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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래 Jun 21. 2016

따로 또 같이

Monhami Story


거실, 그중에서도 소파는 ham의 주된 서식지인데 그러다보니 언젠가부터 나는 소파에 앉아있다가도 ham이 눕고 싶어하면 비켜줘야하는 공간이 되었다. 처음에 소파를 살때는 거실에 앉아서 같이 차를 마신다거나 영화를 보는 그림을 상상했는데,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며 한 집에서도 따로 머무는 공간이 생겼다.


서로가 좋아하는 커피스타일도 다르고 ham은 게임이나 책읽기를 좋아하는데 나는 영화나 드라마보기, 그림그리기를 좋아해서 어떨땐 둘 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을 때도 있다.(싸웠을 때도)

외식을 하러 식당에 가서도 우리는 별 말없이 밥만 먹고 오기도 한다.


여전히 ham은 소중한 짝꿍이지만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따로 즐기는 것이 편하다는 사실을 이제는 받아들인다. ham이 소파에 눕고 싶어하면 내어주고 내가 작업을 해야한다고 하면 방에서 나가준다. 산책이나 외식을 할때도 그저 말없이 손을 잡고 걷거나 상대방의 요리를 맛보는 정도에 만족한다.


그러다 문득 "너의 지금의 가치관은 어떻게 형성되었느냐?라거나 "내가 죽으면 넌 어떻게 살거냐?"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하는데, 그런 질문에도 "살다보니 어쩌다"나, "얼른 딴놈 알아봐야지"라고 눙친다.


뜨겁고 설레던 연애시절도 좋았지만, 담백하고 익숙한 결혼생활도 좋다.


* Monhami Story 는 함께 살고 있는 남자 Ham대한 이야기를 모나미 볼펜으로 그리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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