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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oyager Sep 04. 2022

주식투자 101(B)

개인은 주식투자 안 하는 게 정답일까?

손실이 큰 개인투자자     


코로나 시기 저금리로 인해 폭등했던 우리의 주가지수 KOSPI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원복 했다. 주가가 상승하던 시기에 주식투자로 연봉보다 더 번다며 의기양양했던 주위 사람들이 지금 많이 의기소침하다. 코로나 직전 2019년에 주식투자를 시작해서 크게 벌었던 친구는 자기의 재능이 주식투자에 있는 것 같다고 했었지만, 2022년 초부터 주식투자 손실이 커지면서 살이 확 빠졌다. 그는 시장이 벌어준 것을 실력으로 착각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고 증권회사에서 일하고 있다고 더 잘하는 것도 아니다. 역시나 많이 물려서 고민을 하고 있다. 여하튼 주위에 이런 사람들이 매우 많다. 


코로나 직후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을 주도할 때, 주식시장의 패러다임이 개인 주도로 바뀌었다며  “This time is different"를 얘기하던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은 조용하다. 나는 그들이 이를 진짜로 믿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역사적 차트를 봐도, 금융공학적 시각에서도 금방 알 수 있고, 더욱이 시장에서 오랫동안 실전 경험을 했을 테니까. 다만 물들어 올 때 노를 저어서 돈을 벌고자 하는 마음이 많았으리라 짐작한다.   

   

얼마 전 한참 주식이 뜨거울 때 개인투자자 대부분은 조만간 다시 복구하지 못할 손실을 볼 것이라는 글을 썼었다.(주식에서 개미는 왜 털릴까?) 그 글을 요약하면 도박이건 주식이건 잃을 때까지 치기 때문에 손실을 본다. 그나마 잃지 않거나, 적게 손실을 보려면 포트폴리오 조정을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었다. 그 글은 주식시장을 경험을 해 본 사람은 알 수 있는 것들인데, 그러한 주식시장의 속성을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소수였을 뿐이다.  

    

그래서 주식에서는 “사는 것은 기술, 파는 것은 예술”. 도박에서는 “땄을 때 자리 털고 일어나기”가 중요한 것이라고 여긴다. 다만 손실 났을 때 본전 건지려고 버티다가 더 큰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은 일반 사람이라면 피할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냉정하게 손절하고 현금화하던지, 다른 종목으로 교체해서 포트폴리오를 변화시켜야 하는데, 기관은 이런 일을 시스템적으로 하기 때문에 개인보다 투자실적이 좋다.     


주식투자 101(B)     

- 이자율의 중요성


주식투자 101(A)에서 주가는 미래의 기업이익 흐름을 “이자율 +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할인을 한 단순한 것이라고 얘기했다. 즉 분자는 기업이익, 분모는 (1 + 무위험 이자율 + 리스크 프리미엄)인 것이다. 물론 이익추정을 한다던가, 리스크 프리미엄을 구하는 것은 머리 아픈 회계와 투자, Valuation 이론을 알아야 하지만,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이미 친절하고 이해하기 쉽게 보고서로 발행해준다. 따라서 보고서를 읽고, 자기의 관점을 잡을 수 있을 정도의 기초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위의 식에서 볼 수 있듯이 주가는 기업이익과 이자율, 리스크 프리미엄의 함수이다. 이 중에서 기업이익과 이자율이 가장 중요하다. 리스크 프리미엄은 테크니컬 하기도 하고, 투자 의사결정에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며, 101을 넘어서는 수준이기도 하다. 혹시나 나중에 시간이 나면 설명을 시도해 볼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실적과 이자율 중에 뭐가 더 주식시장에 중요할까? 기업이익은 기업 경쟁력, 소비, 투자, 수출, 정부 정책, 경제 성장 등의 실물경제, 이자율은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기준금리에 의해 좌우된다. 


기업실적


우선 기업실적과 주가지수와의 상관관계를 보면 0.58로 관계가 밀접하다. 즉, 기업이익이 증가하면 확률 58% 정도로 주가오르는 것이다.  아래의 그림에서 2004~2007년 기간이 예외적이기는 한데, 주식시장은 물리학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1년 후의 예상 이익을 기준으로 가격이 결정되는데, 예상치와 실제치의 차이가 크면 시장이 요동을 치기는 하지만 급등, 급락을 초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만약에 초우량 기업 애플이나 삼성이 적자를 다면, 전 세계 다른 기업들은 더 큰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시장이 폭락할 수도 있겠지만.


자료: KOSIS, ECOS

    

이자율  

   

주가에 영향을 주는 이자율은 단순하게 중앙은행이 결정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장단기 금리차, yield spread 등등을 보면 반드시 그렇지도 않고, 금리의 움직임 자체가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어쨌든 101 수준에서 금리는 중앙은행 관할이며, 중앙은행은 물가와 고용의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조절한다고 본다. 물가가 높으면 금리인상, 실업률이 높으면 금리인하.  

    

금리는 실적보다 주식시장에 영향이 훨씬 더 크다. Time Lag를 준 주가와 중앙은행 기준금리의 상관관계는 -0.83, Time Lag를 안 줘도 -0.68. 마이너스 상관관계의 의미는 금리가 하락하면 주가가 상승하고, 반대로 금리 상승은 주가 하락이다. Time Lag에서 더 높은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의미는 시장이 금리정책을 시장에 빠르게 큰 폭으로 선반영 한다는 것인데, 금리 인상 신호만 있어도 주식시장은 하락한다. Time Lag 없을 때의 높은 상관관계는 금리가 높은 기간 중에도 시장은 침체한다는 의미이다. 물론 금리 인하는 그 반대.    


        

자료: KOSIS, ECOS

다만, 금리인상 초기에 주가가 상승하기도, 금리 인하 초기에 시장이 급락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경기가 피크를 치고 물가가 상승할 때는 금리 인상을 통해 경기과열을 억제하고, 경기 침체로 실업률이 높을 때는 금리 인하를 해서 경기부양을 하는데, 주가가 일시적으로 이자율보다 경기 상황을 더 크게 반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그 때는 일시적으로 "금리 인상 억제 효과 < 경기 상승 영향력" 일 때 상승하고 "금리 인하 촉진 효과 < 경기 침체 심각성"에 급락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이자율이 시장을 지배한다.  

  

주식투자 101(B)의 결론은 안전하게 투자를 하려면 금리 인상 얘기가 나오면 더 먹을 것이 보이더라도 털고 나오고, 금리 인하 초기에는 실물 경기지표가 호전되는 것을 보고 들어가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즉, 이자율 동향을 주 지표로 삼아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파는 것'이다.      


Epilogue    

 

얼마 전 소위 “개미들의 대부”라는 사람들이 위탁받은 자금으로 운용하는 펀드를 자신 소유의 회사에 투자하거나, 개인의 투자에 유용하다가 발각되어 조사를 받았다. 아마 지금까지 계속 이렇게 했었지만 지금에야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들의 주장은 '좋은 주식에 장기 투자하면 부자 될 수 있다'이다. 어떻게 투자하나? 결국은 자기 펀드에 돈을 맡기라는 것이다. 난 오래가는 좋은 주식이란 없다고 생각하고, 돈이 인생의 전부인 듯한 그들의 표현도 혐오했다. 그 사람들은 펀드 운용실적이 하위권이지만 매스컴 타고 장사한 것인데, 고양이가 자기한테 생선가게 맡겨달라는 것으로 느꼈다. 여하튼 이런 대놓고 탐욕스러운 사기꾼 유형들을 가장 혐오한다.    

  

경기가 나빠져서 기업실적이 악화될 것이 뻔한 와중에 금리까지 급격하게 오르는, 이중으로 위험한 현시점에 지금 주가가 바닥이니까 주식을 사라는 인간들은 뭔지 모르겠다. 주식은 경기의 최저점에서 반등한다는 논리인데, 최저점을 알 수 있나? 주가 바닥론자들은 다들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기도 하다. 다만 내가 받아들이는 로직 하나는 지금 우리나라 주가는 PBR 0.9로, 지금까지 우리나라 증시는 PBR 0.9 찍고 반등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처럼 경기가 하락하고, 금리가 올라가면 자산가치는 하락한다. 따라서 경기, 금리가 안정화되고 나서의 PBR 0.9는 의미가 있지만, 자산가치가 얼마나 떨어질지 모르는 와중에 PBR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브런치에 올리는 글들은 그 당시의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 쓴다. 혼자 메모하면 시간이 지난 후에 나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인 경우도 많아서, 읽는 사람을 의식하면서 쓰면 나중에 나도 이해가 쉽다. 코로나 초기의 글에 총수요/총공급의 틀에서 고물가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는데, 완전히 틀렸다. FED의 파웰도 틀리기는 했지만. 시간이 나면 왜 틀렸는지 찬찬이 들여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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