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입학 둘째날
학교 입학 둘째날
둘째 날은 아빠가 쉬는 날이라 같이 데려다 주었는데 아빠가 데려다주니 더 신났는지, 아빠보고 학교 끝날 때 까지 계속 밖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교실에 데려다주고 엄마들은 갈 시간이라고 선생님이 탬버린을 치며 알려주어 “엄마 이제 갈게,”라고 했더니 꼭 끌어안고 가지 말라고 매달리며 그 큰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하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억지로 울음을 삼키려는 것이 보인다. 선생님이 현우를 자리로 데려가니 겨우겨우 떨어진다.
갓 돌 지나서부터 복직하고, 말도 못 하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종일반 보내며 헤어질 때 마다 안 떨어지려고 울고불고 할 때에도 매정하게 돌아섰는데, 이 곳에서는 더 커서 가는데도 말도 환경도 낯설어서 그런지 더 신경 쓰이고, 내가 더 떨린다.
끝나고 데리러 가면서 교실 창문 너머로 앉아있는 모습이 보이길래 들여다보았더니, 다른 아이들과 함께 둥그렇게 얌전히 앉아서 선생님 말씀 듣고 있다가 눈이 마주치자 반갑게 손 흔든다. 선생님이 알림장을 나누어주자 자기도 받았다고 또 흔들어 보여준다.
끝나고 제일 먼저 달려 나온다.
선생님도 오늘은 울지 않고 어제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알려준다.
“Much better”라며.
혼자서 화장실도 갔다 왔다고 한다.
오늘은 안 울었다고 자랑하고, 친구들하고 자동차 가지고 놀았고 선생님이랑 달팽이도 만들었다고 집에서 또 달팽이를 만들자고 한다.
친구들하고 뭐라고 이야기했냐고 했더니, “yes”만 했다고 한다.
친구들 이름이 뭐냐고 했더니
“아, 깜빡했다. 나 what's your name? 할 줄 아는데. 내일 물어볼께!”
라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해서 또 안심시켜준다.
“화장실 갈 때 어떻게 했어?”
“응, 토일렛! 그러고 오른쪽으로 갔어.”
“선생님이 데려다줬어?”
“아니, 혼자서 갔어. 놀이터에서 놀다가.”
그래서 잘 했다고 꼭 안아주었다.
어린이집이랑 학교랑 어디가 더 좋냐고 했더니, 안심시켜주려 그러는지, 학교가 좋다고 한다.
계속 그렇게 씩씩하게 지내주렴. 이번 주까지는 매일 두 시간씩만 가는 적응 기간인데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종일반 시작이란다.
파이팅!
by dreaming m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