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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감치는북마녀 Jun 04. 2022

잡지, 여전히 매력적인 연속간행물에 대하여

잡지 글쓰기 출판 시장 분석 칼럼 기획회의

�시장은 유기적으로 변화하기에 칼럼을 썼던 시점과 비교하여 현 상황이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편집부에서 본 최종교정디자인본이 아니라 오탈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추후 발견 시 수정하겠습니다.


잡지, 여전히 매력적인 연속간행물에 대하여

북마녀 | 웹소설 편집자&유튜버, <기획회의> 편집위원 


지금은 웹소설 시장에 속해 있지만, 돌을 삼켜도 소화시킬 수 있었던 시절에는 잡지계에 몸담고 있었다. 월간으로 발행되는 연예지와 패션지 소속기자였고, 한때는 격주간으로 발행되는 문화지에 붙잡혀 살기도 했다. 사람들은 월간지의 마감이 한 달에 한 번, 격주간지는 한 달에 두 번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자신에게 배당된 꼭지(기사 하나를 일컬음)의 수만큼 촘촘한 마감이 있고 그 마감의 집합이 한 달에 한 번, 혹은 두 번인 것이다.


기자가 이번 생의 천직이라고 생각했으나 몸이 따라주지 못해 직업을 바꿨는데, 여전히 마감과 과로의 세계라니 아이러니한 인생이다. 필자와 같은 이유로 많은 잡지 기자들이 출판편집자 혹은 1인 출판사 대표로 직업을 바꾼다. 실제로 잡지와 출판은 서로 닮은꼴이면서도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잡지는 출판 시장에 분명히 속해 있지만, 한편으로 언론의 한 축이면서 언론 중 가장 상업화되었으나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정기간행물이다.


물론 현재 잡지의 힘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찬란했던 잡지 전성시대는 솔직히 말해서 전생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잡지를 만들고자 하는 공급과 잡지의 매력을 알고 소유하고자 하는 수요가 계속 존재하는 한, 잡지는 종이신문처럼 낡은 매체가 되진 않을 것이다. 잡지는 휘발성 뉴스보다는 곱씹을 수 있는 칼럼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매체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색 있는 텍스트와 이미지, 편집 디자인을 구현하는 것도 잡지만의 특성이다.


문화생산자 및 문화향유층에게 잡지는 여전히 트렌디하고 핫하고 색다른 아이템이며, 단행본이 해소해줄 수 없는 갈증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에 <기획회의>는 한국 잡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룬 특집을 통해 잡지의 영향력과 잡지를 만드는 각계의 노력을 짚어보고자 한다.


덧붙여, <기획회의> 자체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겠다. 내로라하는 잡지들이 휴간과 폐간으로 쓸쓸히 사라지는 와중에 1999년 전신이었던 <송인소식>으로 시작하여 2004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발행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한국 잡지의 역사에서 고유한 모티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상업성을 최소화하고 출판관계자들과 독자들에게 필요한 담론을 전개하는 순수성은 상업지에 속해 있던 관점으로 보기에 아주 신기하고 의아하기까지 한 점이다. 더불어 격주간 발행이라는 주기는 경험해 본 사람만 아는 무시무시한 스케줄이다. 이 지면을 빌어 편집부 에디터들에게 위로와 격려, 그리고 찬사를 보낸다.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기자라는 직업은 ‘기레기’라는 끔찍한 단어로 조롱받고 있다. 그러나 분명 어느 비좁은 책상 앞에서 양질의 잡지를 만드는 이들이 오늘밤을 지새우며 마감을 치고 있음을, 취재 없이 복붙 쓰레기를 양산하는 그들과는 완전히 다른 깊이의 원고를 다듬으며 교정을 보고 있음을 이 <기획회의>를 읽는 독자들만은 알아주길 바란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기획회의> 546호(2021.10.20 발행) 특집 '한국의 잡지들' 기고 칼럼(인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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