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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해 Jul 23. 2019

나 한 사람만을 위해서도

연해 (우울할 땐 푸딩클럽 -매거진 푸딩)

언제부터 당신을 의식했던가 시간을 거슬러 기억을 더듬어보니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당신의 따뜻한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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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넘도록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무대가 아니었으므로 우리는 즐겁고 행복하게 차근차근 연습을 했고, 충분히 좋은 연주가 무대에 올려졌다.
모두가 돌아가고 난 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던 당신이 우리 곁으로 조용히 걸어와
'수고하셨습니다.'
라고  다정한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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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보내준 응원의 말이었겠지만 마치 내 눈을 바라보고 나 한 사람만을 위해서도 그렇게 다정하게 말해 줄 것처럼 느껴져서 그 고마움이 1년이 훌쩍 지나는 동안에도 심장에 오래도록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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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당신을 바라보는 일 외에는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I like watching you move.' 좋아하는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나는 당신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나는 무척이나 느리고 느린 사람이어서 아직도 그날의 당신이 건네준 다정한 말 한마디를 생각하며 되새기다 보니 1년이 훌쩍 지났지만  당신에게 다가갈 만큼 마음을 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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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모든 게 너무 아까웠다. 당신을 멀리서 바라보면서 눈으로 찍어 마음에 현상을 하고 보고 싶을 때마다 생각하고 싶었다. 오래도록 눈으로 찍는 연습을 하면서 언제부터인가 느긋하게 기다리는 시간이 익숙해졌다. 작은 만남과 인연에도 폭풍 치며 안달하던 젊음의 30대를 다 보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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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자괴감이 드는 마음이 슬금슬금 삶에 찾아들면 다정한 당신의 목소리와 눈빛을 마음에  현상해놓고 떠올려 보는 일이 내게 하루의 작은 행복 중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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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작은 소망이 하나 있다면 사람들과 인연을 맺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래서 지금보다 당신 곁으로 마음을 열고 한발 다가가는 것이며, 당신 곁에서 나도 다정한 응원을 보내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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