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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퀘벤하운 Aug 10. 2018

오를 지역만 짚어주는 부동산 투자 전략, 채상욱 지음

오를 지역만 짚어주는 부동산 투자 전략, 채상욱 지음, 위즈덤 하우스, 2018


믿고 보는 채상욱 님의 부동산 책. 2016년부터 매 해 주택시장 트렌드를 잘 살펴주어, 매크로한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 읽어보고 있다. 사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2년 전 나왔던 ‘뉴스테이 시대, 사야 할 집 팔아야 할 집, 2016년’, 그리고 ‘돈 되는 아파트, 돈 안 되는 아파트, 2017년’도 다시 펼쳐보았는데, 현재 다시 읽어도 그 분석은 탁월했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래서 사진도 같이 찍어봤다 ㅋ 사실 당시만 해도 여전히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느니, 2018년 인구절벽이 온다느니 하는 공포팔이 마케팅이 성행하던 시기였는데, 그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현재 기준으로 본다면 맞았던 분석이 아닌가 싶다.

 

그는 매 책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분석을 내어 놓는데, 이번 책에서는 그 ‘세력’과 ‘자급자족도시’라는 키워드로 다가온다. 세력이라 함은 뭐 특별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고, 서울 세력 범위와 같은 지정학적 의미를 말한다. 저자의 매력적인 특징은 늘 담론 수준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숫자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예컨대 서울 세력권과 같은 자칫 담론과 같은 단어도, 책에서는 수도권 통근, 통학인구와 같은 통계청 자료로 이를 입증한다. 경기도(京畿道)라는 단어는 한자 그대로 해석해보자면 서울을 둘러싼 땅이라는 뜻인데, 사실 경기도라고하여 다 같은 서울 세력권은 아니고, 서울 통근통학인구가 38.9%에 이르는 과천시나 38.8%에 이르는 광명시와 같은 곳을 주로 지칭하기는 한다.

 

여기서 잠시 그 서울 세력권의 통근시간을 언급하는데, 나는 한국의 SOC 예산이 어서 빨리 이 수도권 교통망을 확충하는데 쓰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매번 그 광역 빨간 버스를 입석으로 오고 가는 경기 인천 주민들이 많은데, 이는 국민소득 3만 불에 이르는 나라의 교통체계라고는 좀 믿어지기 어려운 수준이다. 얼마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SOC 예산을 조금씩 늘려 나간다는 말을 하기는 했는데, 가능하면 교통망부터 개선을 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대중교통의 경우는 복지의 개념으로 봐야지, 이걸 토건 적폐의 관점으로 보면 곤란하다. 공정한 입찰과 투명한 공사관리 시스템을 정착시켜가며 SOC도 늘려나가는 길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일 것이다.

 

자급자족도시도 저자는 토지이용계획도 면적이라는 숫자를 가지고 이야기한다. 사석에서 많은 사람들이 종종 이야기하는 바이지만 1기 신도시인 분당, 평촌과 일산, 중동의 성패를 가른 요인을 언급하자면 그 업무, 상업시설의 비율로 볼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건 저자가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궁금해서 찾아봤다. 그 이야기가 맞는지 아닌지 말이다. 아래 표는 한국 토지주택공사 토지주택연구원에서 2017년 발행한 ‘혁신적 도시공간 조성을 위한 융복합 토지이용계획 기법 연구’라는 보고서에서 따온 표이다.


 

자료로만 보자면 사실 분당이나 일산 모두 상업, 업무용지 비율은 일반 도시에 비해 월등히 높다. 물론 중동의 높은 비율도 인상적이다. 이게 이 비율만으로 보자면 딱히 왜 분당과 평촌의 주택 가격이 일산이나 중동에 비해 높은지 설명하기 애매하다. 다음 같은 레포트 안에 2기 신도시 도시지원시설용지 면적 비율로 봐도 그러한데, 사실 송파위례와 같이 파워풀한 입지를 가진 도시는 비록 도시형 공장이나 벤처기업, 소프트웨어 산업이 유치되는 도시지원시설용지의 비율은 적지만 높은 수요를 보여주었다.


 

물론 훗날 화성 동탄의 가치가 훨씬 더 높아질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나, 사실 이것만을 가지고 어떠한 도시의 성패를 판단하기는 다소 어렵지 않나 싶다. 2기 신도시 중에 가장 핫하다는 성남 판교와 얼마 전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던 김포한강의 비슷한 규모의 도시지원시설용지 면적 비율을 봐도 그러하다. 결국 성남 판교를 좋은 택지로 이끈 것은 강남에서 신분당선을 타고 18분 만에 갈 수 있는 지하철, 그리고 분당 내곡간 도시고속화도로를 통한 서울 접근성 증대가 아닐까 싶다. 다시 SOC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ㅋ 사실상 강북 웬만한 타운보다 접근성이 높은 판교는 강남 세력권이라 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성공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마지막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주요 국가의 1인당 주거 면적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일본인들이 우리보다 좁은 집에 거주한다고 인식하는데, 사실 국토교통부 통계로 보자면 2016년 기준 한국은 1인당 주거면적이 33.2m2인데 반해 일본은 39.4m2이다. 물론 미국은 65m2에 이르고 영국도 40.9m2 정도는 된다. 결국 추세적으로 보자면 한국의 경우도 1인당 주거 면적이 넓어지긴 할 터인데, 이게 사실 대형 평형의 확대로 이어질지, 아니면 1인 가구의 증가로 이어질지는 조금 애매하긴 하다. 물론 소득이 증가하게 되면 대형 평형을 더 선호하기는 할 것이다만,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현상이기는 하다.

 

지리하게 책에 대한 이것저것, 그리고 그에 대한 나의 생각을 이야기했는데, 사실 책을 보면 내가 언급한 내용 이상의 더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 여기서 언급한 부분은 내가 딱 관심 있어 하는 일부만 언급한 것이니, 혹여 이 글을 읽고 관심이 가는 분들은 직접 책을 사 보시길 권해드린다. 전세든 매매든 몇 억원이 오고 가는 거래를 하기 위해 이 정도 투자를 하고 공부를 해보는 것은 어쩌면 선택이 아닌 필수의 영역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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