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rnaby
드디어 밴쿠버에 도착했다.
공항에 도착해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오자 미리 픽업 신청을 해 두었던 숙소에서 마중을 나왔다.
우리가 첫 번째 머물 숙소는 밴쿠버 공항이 위치하고 있는 리치먼드에서 20분 남짓 떨어진 버나비 였다
두 달 동안 머물 숙소로 한 달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화장실과 샤워실이 딸린 룸을 하나 빌리고 한 달은 다운타운에 있는 레지던스 호텔을 예약했다.
사실 밴쿠버에 머무는 두 달 동안 다운타운 쪽에 있는 숙소를 예약하고 싶었지만 밴쿠버행이 너무 늦게 결정된 탓에 첫 달에는 다운타운 쪽 숙소는 구할 수가 없었다.
한 달 정도는 교외에서 생활하는 것 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밴쿠버 근교의 버나비 쪽으로 숙소를 정했다.
처음 도착한 날 밴쿠버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밴쿠버의 늦가을부터 겨울까지는 레인쿠버라고 불릴 정도로 비가 많이 온다고 SH가 이야기해 주었다.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결정해 출발하는 게 조금이나마 좋은 밴쿠버의 날씨를 즐길 수 있다고 했다.
과연 비가 오는 밴쿠버의 하늘은 쓸쓸하고 우중충해 보였으나, 이곳이 처음인 나에게는 그나마도 운치 있게 느껴졌다. "난 이렇게 흐리고 비가 오는 날도 좋은데~ 거리 곳곳이 정말 캐나다 같다!!" 라는 감탄사를 연발하자 SH는 이런 내가 재밌다는 듯이 그냥 웃고만 있었다.
캐나다의 교외지역이란 이런 거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한산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서 있는 우리나라의 교외지역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루 이틀의 여행이 아니다 보니 짐 정리하는 데만도 한참 걸렸다. 숙소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고급 호텔을 기대하고 온 것은 아니니 그런대로 생활할 만은 할 것 같다.
비행시간이 길었던 만큼 피곤함이 몰려왔다.
여기 밴쿠버와 한국은 8시간의 시차가 있다. 밴쿠버가 한국보다 16시간이 느려 9일 날 저녁에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9일 점심때 도착했다. 거의 밤낮이 바뀌어 있는 것이다.
피곤해도 시차 때문에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시차 적응이란 게 이런 거구나~ 라는걸 다시 한번 실감했다. 우리는 다행히 주말에 도착해 학교 수업이 있는 월요일까지는 어떻게든 적응이 되겠지 라고 생각했다.
I still have jet lag!
"나는 아직 시차 적응을 못했어요!" SH에게 유용한 표현 하나를 배웠다.
여기서 생활하는 동안은 최대한 여유롭게 우리의 시간을 즐기고 싶다.
SH도 나도 무언가에 쫓기는 쫒아가는 삶이 아닌 걷기도 하고 힘들면 멈추기도 하고.. 뒤돌아 보기도 하는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