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불안사이
학교 입학전에 해보려고 7살때 시도하다 아직 인지가 문자교육을 할 만큼
성장하지 못한 것 같아서 내려놓았다.
학교에 입학한 이후 8살 부터 10살까지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극심한 불안장애 (어른들의 공황발작과 거의 유사한)가 나와서 학습을 더 내려놓았다.
앞으로 나아가기도 아득하고 먼 길인데 자꾸 뒤로 가는 것 같은 불안함과 서러운 마음이 들면
엄마의 만족감을 위해 좋다는 학습지와 교구를 쇼핑하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아이가 받아들일 때가 올거야. 그 때가 오면 해야지. 언젠가 할 수 있을거야"
막연한 희망과 불안사이를 채우는 건 시도 못하고 쌓여만 가는 책 ㅠㅠ
그런데, 얼마전부터 준영이가 문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늘 저녁에 하루 30분 ~ 1시간 정도 색칠하기, 오리기, 스티커 붙이기, 퍼즐, 선긋기 같은 활동을 하는데
예전에 하다만 한글 학습지를 꺼내주니 너무 재미있어 했다. (호비, 한글깨치기, 수학깨치기 등)
그러더니 스스로 한글쓰기 책을 하겠다고 해서 우연인가? 했다.
진짜 글씨쓰기를 할 거야아???��
한글쓰기를 엄청 집중하면서 쓰길래 6월 동안 서서히 글자 노출도 시작하고
몇 년만에 동화책 읽어주기도 하고!
아직 필압이 좋지 않아서 연필로 쓰는 것 보다
살짝 힘만 줘도 진하게 나오는 싸인펜으로 쓰는 걸 더 좋아한다는 사실도 깨달음.
손이나 옷에 묻으면 어때. 싸인펜으로 해 ㅎㅎ
그리고 자/모음 결합방식으로 한글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쌓여있는 책 중 한글 읽기 위주 + 스티커붙이기 + 동영상이 있는
아신나 한글읽기를 먼저 시도했는데 진짜 별 거 없는 동영상인데 좋아함
그러더니, 아침에 한글 동영상을 틀어주니까 또 너무 좋아하더니
유투브 자동재생이 다른 동요로 넘어가니까 다시 한글 틀어달라고 했다.
정말 기다리던 그 때가 진짜 온 것일까?
우리 지치지 않고 잘 해보자.
글을 알게 되면 세상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넓어지고 새로운 발견에 눈이 떠질텐데
지금 너의 세상은 얼마나 답답할까
아주 오래걸려도 화내지 않고 알려줄 수 있도록 마음단련도 해야지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