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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리 May 25. 2023

개인기

아파트 단지 한켠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데

어김없이, 어린이 셋이 찾아오셨다.


이곳은 나의 아지트인 줄만 알았건만...

50분을 앉아 있어도 아무도 지나치지 않았는데

역시 동네순찰대 어린이의 눈을 피할 순 없다.


한 여자 친구가 물었다.


-얘 이름이 뭐예요?

(예의 바르시다. 꼭 이름을 물으신다. 그냥 강아지이거나 그냥 개가 아닌 것이다.)

=랙이요.

-아 까매서 블랙이구나. 너 털이 참 부드럽다. 우리집 인형같아. 너 개인기 뭐야?

=(안타깝다. ㅜㅜ 블랙이는 개인기가 없는, 똥멍충이다. ㅠㅠ) ...

-개인기 뭐냐니까. 너 손 할 줄 알아?

=(아... 대답을 대신 해드려야겠다...난감하다...)

=... 없는데...

-괜찮아. 나중에 크면 너도 개인기 생겨. 크면 너도 뭔가 하나는 하게 돼.

=


(실은 어제 말야..

뭘 잘 모른다고

처음 만난 사람에게 핀잔을 듣고

우울하고 다운돼 있었거든.

가끔은 신께서.. 옆에 계신가..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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