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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randol Apr 03. 2021

용버들의 큰 그림

아직은 '뱀버들'이라고나 할까?

3월 초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벚꽃이 피고 개나리가 피고, 다른 나무들이 연둣빛 이파리를 밀어낼  때가 되어서 알았다. 

용버들이네!


용버들은 보기에는 마치 넝쿨을 방불케 하지만 그렇게 맹목적으로 휘어 감는 존재는 아니다.  

남의 머리를 짚고, 몸을 감으며 앞뒤 가리지 않고 빛을 찾아 간절하게 손을 뻗는 그런  아니란 말씀.

(이렇게 말하면 또 칡과 등이 화낼지 모르지만)

용버들의 가지는 만져보면 단단하지만 어떤 이유인지  굽이치고 휘어지면서 높은 데로 올라간다. 

식재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보이지만 잎 돋는 모습이 건강하다. 

하지만 이름에 걸맞은 나무가 되려면 아직 세월이 더 필요하겠다. 

지금 모습은 용버들이라기보다는 '뱀버들' 이라고나 할까. 

버드나무가 속성수라고 하지만  아직 용이 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래도 꿈틀거리며 창공으로 오르는 모습이 예사롭지는 않다.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예술적'이라고도 하고, 이상한 모습이라고도 한다. 

간단히 정리하면 그림 같다는 뜻이 될까? 

이 용버들이 스스로 큰 그림을 완성해 가려면 넓은 땅이며 넓은 공간이 필요하겠지. 

더 굵어지고 더 단단해질수록 그러면서도 더욱 휘몰아치며  점점 용의 기운이 넘칠 테니... 


여러 버드나무 종류 중에서 호랑버들과 용버들은 겉모습으로도 한눈에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버드나무 잎이라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둥근 잎을 가진 호랑버들, 용처럼 꿈틀거리는 수형의 용버들. 

버드나무의 눈은 가지에 착 달라붙어 있는데, 

호랑버들이 붉고 큰 눈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또 용버들의 눈은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작아 쉽게 알 수 있다. 

잎차례로 본다면 다른 버드나무들은 모두 어긋나기인데, 키버들은 마주나기도 있고 어긋나기도 있다는는 점에서 또 다르다. 

수양버들, 능수버들, 키버들, 개키버들, 갯버들, 왕버들, 용버들, 호랑버들... 종류도 다양해 부르다 지친다. 

용버들의 수꽃(왼쪽) 호랑버들의 겨울눈(오른쪽)




나무를 보는 방법에는 참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최근 재테크의 수단으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한 사람들이 나타났다. 

버드나무를 마치 잔디처럼 빽빽하게 심어 엄청난 보상을 받아내는 신공 소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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