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월 아기 먹잠루틴
아침분유 + 낮잠1 + 아침이유식 + 낮잠2 + 점심이유식 + 저녁이유식 + 저녁 분유 + 밤잠 (5시 반~6시에 취침)
> 10개월 때와 유사
이너프 시판 이유식은 잘 먹고 있다. 다만 너무 되직해서 그런지 분유물을 조금 타서 묽게 주고 있다. 후기이유식인데 이래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아기마다 질감 선호 차이는 있으니 그러려니 했다.
조금 우려되는 것은 어린이집 원장님이 말씀하셨듯이 씹는 연습을 하지 못해서 유아식도 꿀덕꿀떡 넘기는 습관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 이가 아직 나지 않아 핑거푸드는 만들어줘도 안 먹지 않나 싶었는데, 치발기? 역할이라도 하는 겸해서 자주 만들어줘야겠다.
냉장고가 작아서 이유식이 도착하면 보관할 때 조금 난감하다. ㅎㅎ 냉동실 정리도 해야 하는데 할 여유나 의지가 없다. 항상 모든 일들은 육퇴 후 진행해야 하는데, 쉬고 싶다는 생각과 다른 일처리를 하면 체력이 바닥나서 이런 디테일한 일들의 우선순위가 자주 밀린다.
어린이집을 4시까지 보내기 시작하면 우선순위 낮췄던 일들을 몰아서 다 처리하려고 한다.
슬슬 핑거푸드나 간식들을 만들어야 하는데 여간... 게을러진다. 사실 어느 타이밍에 만들어야 할지 감이 안 오고, 이런 핑거푸드를 먹었을 때 실제 이유식을 안 먹을까 봐 걱정이기도 하다. 일단 시도해 보고 피드백을 해야 하는데 괜히 겁부터 낸다. 솔직히 말하면 귀찮은 것이겠지.. 내일부터 간단한 당근, 감자전이라도 시도해 봐야겠다. 이걸 성공하면 자기 주도 이유식 가즈아..
밥 먹는 타이밍을 놓치면 굉장히 배고파한다. 어른도 그런데 아기는 오죽하랴. 오늘도 남편 식사를 먼저 만들어주느라 이유식 주는 시간 30분 늦었더니 엄청나게 대성통곡을 하였고, 이유식을 적극적으로 거부했다. 그 맛있어하는 바나나도 거부하는 것을 보고 정말 이유식을 안 먹겠다 싶어 바로 분유로 변경해서 주었다. 안정감을 찾고 다 먹고 나니 배시시 웃는다.. 너란 녀석!
이런 식으로 타이밍을 놓치거나, 장소가 여의치 않아 놓치거나, 아침부터 주기 힘들어서 놓치거나 등등, 이번 주는 하루 2회만 먹는 날이 많았다. 제일 베스트는 아침부터 주어서 변수가 생기면 늦게라도 먹일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은 듯하다. 밤잠 자고 일어난 시간은 배고프니 잘 먹게 되어 확실한 1회는 보장할 수 있으니.
아직 빨대가 아닌 물컵으로 물 마시기는 도전해보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빨대컵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어린이집에 분유물과 함께 컵을 보내곤하는데, 기존 컵은 뚜껑이 실리콘이라 조금만 가방에서 뒹굴면 바로 물이 세버린다. 몇번을 가방을 적시고나니 어느 날부터 선생님이 물 없이 컵만 보내라고 하셨다.
그럼 무슨 물로? 정수물을 준다는데.. 안 되겠다 싶어 예전에 사두었던 빨대컵을 꺼내어 은비가 잘 빠는지 확인했다. 새로운 빨대가 두꺼워 사용하던 빨대컵보다 더 많은 힘이 필요해서 이전에는 잘 빨지 못했는데 이제는 빠는 힘이 생겨서 그런지 잘 먹는다. 다음은 마시는 컵으로 도전해 보자!
여전히 응가는 좋다. 냄새가 지독해졌다 정도? ㅎㅎ 여름이라 더 냄새가 나는 듯해서 쓰레기통을 자주 갈아주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은비는 활발해져 갔다. 점점 커지는 흥을 집에 있는 장난감이나 공간이 해결해주지 못하는 기분이었다. 여자아이라 인형을 갖고 노는 것을 좋아하고 상황극을 좋아하긴 하는데, 대근육을 더 쓰고 싶어 하는 느낌이랄까. 앉아서 노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고 방을 이곳저곳 돌아다는 것을 더 좋아하는 느낌이었다.
나도 답답하고 아기도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어 문화센터도 더 등록했다. 동네 친구들과 자주 산책을 나가기도 했다. 원래 시댁에 자주 가곤 했는데, (아기 맡겨놓고 개인일정을 위해) 시조카 이슈로 시댁을 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더더욱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나 고민되는 요즘이다.
현재 루틴은 오전 어린이집-낮잠-외출-목욕-잠 이런 패턴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1일1외출이 체력적으로 쉽진 않고, 더군다나 날씨가 습해지고 더워지고 러브버그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그럼에도 집에 있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이 루틴은 유지 중이다.
언제까지 갈 수 있으려나!
6월부터 월/화/목을 문화센터를 다니고 있었고, 수요일 금요일은 친정에 가거나 육아모임 약속을 잡곤 했다.
몇 주 뒤, 기존에 다니던 화요일 문화센터는 2회만 듣고 환불하게 되었다. 환불한 수업은 아이젬이나 애기똥풀보다 더 다이나믹한 촉감놀이였고 미술가운이 필수였다.
촉감놀이는 은비가 좋아하기보다는 당황해서 수업을 듣는 와중에 나에게 돌아와 안기기 일쑤였고ㅠ 안길 때마다 묻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나도 미술가운을 입고 수업에 참여해야만 했다.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은비인데 촉감놀이 재료들이 물감이나 미끄러운 재료들로 진행되다 보니 바닥이 미끄러워 위험하기도 했었다.
케어하는 나도 힘들고.. 은비도 위험하고.. 딱히 즐겨하는 것 같지도 않아, 환불하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사실 이 문화센터는 가기 전부터 스트레스)
월요일만 문화센터를 다니는 상황이 되고, 시댁도 자주 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 오후 시간이 비어 부랴부랴 다시 문화센터 등록가능한 수업들을 확인했다. 어차피 친정을 자주 가니 차라리 친정 근처의 홈플과 이마트의 문화센터를 등록하고 친정에서 좀 쉬다가 오면 되겠다 싶어, 신도림 쪽으로 수업을 등록했다.
요즘 소리 지르는 수준이 남달라 졌다. 좋아서 소리 지르는 것이 잦아졌고, 그냥 놀다가 아---라고 말하는 습관도 생겼다. 집이나 밖에서는 소리지름이 상관없는데 어떤 내부건물에 들어갔을 때, 예를 들면 엘리베이터, 백화점, 등등 타인이 있는 상황에서 소리를 지르기도 하니 참 난감했다. gpt에게 물어보니 건강하더란다..
주먹을 쥔상태로 검지손가락만 펼쳐서 가리키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참 신기했다. 어떤 대상을 목표 삼아 정확히 가리키는 것은 아직이지만 그래도 나름 어딘가를 가리키는 느낌으로 검지손가락을 뻗곤 한다.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그러니 사랑스럽다.
짝짝꿍짝짝꿍 말을 하면 박수를 친다. 소리를 듣고 생각해서 행동으로 옮기게 된.. 이 일련의 과정들이 신기하기도 하면서 대견스러웠다.
와 이렇게 뇌가 발달하는구나 싶다가도, 말을 알아들으니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떤 말과 행동이 매칭되는 능력이 생겼으니, 점점 무언가를 학습시킬 수 있겠구나 싶어 어떤 것을 알려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낱말카드를 구입했고 {말+시각적인 것(카드)+실제 행동이나 물체} 이 세트로 놀아주는 시간을 매일 30시간씩 가져보려고 한다.
그 밖에도
- 아랫니가 드디어 조금 거의? 잇몸을 뚫기 직전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 표정이 다양해졌다. 한쪽 눈썹을 치켜뜨기도 한다. 내 주특기인데 날 닮은듯하다.
- 유모차를 나를 향해있지 않고 앞을 바라보도록 돌렸다. 엄마만 보다가 이젠 바깥세상을 나 없이 바라보니 즐거운 듯하다. 세상은 이렇게 생겼단다 은비야~
잘잔다! 쪽쪽이가 빠지면 가끔 칭얼거리긴 하는데 그래도 밤에 깨어나 분유 달라고는 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하루 총식사량은 항상 800~900까지 먹고, 1일1외출을 하니 더더욱 잠이 잘 오나 보다 싶었다.
보통은 마지막 밤잠 전 분유를 먹이고 먹으면서 잠들곤 했는데, 어느 날 그렇게 하지 않고 눕혀서 자장가를 불러줬더니 잠들었다. '자장~자장~우리~아기' 이 음율이 잠을 오게 만드나 싶었다.
분유를 먹다가 잠들 것 같으면, 이전에는 품에서 바로 잠들었는데 이제는 1) 젖병 잡은 내 손을 밀어서 2) 젖병을 빼게 한 뒤 3) 스스로 잠잘 곳으로 기어가 4) 눕는다.
1. 오 여기가 자는 공간이라는 것을 인지했구나.
2. 공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알게 되었구나,
3. 어떤 목표를 향하는 행동에 순서가 생겼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6개월 지나고였을까. 점점 아기가 활발해지고 육아난이도가 올라가다 보니 심신이 지치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적응해서 괜찮은데 그당시에는 힘들고.. 쉬는겸 남편이 여름에 호캉스를 가자고 제안해 주었다. (야호!)
은비를 맡기고 갈 생각과 오랜만에 놀 생각에 평균보다 조금 더 좋은 숙소를 예약하였다.
여행일이 다가오고 은비를 맡기기 위해 시댁에 일정을 여여쭤았는데 가능하지 않았다. 청천벽력.. 본의 아니게 호캉스는 은비도 함께 가게 되었다.
아기 용품을 준비하면서 이것저것 검색해 보니 예약한 숙소가 돌 전 아기들과 함께 많이 가는 숙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완전 러키비키잖아~ 하며 재밌게 시간을 보내고 왔다.
자쿠지가 있는 숙소를 예약해서 덕분에 은비의 첫 물놀이도 함께 했다.
돌잔치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