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리 May 25. 2023

개인기

아파트 단지 한켠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데

어김없이, 어린이 셋이 찾아오셨다.


이곳은 나의 아지트인 줄만 알았건만...

50분을 앉아 있어도 아무도 지나치지 않았는데

역시 동네순찰대 어린이의 눈을 피할 순 없다.


한 여자 친구가 물었다.


-얘 이름이 뭐예요?

(예의 바르시다. 꼭 이름을 물으신다. 그냥 강아지이거나 그냥 개가 아닌 것이다.)

=랙이요.

-아 까매서 블랙이구나. 너 털이 참 부드럽다. 우리집 인형같아. 너 개인기 뭐야?

=(안타깝다. ㅜㅜ 블랙이는 개인기가 없는, 똥멍충이다. ㅠㅠ) ...

-개인기 뭐냐니까. 너 손 할 줄 알아?

=(아... 대답을 대신 해드려야겠다...난감하다...)

=... 없는데...

-괜찮아. 나중에 크면 너도 개인기 생겨. 크면 너도 뭔가 하나는 하게 돼.

=


(실은 어제 말야..

뭘 잘 모른다고

처음 만난 사람에게 핀잔을 듣고

우울하고 다운돼 있었거든.

가끔은 신께서.. 옆에 계신가.. 싶기도.)


작가의 이전글 "뚱뚱하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