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일부터 2박 3일 동안 강원도 양양에서 우리 경상국립대를 비롯하여 강원대, 강릉원주대, 충남대 등 4개 대학 학생이 모여 창의적 아이디어를 뽑아내는 수력 아이디어톤 대회가 있었다. 강원대학교 LINC3.0사업단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멘토 등 물심양면으로 많은 지원을 해 주셨다. 덕분에 양양 양수발전소를 견학하는 기회를 얻었다.
진주에서 양양까지는 순수하게 가는 시간만 5시간 반, 실제로는 6시간 이상 걸리는 먼 길이었지만 학생에게 창의력을 발휘하고 전공과 관련해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서 참가를 결정했다.
아이디어톤은 총 6개 팀에 각 학교 학생을 골고루 배정하여 연합팀으로 참가하는 형태로 진행하였으며, 대상과 우수상에는 한국수력산업협회장 명의의 상이 수여된다. 협회장은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겸하고 있다.
양양 양수발전소는 국가 중요시설로 출입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사전에 출입을 위해 신분증을 지참하도록 공지가 되었으며, 많은 인원을 감안하여 강원대 측에서 안전모를 준비하는 등 세심한 준비를 하였다. 또 발전소 견학 후에는 입구에 있는 홍보시설인 에너지팜에서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행사 전에 이미 조가 구성되고 조별로 아이디어 발굴을 위한 주제가 공지되었다. 이에 양수발전소 현장 견학을 통한 확인, 그리고 각조별로 현장경험이 풍부한 멘토를 배치하고, 멘토를 활용하여 인터뷰와 질의응답을 통해 충분한 지식을 확보하여 그것을 바탕으로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정리하여 발표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디자인 씽킹 전문가가 이러한 진행을 지원하였으며 엄격한 심사를 거쳐 여러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대해서 시상이 결정되었다.
학생들은 잠을 아껴가면서 아이디어와 발표자료를 다듬고 정리하여 발표하였으며, 정말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발굴되어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한수원 관계자가 감탄을 하기도 했다. 각 학교에서 서로 모르는 학생들이 조를 구성하여 참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사귄 학생들처럼 팀을 이뤄 함께 뜻을 맞춰가는 것을 보여줘서 행사 관계자들이 뿌듯해하였다.
이것이 이달 하순에 개최되는 수력페스타에도 연계가 된다고 하니 부디 참가학생의 취업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여담으로 양수발전소로 들어가면서 터널 입구에서 지하발전소까지 2킬로 정도의 길에 조명이 켜져 있었는데 그 조명이 형광등이었다. 촘촘하게 설치되었으며 차량의 진입에 관계없이 계속 켜져 있었다. 나중에 발전소 관계자에게 관련 내용을 물어 확인하였다.
외부인의 눈에는 형광등보다는 전기료가 싼 LED로 바꾸고, 상시 점등 상태가 아니라 소등 상태에서 유지하다가 움직임 센서로 움직임이 감지될 때만 점등되는 것으로 바꾸고, 또 점등이 되면 CCTV와 연계하여 AI 감시 기능을 추가하면 중요 시설에 대한 보안 기능을 강화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확인 결과는 이외였다. 에너지 절감 노력이 세세한 곳까지는 미치지 못하는 모양이다.
발전소의 많은 시스템들이 100년도 더 전에, 양수발전소가 시작되던 그때를 중심으로 거의 변한 것이 없는 듯한 모습이어서 아쉬움이 많이 들었다. 학생들의 아이디어톤과는 별도로 큰 주제로 8건, 작은 주제로는 10건이 넘는 아이디어를 작성하여 전달하였다. 아마도 나보고 발전소를 설계하라고 하면 수천억의 공사비와 상당량의 유지비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 생각에서 말이다.
아무튼 먼 거리를 다녀왔지만 좋은 기회였다. 좋은 인연이 되어 많은 사람이 발전하고 행복하게 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