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월요일 퇴근시간이 오후 5시 30분인 것보다 특이한 건, 나는 매주 월요일 제주도로 퇴근을 한다는 것이다.
나는 매주 월요일이 손꼽아 기다려진다. 제주도로 떠나는 이 꿀 같은 월요일이 난 언제나 기다려진다. 나에게는 힘든 주말을 마칠 때면 나에게 말을 해준다.
이제 곧 갈 수 있어. 제주도
내가 5시 30분에 퇴근을 하는 이유는 6시 25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이다. 왜냐하면 그래야 8시 전에 제주에 있는 집에 도착하기 위해서이다. 매주 8시에 다음 날 연돈이라는 돈가스집 예약이 테이블링이라는 어플을 통해서 가능한데, 접속을 제주도 내에서 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전의 나를 생각하면 참 꿈같은 일이다. 나의 현실에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일들, 나와는 동떨어진 것 같았던 행동들이 지금 나의 일상을 채우고 있다. 매주 서울과 제주도를 비행기로 오가는 일이나, 제주도에도 나의 집이 있는 일이나, 소설 같은 카페에서 자유롭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들 말이다. 그리고 이 모든 새로운 비현실적인 일들은 꿈 같이 느껴지면서 뭔가 들뜨고 다시 가슴 뛰는 나에게 이렇게 말을 해준다.
너 그동안 심리적으로 많이 지쳐있었구나
제주도에서 신기하고, 꿀 같고, 꿈 같은 것들
제주도에서의 생활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비행기 값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이었다. 이번에 처음 비행기를 예매할 때 '비행기 값이 이럴 수가 있다고?'가 나의 반응이었다. 여러 말보다 실제 내가 서울에서 제주로 가는 비행기 예약 화면 캡처본을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다.
2021년 10월 18일 t 항공사 예약 화면
우리나라에는 저가 항공사들이 몇 개가 있는데 나는 세 항공사 어플을 이용해서 예약을 한다. 급한 일이 있지 않은 이상 매주 서울과 제주를 오가는 왕복 비용으로 3만 원 이상을 사용한 적이 없다. 저 금액에 유류할증료와 세금이 붙지만 그래도 1만 원이 조금 넘는 금액일 뿐이다.
제주도에서 생활하고 있는 집 역시 나에게 쉼이라는 시간을 갖기에 너무 마음에 든다. 예전에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책인 도미니크 로로의 <작은 집을 예찬한다>을 읽으면서 떠올렸던 집을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의 모습으로 나타난 것만 같았다.
처음 보는 신기한 구조였다. 정면이 벽의 개념은 없고 위아래로 전체 다 열 수 있는 창으로 되어 있고 방 안에도 작지 않은 창이 있어서 채광과 환기가 너무 좋다. 벽으로 되어 있는 곳은 막혀 있는 것 같아서 많이 답답해한다. 그 안에 있으면 나도 같이 답답해지는 느낌이 들고 공기도 탁하게 느껴져서 불편해진다. 그래서 집을 구할 때 꼭 중요하게 꼽는 것이 답답한 느낌을 주는지, 그렇지 않은지인데 이 집은 아늑하면서 답답함이 없는 느낌이어서 너무 좋았다.
더욱이 가격이 비싸다면 집 안에 있는 내가 편안하지 않을 텐데 가격도 월세도 30만 원 정도이고, 연세로 하니 한 달치를 깎아주셨다. 집주인 할머님께서 이야기해주시길 전에 살던 분이 기존 세탁기를 새것으로 사고 다시 집으로 갈 때 놓고 가셨다고 했는데 정말 사용한 지 얼마 안 된 모습이었다. 제주도는 이사할 때 많이들 놓고 가신다던데 정말 그런 것을 보면서 신기했다. 내가 너무 각박하고 계산적인 사람들 속에서 생활했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공항에서 집까지 버스로 15분 거리여서 서울에서 제주를 오가며 생활하는 시간과 동선이 그렇게 부담스럽지만 않은 곳에 위치한 집이어서 너무도 좋다.
제주도에 구한 집
올해 초에 제주도에서 생활해보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5월부터 매주 제주에 와서 내가 주중에 일할 카페를 찾아다녔다.
그렇게 제주도에 있는 수많은 카페를 다니다가 시장 안에 있는 한 카페를 찾아갔었다. 첫날 어플 지도를 보며 찾아갔을 때 나는 이 카페를 지나갔었다. 핸드폰에 내 위치를 보면서 길 안내를 따라 걷고 있었는데 말이다.
지나온 길을 돌아 이 카페 입구를 보고는 뭐지? 였고, 그다음은 어? 였고, 그다음은 와~ 이런다고? 였다. 세상의 어떤 것들은 자신을 설명할 때 말이 아닌 그 모습으로도 이미 충분히 말해준다. 어떤 곳이고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사람들이 있을 것 같은지에 대해서. 이곳이 바로 그랬다.
카페 입구
카페 입구도, 카페 안으로 들어가는 길도, 카페 안도 참 소설 같고 동화 같았다.
카페 아느로 들어가는 길
그동안 예쁘고 멋있고 좋은 카페들을 많이 봤었지만 이곳은 바로 나에게 말해주었다. 망설여지거나 머뭇거려지는 것 없이 너무도 명확했다.
여기야!
나는 서울로 돌아가서 나에 관해 설명해줄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해서 다음 주에 다시 찾아갔다. 두근거림과 설렘과 떨림이 가득했다. 제발 여기에서 나의 제안을 받아주었으면 하고 말이다. 이곳을 찾기 위해 그동안 여러 카페를 찾아다녔었다고, 불편하게 하거나 피해를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도움이 되실 수도 있을 거라고 말이다.
이런 말들을 준비하고 카페의 문을 열고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카페 안에는 사장님이 카운터에 서 계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