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줘야 하는 사람은 줬다고 하는데, 정작 받아야 하는 사람은 받은 적 없다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뭘까요? 바로 '사과'입니다. 많은 갈등 상황에서 자주 보게 되는 것이죠. 이런 모습을 잘 보여주는 것이 쿠팡의 모습입니다.
사과할 마음이 없는 사람들이 하는 가짜 사과가 위험한 이유를 이번 쿠팡에서 일어난 일과 현재 보여주고 있는 모습을 통해 너무도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사과를 해야 하는 사람이 하는 사과가 가짜 사과이고, 지금의 안 좋은 상황만 모면 회피하기 위한 짓을 하는 것이고, 상대는 그런 짓이 가짜라는 것을 느낄 때, 사과를 받은 적이 없는 상태가 됩니다.
그들은 미안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불편이나 손해를 줄이기 위해 가짜 사과를 할 뿐입니다. 말뿐인 사과인 것이죠. 사과와 관련해서 반복되는 괴로움을 겪게 되는 이유에는 가짜 사과를 하는 사람들의 본질에 있습니다.
진짜를 바라는 사람에게 가짜를 주고 자신은 줬다고 하는 사람과 대화하고 있는 것
가짜 사과를 하는 사람들, 본질적으로 사과라는 것 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당신에게 위험한 이유를 이번 쿠팡이 너무도 잘 보여줍니다.
왜 사과를 안 해? 사과를 하면 될 일을 갖고 왜 복잡하게 만들어?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한 사람이 말하는 사과는 말뿐인 사과입니다. 듣고 싶다는 '미안해'라는 사과의 말을 하면 쉬운데라는 것이죠. 그들은 기본적으로 감정과 공감에 대한 기능의 작동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습니다.
상대의 감정과 상황에 대한 이해와 고려를 할 수 없고, 되지도 않기 때문에 그저 형식적인 미사여구처럼 걱정해 주는 척 미안해하는 말로 때웁니다. 그러면 자신에게 이득이 되고 자신에게 피곤해지는 일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죠.
진짜로 미안해. 진짜로 미안한 건데. 왜 못 믿고 의심만 하니? 더 어떻게 하면 믿어주겠니? 그렇게 해줄게.
쉽게 확인할 수 없는 속 마음에 대해 저렇게 발뺌을 하면 쉽게 판명할 방법은 없습니다. 자신이 진심이라고 우기는데 진심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참 소모적인 일입니다. 그 사람이 하는 말이 진심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정보나 결정적인 확실한 정보가 필요한데 그런 것을 얻기란 어렵습니다.
진심에 대한 진실 공방은 하지 마세요. 소모적인 일이 될 거예요. 발뺌하는 사람은 그러는 것이 습관이고 한두 번이 아니어서 연기를 엄청 잘 하세요. 그리고 발뺌하는 사람은 그럴 수 있는 것이 타고난 성격 때문이기 때문에 뻔뻔하고 철면피여서 당신이 눈물을 흘리며 호소를 하든, 고통을 바탕으로 부탁을 하든, 그러는 것에 별 반응과 상관이 없습니다.
미안한데, 하지만 그건 니가 잘 몰라서, 잘 모르고 있어서 그런 걸 요구하는 거야.
가짜 사과를 하는 사람은 자신의 약점이나 잘못을 노출하고 인정하는 것을 극도로 꺼립니다. 자신에게 손해와 피해가 오기 때문입니다. 그럴 바에는 상대를 가스라이팅 시켜 조정하거나 사람들의 여론을 조작해서 지배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애당초 사람에 대한 존엄과 존중이 없어야 나오는 모습이 가짜 사과인지라 그렇죠.
상대의 피해를 축소하거나 조건을 붙이고, 상대가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게 정보를 주지 않거나 왜곡시켜버립니다. 종종 피해자의 잘못을 탓하기도 하죠.
어차피 불편해서 우리 없이는 못 견뎌. 이미 익숙해지고 길들여져 있어.
이미 그동안 쿠팡은 여러 가지 문제들을 일으켰었죠. 하지만 그때마다 적당히 대응하며 넘어가곤 했었죠. 작년 여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검색 순위 조작, 직원 동원 리뷰 작성 등으로 인한 과징금 1400억 원이 내려지자, '로켓 배송 중단'이라는 소비자 볼모로 한 대응을 했었죠. 로켓 배송에 익숙해져 있던 소비자들은 불편감을 바로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이런 인터뷰들이 있었습니다.
공정위에 쿠팡이 지적받은 건 자기 상품이 인기 상품인 것처럼 조작하지 말라는 것 아니었나. 그것이 로켓 배송 중단이랑 어떤 관계냐. '우리(쿠팡)를 제재하면 더 이상 편리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을 거'라고 으름장을 놓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 (동아 일보, 2024. 6. 14 기사 중에서)
공정위가 말하는 것은 단순하다. 자기 제품이 인기 상품인 것처럼 검색 순위 조작 말아라, 임직원 동원해 가짜 리뷰 쓰지 마라, 플랫폼 주인으로서 상도덕을 지키라는 것이다. 그런데 쿠팡은 ‘공정위가 PB 상품을 팔지 말라고 한다. 국민 편의를 위해 로켓 배송을 만들었는데 기분이 상한다’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 동아 일보, 2024. 6. 14 기사 중에서
로켓 배송 불가능과 함께 25조 원 규모의 투자 보류, 부산 첨단 물류센터 기공식 취소 통보 등의 행보를 하며 쿠팡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불안감을 주었죠. 상황과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 곳인지, 더욱이 고객을 상대로 이렇게 취급하는 곳이 직원들에게는 더욱 비인간적으로 취급을 했었죠. 과로로 인한 사망에 대해서도 별다른 사과 없이 그냥 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니까요.
더 나아가 중국 커머스들인 테무나 알리익스프레스와의 경쟁을 하고 있는 지금 이런 조치는 전 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쿠팡이 중국 기업에 밀리게 만드는 조치라고 말하기도 했었어요.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중국 상하이, 베이징, 선전에 사무실을 두고 있고, 미국 국적을 갖고 있는 한국인이 대표로 있을 뿐인 미국 기업이면서, 마치 우리나라 기업처럼 중국 기업들에게 밀리지 않게 도와달라는 연기를 했었죠.
사과해야 할 일에 대해 가짜 사과를 하거나 아예 사과 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들의 근본적인 이유는 애당초 '그런'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감상적인 분들은 어떤 사연과 상황을 말합니다. 하지만 같은 사연과 상황을 갖고 있어도 다르게 행동하고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 민낯과 인격이 그렇게 타고난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르시시즘(자기애적 성격장애), 과도한 자존감, 공감 능력 결여와 손상, 그로 인한 타인이 느끼는 불편감과 불쾌감에 대한 둔함과 무감각함을 갖고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 가짜 사과를 하거나 사과 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들의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이런 반응과 모습은 우리 일상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서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되는 모습인데요. 그래서 그러려니 하고 좋게 넘기는 분들이 있습니다.
가짜를 진짜라고, 이런 건 별일 아니라고
믿고 있나요?
아님, 이런저런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있나요?
가짜는 이해가 되지도 않을뿐더러 이해가
되는 것이 더 위험합니다.
자신이 바보처럼 초라해지게 되기 때문이죠. 흔히 보이는 가짜 사과들, 그 가짜 사과들을 건네는 가짜 사과인들을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수용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가짜 사과, 말뿐인 사과를 사과한 거라고 말하는 분들이요.
미안하다잖아.
세상 사는 것이 그렇게 딱딱 떨어지게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내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야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불쌍함 속에 익숙해지게 하는 것은 슬픈 일이 되더라고요. 그 시간의 끝에 가서는요. 인생을 이용당하고 도둑맞은 모습들을 하고 있죠. 때론 기억 변주와 정신 승리로 미화시키면서요. 안타까운 마음에 가짜 사과의 모습들을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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