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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평 Sep 17. 2017

Maudie, My love(2017) / 내 사랑

위대한 예술가의 평범한 사랑


Aisling Walsh

에이슬링 웰시

박칼린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기분탓일까?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의 영화감독인 에이슬링 웰쉬(Aisling Walsh)는 우리나라에선 그리 대중적이지 않은 감독이지만, 해외에서는 영화와 Tv드라마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아가씨”의 원작인 "Fingersmith"의 TV 드라마 판 감독이기도 합니다. 섬세한 연출과 시대를 잘 녹여낸 풍경화와 같은 색감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던 "Fingersmith"는 그해 BAFTA TV Award에 수상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SongFor Raggy boy]의 각본을 쓰고, 연출하여 2003년 코펜하겐 국제영화제의 최우수 작품상과 더불어 20여 개의 국제 영화제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Joyrider(1989)], [Damage(2008)], [Invisible State(2006)], [The Daisy Chain] 등의 영화에서 각본과 연출을 담당하였습니다.


에이슬링 월쉬 감독은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고, 그 결과 그녀가 10년 동안 준비한 사랑 이야기 <내 사랑>의 영화화를 시작했다. <내 사랑>은 나이브 화가인 모드 루이스의 실화를 담고 있는 로맨스 영화입니다.


에이슬링 월쉬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그녀가 조지아 오키페나 프리다 칼로와 같은 아티스트와 같은 위대함이 그녀에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녀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과 단순함을 사랑합니다. 예술가와 생선 장수, 사회에서 소외됐던 어울리지 않는 한 쌍이 만나 일생에 걸쳐 서로의 삶을 바꿔가며 사랑을 하는 여정을 담았습니다.”


에버렛과 모드의 사랑이 그려져 있는 작은 집을 완벽히 재현하기 위해 끊임없는 고증을 통해 실제 모습과 똑같이 제작, 리얼리티를 살렸으며 직접 작은 집의 벽에 위치한 꽃송이를 그려 넣기도 했습니다. 또한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아름다운 캐나다의 뉴펀들랜드에서 촬영하며 영상미를 배가시켰고, 실내 세트장이 아닌 실제 제작한 작은 집에서 촬영하고 영하 20도에 가까운 설원에서 촬영을 이겨내며 아름다운 사계절을 사실감 있게 영화에 담아내 “굉장히 아름답게 촬영된 작품”(The Coast)이라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Maud lewis

(March 7, 1903 – July 30, 1970) 

생전의 마우디

마우드 루이스(Maud Lewis, 이하 마우디)는 NovaScotia에서 활동했던 캐나다 출신 전통 예술가입니다. 캐나다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전통 예술가 중 한 명입니다.


유년시절


마우디는 유년시절부터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고통받았습니다. 1935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1937년 어머니도 아버지를 따라 세상을 떠납니다. 가족의 모든 재산은 그녀의 오빠가 물려받았습니다. 그는 짧은 시간을 오빠와 함께 보내고, 그녀의 숙모와 함께 살기 위해 Digby, Nova Scotia로 이사하였습니다. 마우디는 어머니로부터 배운 수채화로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어 팔면서 예술가로서 삶을 시작했습니다.


에버렛과의 결혼


마우디는 Marshalltown에서 어업을 하던 에버렛과 1938년 1월 16일, 34에 결혼합니다. 에버렛은 지역 상점에 “집을 지켜줄 사람을 구함. 숙식 제공”이라는 구인광고를 걸어두었는데, 마우디가 그것을 확인하고서 그를 찾아왔다고 합니다. 몇 주 뒤,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립니다. 두 사람은 Digby에서 서쪽으로 몇 마일 떨어진 Marshalltown에 있는 에버렛의 집으로 이사합니다. 방 하나와 다락방 밖에 없는 이 작은 집은, 마우디의 처음이자 마지막 스튜디오이며, 두 사람의 마지막 보금자리였다. 현재 두 사람의 집은 Hailfax의 Art Gallery of Nova Scotia에 전시 중입니다.


마우디는 에버렛이 생선을 팔러 갈 때마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챙겨, 각각 25센트에 카드를 팔았습니다. 그의 카드는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그는 점점 더 그림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다양한 소재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골판지, 쿠키 시트, 판자, 벽, 문, 난로 등등 그릴 수 있는 모든 곳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녀는 꽃이나 나뭇잎 같은 자연적인 무늬를 그리기 시작했고, 그리기 힘든 곳에는 남편인 에버렛에게 페인트 칠을 부탁하여 그리기도 했습니다.


Art Gallery of Nova Scotia에 전시중인 마우디의 집


마우디의 그림


마우디는 회화에서 밝은 색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주로 꽃, 황소, 말, 새, 사슴, 고양이를 그렸습니다. 그는 주로 자연적인 풍경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24X36(inch)의 작품으로 유명하지만, 그녀의 작품은 대부분 8X10(inch) 보다 작습니다. 병을 앓고 있었던 그이기에 팔의 움직일 수 있는 범위에 따라 작품의 크기가 조금씩 달라졌다. 주로 유화가 많고, 색을 섞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마우디는 1945년부터 1950년까지 Nova Scotia 서부의 주요 고속도로이자 관광 루트인 1번 고속도로의 Marshalltown에 머물며 2~3달러에 그림을 팔았다. 그의 삶의 마지막 3~4년에만 그림의 가격이 7~10달러로 올랐을 뿐, 평생 2~3달러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마우디의 유명세는, 1964년 토론토에 한 언론사의 기사로부터 시작했습니다. Marshalltown의 예술가는 전국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1965년에는 CBC-TV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그림 중 두 작품은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주문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마우디가 선천적으로 앓고 있던 병은, 더 이상의 작품 활동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1970년 7월 30일 Digby, Nova Scotia에서 숨을 거둡니다. 그의 남편인 에버렛은 1979년 집에 들어온 강도에 의해 살해되었습니다.





Maudie, My Love

내 사랑, 마우디


고백하건데 내가 이 영화를 고른 이유는 단 하나, 에단 호크라는 배우에 대한 믿음이었다.


Synopsis


"당신의 마지막 인생 로맨스는 언제였나요?"

운명처럼 세상에서 가장 작은집에서 만난 에버렛과 마우디.

혼자인 게 익숙했던 이들은 서서히 서로에게 물들어가며 깊은 사랑을 하게 되고 서로의 사랑을 풍경처럼 담는다.



1_

 영화를 고르는 나만의 기준 중 하나는 '배우'이다. 사실 영화 리뷰를 쓰기 시작하기 전에는 감독이 누군지, 각본은 누가 썼는지는 그리 큰 관심사는 아니었다. 솔직히 리뷰를 쓰지 않았다면 평생 스크린 바깥의 존재들에게 관심을 가질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이런 과정을 통해서 더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포스터에서 무의식적으로 주연 배우를 찾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2_

영화 [내 사랑]을 본 것도, 사실은 '에단 호크(에버렛 역)'가 출연하기 때문이었다.

사실 '에단 호크'가 나오는 영화는 거진 다 본다. '본 투 비 블루(Born to be Blue)'또한 '에단 호크'가 나오기 때문에 봤다. '쳇 베이커(Chet Baker)'라는 재즈 아티스트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그것보단 역시 '에단 호크'가 선택한 영화이기 때문이었다.


[내 사랑]에서도 그의 연기는 훌륭했다. 그는 마우디와의 사랑을 통해서 서서히 변해가는 에버렛을 잘 연기했다. 영화에서 그의 비중이 크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셜리 호킨스(마우디 역)와의 호흡은 뛰어났다. 이 영화를 통해서 '에단 호크'라는 배우에 대한 믿음은 깊어졌다.


그가 계속 좋은 작품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




LOVE STORY_

위대한 예술가의 평범한 사랑, 평범한 사랑이 만들어 낸 위대한 예술가

에버렛 집의 그림은 마우디의 성장과 에버렛의 변화를 상징한다.


영화 [내 사랑]은 '소수자의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고아원에서 자라 평생 배우지 못한 어부 '에버렛'과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평생을 고통받은 '마우디'는 철저히 사회에서 배척받는다는 점에서 '소수자'의 위치에 있습니다. 사실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이들이 '소수자'이기 때문에, 혹은 '비정상'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있지만, 결코 이 두 사람은 '정상'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마우디'는 그저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릴 뿐이고, '에버렛'은 그녀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줄 뿐입니다.


이 영화는 장애인 여성 예술가의 성공담이 아닙니다. 감독뿐만 아니라 배우와 스텝들 또한 마우디의 삶을 그렇게 그리고 싶진 않았을 것입니다. 이 영화는 그저 뻔한 '사랑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사랑'을 통해서 사회에서 배척받는 두 사람이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을 천천히 따라갈 뿐입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극적인 변화는 아닙니다. 마우디는 그리고 싶었던 그림을 그릴 뿐이고, 에버렛은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서 좀 더 신경 써주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그저 그들은 서로를 사랑할 뿐이고, 서로에게 물들어갈 뿐입니다.


사실 저에겐 이러한 과정에서 느껴지는 감동과 아름다움을 묘사할 수 있는 글 솜씨가 없습니다.


'소수자의 사랑'이라는 주제는 많은 영화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영화를 통해서 소수자의 사랑이 특수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일반적인 사랑'이 왜 위대한지는 [내 사랑]만큼 잘 묘사한 영화는 보지 못했습니다. 




Epilogue

리뷰 쓰기 전에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았는데,

글로 옮기면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감동적인데, 왜 감동적인지 이야기하기 난해한 영화였던 거 같습니다.

사실 실화인 줄 모르고 본 영화라, 영화 마지막 마우디의 살아생전의 모습과 그림 그리는 모습을 봤을 때 감동과 충격은 이루어 말하기 힘든 것이었습니다.

여러모로 아름다운 영화로 기억할 것 같은 [내 사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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