
한 번은 부딪혀봐야 깨지고 후회할지 또 그게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될지 알 수 있으니까...
나는 지금 다른 세상으로 나가는 문 앞에 서 있다.
항상 같은자리에 있었지만 한 번도 열어본 적이 없는 문. 저 문을 열면 어떠한 세상이 있을지 나도, 그도,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가능성 이란 그 문을 이제 열어보려 하고 있다. 그리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곳으로 첫발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