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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효 Jan 13. 2023

반값으로 도전하는 셀프 인테리어(26)

CHAPTER 2 - 20. 도기

도기는 을지로에서 구매했다. 건축주가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뒀으므로 아메리칸스탠다드나 대림도기 등 브랜드 도기는 예산에 맞지 않았다. 특히 최근에 브랜드 도기들이 일제히 10~20% 가격 인상을 단행한 직후여서 도기 값이 한 해 전에 비해서도 월등히 비쌌다. 다행히 요즘에는 이름난 브랜드 도기 못지않은 수준으로 올라와 있는 중국산 OEM 저가 브랜드 도기들이 많다. 방산시장에서 아메리칸스탠다드 등을 저렴히 취급하는 것으로 유명한 을지로 대일도기사에 가봤지만 우리 예산에 비해 여전히 높았기 때문에, 계림요업 대리점으로 잘 알려진 을지로3가 영창비앤코에 방문했다.     


영창비앤코는 타일뿐만 아니라 다양한 도기 제품을 많이 구비하고 있었다. 인토(Into) 계열 저가 브랜드인 미라클(Miracle) 브랜드의 긴다리 세면대와 원피스 양변기를 각각 8만원, 20만원에 구매했다. 슬라이드 장은 미리 재어간 크기로 주문 제작을 의뢰했고, 원형 거울도 주문했다. 수전 역시 가격은 저렴하지만 싸구려처럼 보이지 않는 서스 소재로 통일했다.     


도기, 수전, 거울장, 각종 악세사리까지 총 77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쇼핑할 수 있었다. 웬만한 아메리칸스탠다드 양변기 하나에 맞먹는 가격에 화장실에 필요한 비품 전부를 샀다. 도기설치 기술자 역시 영창비앤코에서 소개받아 운송과 양중까지 포함해 25만원에 부탁드렸다. 업계에서 이름난 타일집이나 도기 판매점에서 연계해주는 기술자들은 대개 실력을 검증받은 이들이라 다른 경로로 직접 수소문하는 것보다 낫다. 평균적인 품값에 믿고 맡길 수 있다.     


사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저렴해 보이지 않는 시공을 하기 위해서는 타일이나 도기, 악세사리나 조명, 스위치 같은 소품들에 돈을 아끼지 않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여자들이 화장할 때랑 비슷하다. 립스틱만 괜찮은 고가 브랜드 하나로 마무리해줘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점프업하는 효과가 난다. 우리 현장의 경우 건축주의 선택에 따라 비교적 저렴이들로 골랐지만 아메리칸스탠다드급으로 레벨업해도 도기 구매는 총 200만원선 내에서 해결할수 있을 것이다. 집 주인의 소신과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도기를 설치할 때는 화장실에서 도기를 설치할 각 공간의 사이즈와 도기 사이즈를 정확히 재서 도면에 표기해둔는 것이 좋다. 예컨대 세면대를 설치할 때는 벽에서 유가 사이의 거리, 양변기를 설치할 때는 벽에서 오수관과의 거리 등을 먼저 측정해야 한다. 실측 자료를 바탕으로 필요한 도기 사이즈를 가늠한 다음에 도기사에 가서 제품을 고르면 된다. 일반적으로 양변기를 설치할 때는 벽에서 오수관과의 거리가 30cm는 확보돼야 대부분의 모델을 시공할 수 있다. 만약 이보다 거리가 짧거나 길다면 편심 등의 부자재를 추가로 구매해 설치를 완료할 수 있다. 하지만 편심을 썼을 경우 양변기 물을 내릴 때 막히거나 냄새가 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가능한 이를 사용하지 않고 설치가 가능한 모델을 찾는 것이 더 좋다.


도기 설치를 완료한 후에는 실리콘을 쏴서 고정하기 전에 설치된 제품들의 수평 수직이 맞는지 줄자로 재어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눈대중으론 맞았는데 실제론 삐뚤게 설치됐을 경우가 은근히 많다. 설치사 분께서 작업을 마치고 현장을 떠나기 전에 수정할 곳은 수정을 부탁드리자.



(좌) 양변기, 세면기, 샤워부스가 설치될 곳의 사이즈를 도면에 표기했다. 도기별로 사이즈가 상이하기 때문에 계획한 공간에 맞는 크기의 도기를 구매해서 설치해야 한다. (우) 편심


세면기와, 양변기, 슬라이드장을 설치하기 위해 타일 시공 후 각 공간의 사이즈를 재고 있다.
(좌) 정확히 계획한 위치에 도기를 설치하고 있다. (우) 재탄생한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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