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너부리 Sep 24. 2024

"엄마, 오늘 정말 고마웠어"

2024.09.24

"엄마, 오늘 정말 고마웠어"

어제 자기전에 유준이가 엄마에게 다섯번쯤 한 말이다. 

저녁 공부를 하는데 유준이가 우재보다 늦었다. 우재는 할 일을 다하고 거실에서 아빠와 책을 읽고 있었는데 유준이가 뒤늦게 마치고 나오며 우재에게 말했다. "우재야. 나랑 구구단 노래하자" 그러나 책에 빠져 있던 우재는 무심하게 대답했다. "나 지금 책 읽고 있는데"

우재의 차가운 대답에 유준이가 당황했다. 그렇다고 우재가 잘못한 것도 아니니 화를 낼 수도 없다.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건너방에 있는 엄마에게 달려갔다. "엄마, 우재가 구구단노래 같이 안해준대" 금방이라도 울음이 나올 것 같은 말투다. 못내 서운했던 모양이다. 

"그럼 엄마랑 같이 할까. 우재는 책 읽고 있으니 엄마랑 같이 하자" 곧 구구단 노래가 울려퍼졌고, 유준이의 마음도 풀렸다. 그리고 노래가 끝난 뒤 유준이가 엄마를 안아주면서 말했단다. "엄마, 정말 고마웠어". 그리고 자기전에 또 말했다. "엄마, 오늘 정말 고마웠어". 이 말을 내게 전해 준 아내도 다섯번쯤 똑같이 유준이의 말을 따라했다. "엄마. 오늘 정말 고마웠어." 엄마가 감동한 같다. 

작대기 마니아 유준이. 길다란 것은 뭐든지 휘두르고 본다.


작가의 이전글 먹깨비가 나타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