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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맨 Apr 15. 2024

대체 왜 내게 이런 시련을 주는가?

He-Man's MAR 2024

He-Man's MAR 2024     


RUNNING / 132.8K

HIKING / 13.3K

PULL UP / 540     


RUNNING

몸 상태가 계속 가라앉고 있었다. 특별히 많이 달리지 않았지만, 불안한 마음에 평소 하지 않던 것들을 해버렸... 서울마라톤 디데이. 푹 잘 잤는지 컨디션은 좋았고 적당히 흐린 날씨까지 완벽했다. 출발. 1~2K 정도 달렸을까 우측 햄스트링에 뭔가 뭉친 느낌이... ‘100% 언젠가 쥐로 나를 찾아오겠구나.’ 제발 최대한 늦게 찾아오길 바라며 페이스를 조절했다. 결국 10K에서 쥐가 났다. 무릎을 의식하여 펴는 데 집중하며 살살 달래며 달렸다. 싱글이 아주 불가능하진 않다는 생각으로 달리다 25K 직후 지하차도에서 문제가 생겼다. 다운힐에서 페이스를 살짝 올렸는데 몇 발짝도 안 돼 우측 햄스트링에서 뚝 하며 순간 다리가 무너져 내렸다. ‘망했다!’ PB만 하자며 이어나갔으나 이미 페이스는 뚝 떨어졌고 온 다리에 쥐가 났다. 결국 PB는 커녕 작년보다 5분 느린 기록으로 완주했다. 아쉬운 마음은 둘째 치고 부상이 심상찮다. 햄스트링 부상은 처음인데 걷기도 쉽지 않아 매우 당황스러웠다. 웬만하면 자연치유를 택하는 나인데 다음날 바로 병원 행을 결심할 정도. 곧 있을 대회들을 전부 날릴지도 모르겠단 걱정도. 그렇게 병원을 오가며 부상 회복에 들어갔다.

작년에 못나갔던 디렉스인도어마라톤. 드디어 달려보나 했는데 트레일러닝 시즌을 위해 DNS 결정했다. 그래도 효원이 응원할 겸 대회장에 갔는데 생각보다 큰 규모에 놀랐다. 응원&구경만으로도 게임 중계 보듯 재미있었다. 아깝게 입상 놓쳤지만 PB 멋지게 달성한 효원이 다시 한번 축하!!

릴레이마라톤 역시 작년에 구경만 했다가 드디어 출전! 조깅 모드로 달렸다. 6K 달리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 2주 안 달렸다고 이렇게 숨이 찰 수가 있나;; 신나게 달린 우리 팀 싱글 달성! 서울마라톤에서 못한 싱글을 이렇게 달성하다니. 심지어 내 페이스는 4:39로 평균을 깎아 먹었다. 뭐 재미있었으면 됐지! 각기 다른 속도의 러너들이 한자리에 모여 즐기는 달리기 축제였다.

서울마라톤 다음날부터 릴레이마라톤 달리기 전까지 한 번 빼고 완전 휴식했다. 결국 월 마일리지는 반 토막 아니 세 토막이 났다. 4월 목표는 부상 완전 회복하고 대회 모두 무사완주하기!     


HIKING

장거리 하이커 봄 모임. 오서산 백패킹으로 진행했다. 겨울은 끝나고 이제 봄이라 생각했는데 지난 겨울 백패킹 중 가장 추웠다. 그래도 맑은 하늘 덕에 한자리에서 일몰과 일출을 제대로 즐겼다! 봄 모임은 PCT를 앞둔 하이커들의 최종 점검 자리이기도 하다. 기존 하이커들은길을 앞둔 하이커들의 설렘과 긴장이 그저 부럽다. 모두 안전하고 행복한 길이 되길! 해피 트레일!
 오탐 친구들과 오랜만에 자연 암벽에 붙었다. 부상 중이라 취소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가길 정말 잘했다. 전날 밤 백패킹하며 오랜만에 오탐 얘기로 수다를 떨며 힐링했다. 다리를 많이 쓰는 슬랩이라 햄스트링이 걱정됐는데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 안 달린 동안 몸이 많이 무거워졌는지 전완이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역시 재밌다. 기회가 되면 최대한 자주 하고 싶...     


PULL UP

러닝 마일리지와 함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회복한다고 집에만 있다 보니 자연스레 무기력해졌다. 밥 먹듯 매달리던 문틀 철봉은 그대로인데 손을 뻗어 잡을 마음이 생기질 않았다. 3월보다 더 바쁜 4월. 정신없더라도 조금씩 나를 매달아 끌어올리자!     


- 처음 겪는 햄스트링 부상에 당황스러웠지만, 처음 훈련 계획을 세우고 수행하며 얻은 것도 그만큼 많았다.

- 가끔 그럴 때가 있다. 열심히 노력했는데 오히려 하지 않았을 때보다 결과가 좋지 않을 때. 그때마다 종종 자기연민에 빠지곤 한다. 하늘을 원망한다. PCT 마지막 구간을 남겨두고 발목을 다쳐 절뚝일 때도 그랬다.


‘한눈팔지 않고 목표를 향해 온 힘을 다 했는데,
대체 왜 내게 이런 시련을 주는가?’


스틱을 팍팍 내리 꽂으며 악을 내질렀다. 문득 하늘을 아무리 원망한들 길이 나를 위해 바뀌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누구도 나를 대신해 걸어줄 수 없다는 사실도. 변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변해야하는 건 나의 마음뿐이었다. ‘단 1cm라도 멈추지 말고 나아가자! 기어서라도 가고 만다!’라며 절뚝이며 한 달을 걸어 끝을 봤다.

 - 단 한 번이라도 달려 나갈 수 있다면 10번 100번 넘어지는 것쯤이야. 안 되면 될 때까지!     


@garmin_korea

PHOTO @dukrae.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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