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4
"엄마, 오늘 정말 고마웠어"
어제 자기전에 유준이가 엄마에게 다섯번쯤 한 말이다.
저녁 공부를 하는데 유준이가 우재보다 늦었다. 우재는 할 일을 다하고 거실에서 아빠와 책을 읽고 있었는데 유준이가 뒤늦게 마치고 나오며 우재에게 말했다. "우재야. 나랑 구구단 노래하자" 그러나 책에 빠져 있던 우재는 무심하게 대답했다. "나 지금 책 읽고 있는데"
우재의 차가운 대답에 유준이가 당황했다. 그렇다고 우재가 잘못한 것도 아니니 화를 낼 수도 없다.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건너방에 있는 엄마에게 달려갔다. "엄마, 우재가 구구단노래 같이 안해준대" 금방이라도 울음이 나올 것 같은 말투다. 못내 서운했던 모양이다.
"그럼 엄마랑 같이 할까. 우재는 책 읽고 있으니 엄마랑 같이 하자" 곧 구구단 노래가 울려퍼졌고, 유준이의 마음도 풀렸다. 그리고 노래가 끝난 뒤 유준이가 엄마를 안아주면서 말했단다. "엄마, 정말 고마웠어". 그리고 자기전에 또 말했다. "엄마, 오늘 정말 고마웠어". 이 말을 내게 전해 준 아내도 다섯번쯤 똑같이 유준이의 말을 따라했다. "엄마. 오늘 정말 고마웠어." 엄마가 더 감동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