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다 Sep 13. 2023

열 셋. 스페인 / 아니, 너무 멋지잖아!

‘구엘 공원’/달리 미술관/구엘 저택/분수쇼



“우왓, 닭볶음탕이다!”

전날 밤, 정말 푹 자고 일어나니 맛좋은 냄새가 코를 찌른다. 서둘러 옷을 입고 식당에 가니 맛좋은 닭볶음탕이 우리를 반긴다. 세상에! 매콤달콤 닭볶음탕으로 배불리 아침을 먹고 오늘은 뭐할지 동현이랑 고민을 했다.  

▶오늘의 아침. 달착지근 닭볶음탕과 부추 부침개. 동현이 스타일의 깍두기. 이 정도 메뉴는 동현이 생일상 수준이다. 



▶입을 다물지 못하는 동현이. 비싼 프랑스 식당을 갔을 때도, 그토록 좋아하던 고기를 먹었을 때도 이런 표정은 짓지 않았는데... 대박

▶▶후식으로 먹은 사과. 굉장히 달고 포슬포슬한 식감.   


바르셀로나에 온 지 3일째. 이곳은 정말 ‘한산하기 짝이 없는’곳이다. 내가 애당초 보기로 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구엘저택’,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 ‘몬주익 언덕’, ‘구엘 공원’등은 작정하면 ‘하루만에’다 둘러볼 수 있는 거에 있고, 생각보다 작은 규모라 관람시간도 생각보다 훨씬 덜 걸린다. (정말 세세하게 살펴보고, 감탄해도 1-2시간 이내면 완료!) 그래서 첫날 저녁에 오자마자 최대한 이들을 나누고, 모든 거리를 걸어서 다녀도 ‘엥? 이제 뭐하지?’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동현이는 계속 ‘여기를 사람들이 왜 추천한거지?’라고 쉼 없이 종알거렸다.  


우리는 둘째날 저녁, 이 모든 것을 수긍하기로 했다. ‘이왕 이렇게 된거, 우리 충분히 느긋하게 다니자!’ 그래서 오전에는 애초에 가기로 한 곳들을 나눠서 다니고, 나머지 시간엔 걸어다니면서 내키는대로 다니기로 했다. 처음에는 ‘우리 이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해도 되나?’라고 초조했는데, 셋쩨날 오후 쯤 지나니까 금세 익숙해졌다.  


“부분 유료라고요?”

구엘 공원이 ‘부분 유료’이고, 그 ‘유료’인 부분이 하필 가장 보고 싶던 ‘도마뱀이 있는 분수가 있는 곳’이고, 그곳에 가기 위해서는 예약을 해야한다는 것을 구엘공원에 도착해서 알았다. 하하 이런 멍충이... 오전 11시에 도착했는데, 가장 빨리 입장가능한 시간은 오후 1시 30분 이란다. 한국이나 영국, 프랑스였다면 발을 동동 구르며 초조해했겠지만 여기는 어딘가, 자유와 여유의 ‘바르셀로나’가 아닌가! 우리는 오후 1시 30분 티켓을 구매하고 ‘또 다른 유료인 장소’였던 가우다의 집과 근처 공원을 마음껏 구경했다.  



▶구엘 공원 입장! 구엘 공원은 부분 유료로 운영되는데, 무료로 다닐 수 있는 부분이 굉장히 넓고 멋지기 때문에 '굳이' 유료입장에 목맬 필요는 없을 듯하다. 



▶구엘 공원 '무료입장'하는 부분에 있던 '유료입장' 가우디의 집. 독특한 가구들을 볼 수 있다.





▶멀리서 보면 '다리'라기 보다는 '코끼리들'이 줄지어 있는것 같던 신기한 다리.  


▶바르셀로나 시내가 한 눈에 보이는 구엘 공원 꼭대기. 멀리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도 보인다.




▶유료로 들아기는 곳. 가장 유명한 '도마뱀이 있는 분수'. 



▶아름다운 타일들이 종기종기 붙어있던 벤치.





▶동현이 인증샷을 찍는 와중에 갑자기 들이닥친 외국인 단체들. 찍고 나니 굉장히 독특한 장면이 연출 되었다.

▶▶도마뱀을 만지면 행운이 있다는데... 엄청 열심히 만지고 왔는데 좋은 일이 생기려나?



▶구엘 공원을 나가면서 아쉬운 마음에 한컷!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진. 절묘하게 포착된 장면!  

구엘 공원의 무료로 개방되는  곳에서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동현이와 나는 근처 식당에서 샌드위치와 음료, 츄러스를 사서 먹었다. 역시 스페인이라 그런가... 츄러스가 정말 맛있었다. (누텔라 소스도 천상의 맛!) 

 



▶안먹는다고 하고서는 겁나 열심히 먹는 동현이. 닭고기가 들어 간 샌드위치였는데, 훈제 닭고기였는지 고소한 맛이 났다.

▶▶진짜 스페인 츄러스. 누텔라와 우유를 달인(?)것 같은 달콤한 소스와 갓 튀긴 츄러스. 설탕을 밑에 깔아준다. 츄러스 만으로도 굉장히 맛있다.
  

'구엘 공원'에서 '달리 미술관'까지 걸어 가기로 했다. 우리는 람블라스 거리를 지나며 '스페인의 한적한 휴일 거리'를 구경했다.  



▶걸어가고 있는데 "헤이"라고 누가 불러서 보니, 2층 창가에서 '마릴린 먼로'가 우리를 보면서 반갑게 인사를 해주었다.

▶▶'이 거리를 눈으로만 담을 수 없어!'라며 그냥 찍어버린 한 컷.  

+바르셀로나 거리의 다양한 모습들  



“우리가 아는 달리 맞아?”

스페인 출신의 화가 ‘달리’의 흔적을 찾기 위해, 바르셀로나 시내에 있는 ‘달리 미술관’에 갔다. 이곳은 초창기 달리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굉장히 작고’, ‘생각보다 볼 건 많지않은’ 곳이다. (달리를 굉장히 좋아하거나, 시간이 정말 많이 남는데 돈도 좀 있다-싶은 분들께는 추천) 나야 달리를 좋아하고, 초창기 작품이라면 잘 볼 수 없어서 재미있었지만, 같이 간 동현이는 심드렁해했다. (관람시간은 30여분 정도?)  


▶진짜 갖고 싶었던 쇼파! 입구에 있던 것인데, 안내원이 '거기 앉아서 사진 찍어요~'라고 말해주었다.


▶가장 '달리 스러웠던' 조각상.



“구엘 저택, 일요일 오후 5시 30분부터는 무료!”

“바르셀로나는 가우디가 먹여 살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바르셀로나에 오니 그 말이 거짓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관광명소의 입장료가 여느 나라의 곳보다 비싼 편 (1이 20유로는 기본/달리 미술관은 ‘사설’이라 10유로-)인데, 다행히(?) 일정 요일, 일정 시간대에 무료로 개방하는 곳도 많다. 다만 무료라서 무조건 입장은 아니고, 무료티켓은 한정이 되어있어서 미리 줄을 서서 무료 티켓을 받아야 한다.

내가 갔던 ‘구엘저택’은 일요일 오후 5시 30분부터 무료개방이었는데, 오후 4시 40분부터 티켓을 발부하고 있었다. 나는 4시가 넘어 갔는데, 경비원이 줄을 미리 서면 ‘유료관객’들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으니, 줄은 30분부터 서줬으면 좋겠다‘고 당부를 한다. (그러나 4시 10분 쯤, 한 영국 관광객들 10여 명이 우르르 줄을 서는 바람에 덩달아 줄을 서고 말았다.) (경비원의 말로는, ‘피카소 미술관’의 경우 무료개방 2시간 전부터 줄을 선다고 한다.)  



“분수쇼가 얼마나 멋진데! 꼭 보고 가요!”

바르셀로나 한인민박 이모님이 ‘분수쇼’를 강력하게 추천해 주셔서, 전날에 본 스테이크집에서 저녁을 먹고 분수쇼를 보러 갔다. 우리는 스테이크를 든든하게 먹고, 호기롭게 콜라도 1인 1병씩 먹고(!) 노래를 부르며 분수쇼를 보러 갔다. 오후 9시. 막 어둠이 몰려온 시간에 시작된 분수쇼. 사실 ‘대단히 크고 멋지고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바르셀로나에서 본 것 중 가장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며 시원하게 내뿜는 분수의 아름다움은 독특한 볼거리였다.  

▶너~~~어무 맛있어서 특별히 엄청 큰 사진으로 올리는 스테이크들.  

바르셀로나 분수쇼가 열리는 곳은 에스파냐 광장- '카탈루냐 미술관'. 우리가 딱 가니 분수쇼가 촤악 시작하고 있었다. 세계 3대 분수쇼..치고는 크기나 프로그램이 아주 다양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휘황찬란한 조명이 아주 아름다웠다. 스페인 전통 민요(같은)부터 최신 팝송까지 다채로운 노래들로 30여분 넘게 쉬지 않고 이어지는 분수쇼! '엄청나다'까지는 아니지만 '멋지구나'정도의 생각이 드는 괜찮은 분수쇼였다. (하지만 이것을 보겠닥 일정을 조정하거나...까지는 안해도 될듯! 크기나 규모는 대구 두류공원 음악분수가 더 멋짐....)  



분수쇼를 보고 숙소로 가는 길에, 길을 잘못 들어서 무려 한 시간 넘게 돌아다녔다. 그치만 둘 중 누구도 ‘길을 잃어버렸어’라고 호들갑을 떨거나, 초조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 밤에 보니 이 거리가 색다르다’라던가 ‘바르셀로나의 밤은 엄청 조용하다’고 즐기면서 숙소로 향했다. (나중에 숙소에 오자마자 우리는 ‘우리 길을 잃었나?’하고 웃었다.) 


이제 내일 하루 남은 바르셀로나. 내일도 어제처럼, 오늘처럼 아주 한가롭게 보낼 예정이지만- '내일은 어디가서 뭐 보자'고 쫙 짜인 스케줄보다 더 기대가 되었다. 



*이남매의 e-팁!

바르셀로나,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아요!!!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간다고 하니 많은 이들이 하나같이 '소매치기'를 조심하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는데, 실상 바르셀로나를 다녀온바로는.... 막막 쫄 정도로 긴장하지는 않아도 될 듯 하다. 물론 너무 칠렐레 돌아다니면 표적이 되겠지만- 


조심해서 나쁠건 없지만, 일부 블로그 후기들을 보면 마치 '바르셀로나는 범죄자의 도시'인 것 처럼 엄청 무섭게 써놨던데... 다녀온 나로썬 이런 글 때문에 바르셀로나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오거나, 와서 아름다운 바르셀로나의 경치를 보지 못할까봐 안타깝다. 


오히려 과도한 경계를 하면 범죄의 표적이 되기가 더 쉽다. 가방은 꼭꼭 잠그고, 관광지에서는 귀중품을 손에 꼭 쥐거나 안고 있고, 노천카페에서는 휴대전화나 지갑 등을 가급적 얹어놓지 않는 정도의 주의만 기울여도 될 듯.(나는 핸드폰을 항상 테이블에 올려놨는데.. 운이 엄청 좋아서인지 한번도 없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지나가던 스페인 총각이 주머니에 넣으라며-0-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