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arandol Apr 22. 2019

DMZ 찾은 사제와 수녀

 자연의 품에서 세상의 평화를 기도하다.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소속 사제와 수녀들이 DMZ를 찾았다. 부활절 바로 다음날, 분단의 땅에 피어난 봄을 맞이하고 북한 땅이 지척인 인근 부대를 찾아 미사를 올린 것이다.

일행은 군부대의 협조로 미리 정한 코스에 따라 자연을 돌아봤다. 막 꽃이 피기 시작하는 귀룽나무와 만개한 산벚나무가 드리운 그늘을 따라 함께 걸었다. 올 들어 처음으로 여름 같은 날씨 속에 그늘의 꽃길은 아름다웠다. 길에서 사제들은 담소를 나누며, DMZ와 분단의 이모저모를 이야기했다.

한강과 임진강이 모여 서해로 나가는 넓은 습지를 뒤로 하고, 미사가 진행됐다. 전쟁의 폐허에서 자라난 식물들이 만든 자연이 품, 그곳에서 사제들은 용서와 평화의 세상을 강조했다. 야외에서 올린 간소한 미사였지만, 울림은 어느 미사 못지않았다. 부는 바람에 사제들의 장백의 아래가 펄럭이고 찬송가 잔잔하게 울려 퍼진다.  


작가의 이전글 주마간산 평화누리 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