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강아지를 키우면,
참 많이 듣는다.
새끼 뱄어요?
배가 땅에 닿네.
먹이 많이 주지 마요.
어쩌려고..
아이고.. 쯧쯧...
맞는 말이다.
강아지 식탐은 본능이니
이건 100프로 반려인 탓이다.
사람이 두서없이, 규칙없이,
예쁘니까 귀여우니까 말 잘 들으니까
그러다보면 강아지도 당연해져서
달라고 짖고 또 짖고 짖고..
뚱뚱한 개는 관절염 디스크를 안고 산다.
나이가 들고 어느 날엔가 덜썩 주저앉아
사지를 못 쓸 수도 있다.
그 좋아하는 산책도 못하고,
책 읽듯 친구 사귀듯 세상과 소통하는 일이
완전히 끝장날 수 있다!
그런데...
이걸 다 알면서도,
일면식이 없는 많은 이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거드는 소리가
힘에 겨울 때도 있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은 저마다의 이유로
때론 진심을 담아, 때론 그저 지나가는 말로,
때론 아무 생각없이, 때론 그저 웃음이 터져서
여러 이유로 쏟아내는 말이겠지만,
산책길을 오가며 무려,
평균 5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말과 표정 행동을 받아야 하는
나와 강아지는..
(정확히는 나인가?)
가끔은.. 힘겹다.
설마 그걸,
모르고 있거나
그저 외면만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호의이겠지 싶어
네 그러게요,
물론 나는 지나간다.
문득 사람에게
우리가 평균이라고 하는 것들에
모자라거나 넘치는 누군가에게
나 또한 그러지 않았을까,
무심코, 돌을, 훅!
열심히, 빼고 있습니다..
추신; 여름밤 놀이터를 주름잡는 동네 어린이들은 블랙이를 "핵인싸"라고 부른다. 한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블랙이는 뚱뚱해.
그런데 너무너무 귀여워.
뚱뚱해서 더 귀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