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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Jul 08. 2020

문장 수집가의 책 일기 8

뭔가 이루기 좋은 시간, 365일

지금 하고 있는 책 일기에는 나름 목표가 있습니다. 하루도 빼먹지 않고 365일을 채워보자! 이런 마음을 먹게 된 것은 꽤 되었지만, 어떤 것을 해도 하루도 빼먹지 않고 일 년 365일을 채우는 일은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일단 일 년을 채워보는 목표를 가지게 된 것인데요... 그 시간을 다 채울 수 있다면 그때는 뭔가 이루어냈다고 할 수 있을만한 자격은 되지 않을까요? 매일 똑같은 사진을 찍든, 매일 한 문장을 쓰던, 매일 노래 한 곡을 골라 듣던....


책 일기는 그렇게 시작된 일입니다. 인스타그램에  매일 올리죠. 시간대는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남의 글을 베껴 쓰는 일이라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매일 조금씩이라도 읽어야 하고, 사진을 찍거나 예전 사진을 들춰 보기라도 해야 하고, 포토샵도 열어서 무언가를 해야 합니다. 그런 가운데 다시 읽은 책들 속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고, 좋은 문장들을 메모하며 좋은 시간도 갖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미지의 색들이 칙칙해 보여 다른 시도도 해보다가 망하기도 하고, 재주라고는 하나 없는 내 똥 손을 원망하기도 하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살짝 비밀 두 개를 풀어놓자면, 지난주에 결국 하루 빼먹었고, 이번에는 다음날 폭풍 작업으로 땜방을 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브런치에도 늘 다른 감정 없이 순서대로 5개씩 정리하는데, 책 하나에서 5개의 문장을 뽑는 바람에 살짝 조합을 변경했습니다.


스스로 만든 기준을 어기긴 했는데... 그렇습니다. 365일... 그 시간 동안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지나가서 뒤돌아 보면 짧은 시간이지만, 제대로 기억할 수 있다면 그것도 한 인생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루하루를 살아내면서 일 년을 보내는 몇 가지 방법을 남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휴식-행복의 중심]에서 가방 명확하게 기억나는 건 휴가는 2주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보다 짧으면 업무 인수인계가 안될뿐더러 북귀하자마자 쌓여있는 일에 야근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2주 정도 되면 인계를 받는 사람이 일을 처리할 수밖에 없고, 그러면 복귀해서도 차분하게 자신의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얘기죠.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당시 직원들에게 2주의 휴가를 쓰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었는데, 거의 성공을 목전에 두고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책 제목 때문인지, 다 읽고 나서도 소란스러운 느낌만 들었습니다. 글자들이 막 뛰어다니는 기분? 내용은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다시 읽기를 해봐도 여전히 정신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정신없기로 치면 이를 능가하는 작품이 하나 있는데... 그건 언젠가 소개할 기회가 있겠죠. 현재 3년째 읽는 중입니다.

'강들에서 이기는 법'이라는 신선한 그리고 그럴듯한 해석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어지는 대사에서 '여자'의 특성을 말하는 대목이 있는데, 제가 여자는 이렇다, 남자는 저렇다 라는 식으로 규정하는 것을 싫어해서 잘랐습니다. (가끔 술자리에서 그런 식으로 떠는 적은 있었던 것 같은데...) 참고로 예전에 SNS 등에서 성격을 봐주는 앙케트를 하면 저는 남녀 각 50%로 나오더라고요. 서너 번을 반복해야 조금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었는데, 비공식적으로 저는 여자입니다. ㅋ

'아싸'의 탄생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청소년기의 청개구리 같은 순간적인 마음일 뿐일까요? 그런데 대부분 고등학교 시절에 이런 생각하지 않았나요? 저도 나름 인정받는 아싸였는데, 결론은 도망쳐 봐야 사회 속이라는 거...  이야기 내에서는 이게 중학교 때 가졌던 생각으로 나옵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코믹 찬란한 [고령화 가족]의 엔딩이 이렇게 폼나는 것인지는 이제야 알았습니다. 낄낄대며 썩소를 짓던 기억만 났는데, 다시 읽어 보니 이건 멋짐 폭발의 샤방한 느낌이어서 왠지 천명관 작가스럽지 않은 기분마저 듭니다. '삶의 도서관'에서도 밝혔듯이 이런 마음이 기초가 되어서, 선택된 역사가 아닌 모두의 삶이 흐르는 역사를 상상해 봅니다.


다음에는 한 권의 책에서 뽑은 다섯 개의 문장으로 꾸며 보겠습니다. (이 포스팅을 끝내면 세 번째 문장을 작업할 겁니다.) 이전에도 한번 소개해 드린 책이고요, 마리안느 페이스풀의 'Ballard of Lucy Jordan'이 어울리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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